[사회] 한국언어학회 초대 회장…
현대 언어학 연구에 큰 역할…전문 학술지 창간·후학 양성 이끌어
고(故) 장석진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언어학회 초대 회장을 지내며 현대언어학 연구 기틀을 다진 장석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192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와이대와 일리노이대에서 공부한 뒤 언어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한 뒤 4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서울대 어학연구소장, 하버드대·스탠퍼드대 객원교수 등을 지냈으며 1998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됐다.
고인은 언어학자로서 생성문법(Generative Grammar) 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생성문법은 미국의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가 제안·발전시킨 언어학 이론으로, 문장 생성의 기본적인 원리를 두고 이를 반복 적용하면 수많은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창조적인 언어 능력 및 습득 능력에 주목하는 이론이다.
학술원 측은 "고인은 20세기 후반 이론언어학의 주류를 이룬 생성문법을 1960년대에 우리나라 언어학계에 소개하고 생성문법 연구를 뿌리내리는 데에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故) 장석진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인은 한국언어학회를 창립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학회가 첫발을 뗀 1975년 초대 회장을 맡아 약 3년간 선·후배 학자들을 이끌며 언어학을 발전시키고 이론적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애썼다.
서울대 어학연구소에서 발간한 학술연구지 "어학연구"(語學硏究·Language Research)는 1983년 국내 인문 사회 분야 학술지로는 처음으로 국제표준간행물번호를 획득하기도 했다.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며 "화용론연구"(1985), "정보기반 한국어문법"(1993), "현대언어학-지금 어디로"(1994·편저) 등의 저서와 논문을 펴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74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아내 정희선 덕성여대 명예교수, 아들 장진석 잠실서울비뇨의학과 원장, 며느리 이수영 두발로병원 원장 등이 있다.
발인은 16일 오전 9시 20분 예정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 천주교세종로묘원이다. ☎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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