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리피트 판정 불복해…
10일 광주 SSG전서 에레디아 스리피트 침범에도 수비 방해 불인정
"수비 방해 의도성" 판단은 심판 몫…매년 반복되는 판정 논란
타구에 맞은 전상현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전상현이 8회에 타구에 다리를 맞고 교체되고 있다. 2024.5.1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매년 반복되는 타자주자의 스리피트(3피트) 라인으로 인한 "수비 방해" 판정 논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연달아 스리피트 판정으로 손해를 본 KIA 타이거즈가 이번에도 부당한 판정을 당했다며 크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KIA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문을 발송해 해당 판정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했다.
문제의 장면이 발생한 건 지난 10일 광주 SSG 랜더스전이다.
KIA와 SSG가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SSG의 공격에서 1사 1, 2루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타석에 섰다.
에레디아의 강한 타구는 KIA 투수 전상현을 강습했고, 전상현은 고통을 참고 굴절된 타구를 잡아 1루에 송구했다.
그러나 에레디아의 발이 먼저 1루에 도착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혼신의 질주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SSG 1회초 2사 1루 5번 고명준의 2루타 때 1루주자 에레디아가 홈으로 질주하고 있다. 2024.5.12 [email protected]
KIA 벤치에서는 "세이프-아웃" 판정과 에레디아의 "스리피트 수비 방해"까지 두 가지 판정을 다시 살펴봐달라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고, 결국 2사 후 이지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4로 패했다.
KIA 구단은 하루만인 11일 KBO 운영팀에 "판정 근거를 명확하게 설명해달라"며 공문을 발송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왔을 때 KBO 운영팀에 구두로 문의하는 경우는 종종 있어도, 이번처럼 문서화해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KIA 구단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범호 감독과 베테랑 최형우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유독 KIA가 스리피트 판정과 관련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 전방위 여론전까지 펼쳤다.
스리피트 라인을 설명한 KBO 야구 규칙
[KBO 야구 규칙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스리피트 라인은 타자주자가 진루할 때 밟을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뜻한다.
특히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에는 3피트(약 91.4㎝)의 공간이 실제로 그어져 있다.
현재 야구 규칙에는 "타자주자가 홈에서 1루 사이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스리피트 라인 바깥쪽 또는 파울 라인 안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했다고 심판원이 판단할 경우 아웃"으로 명시한다.
문제가 되는 건 "방해"의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하는 야구 규칙이다.
이 때문에 한때는 타자주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나면 무조건 아웃 판정을 내리도록 했지만, 이 또한 선수 부상을 유발하고 규정을 악용할 우려가 있어서 현재의 규정으로 바뀌었다.
KIA 구단은 명확하지 않은 규정으로 인한 판정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게 지난 시즌부터 벌써 3번째라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경기 지켜보는 이범호 감독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1차전. KIA 이범호 감독이 6회말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2024.5.12 [email protected]
KIA 양현종은 지난해 7월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땅볼을 치고 스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달린 호세 피렐라를 피해서 송구했으나, 심판진은 양현종이 빗나가게 송구했다며 피렐라에게 아웃을 주지 않았다.
올해 4월 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NC 박민우가 김태군의 태그를 피하면서 홈을 크게 돌아서 들어왔으나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급기야 이번에 SSG 에레디아가 명백하게 스리피트 라인을 침범해 주루했음에도 세이프 판정을 받자 폭발한 것이다.
KIA 구단은 KBO 사무국에 발송한 공문에 "명확하게 에레디아에게 세이프를 선언한 근거를 알려달라, 당시 김성철 주심이 왼손으로 수신호 했는데 스리피트 위반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KBO 사무국은 심판위원회와 비디오판독센터의 설명을 종합해 12일 KIA 구단에 "심판 재량에 따른 판정"이라는 내용의 공식 답변서를 전달했다.
KBO 관계자는 "명백히 수비 방해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한 경우 수비 방해로 선언하기도 하는데, 에레디아의 경우는 그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성철 주심이 수신호 한 장면에 대해서는 "주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리고 있다는 걸 다른 심판에게 알리기 위한 의미였다고 한다. 수비 방해로 성립할지를 지켜보라는 신호였다"고 해명했다.
이를 확인한 KIA 구단은 14일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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