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3대 원칙따라 의대 증원분 배정"…의료계 "회의록 빠져"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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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위 3월 15일·17일·18일 세 차례 개최…"의대 배정안 "전원 동의""

의료계 "배정위 참석자 신분 안 밝혀…기망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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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의정갈등'
정부의 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 공식 발표일인 지난 3월 20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 2천명을 32개 대학에 배정한 근거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비수도권 중심 배정, 소규모 의과대학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의료 및 필수 의료지원 필요성 등 3대 원칙에 따라 정원을 배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배정을 담당했던 배정위원회(배정위) 회의록과 배정 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참석자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배정 절차는 "요식 행위"에 그쳤다고 비판하고 있다.


◇ 소규모 의대 운영 효율화 고려…지역 의료 수요 충족 여부도 검토


13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에 47건의 자료와 2건의 별도 참고 자료를 제출했다.


정부가 낸 자료 가운데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의 핵심은 증원된 2천명이 각 대학에 배분된 절차에 대한 소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배정을 앞두고 ▲ 비수도권 의대 중심 집중 배정 ▲ 소규모 의과대학 교육역량 강화 필요성 ▲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지원 필요성 ▲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역량을 주요 배정 원칙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이번 자료에서 한층 상세하게 설명했다.


법원 제출 자료에서 교육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경인 간 의사 수 편차를 조정하기 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증원된 의대 정원을 약 2 대 8 비율로 배정하고, 수도권 중에서도 경인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천명 증원분 가운데 서울 지역 증원분 배정은 없었고, 경인 지역에는 18.1%인 361명이 배정됐다. 비수도권에는 82%가량인 1천639명이 배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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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배정 발표
지난 3월 20일 오후 정부의 전국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가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또 교육부는 정원 50명 미만 소규모 의대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소규모 의대의 배정 후 총정원은 80∼120명 범위에서 결정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거점 대학 정원은 배정 후 150∼200명이 되도록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7개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 정원은 각각 200명으로 늘었고,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강원대는 132명, 제주대는 100명으로 증원됐다.


여기에 교육부는 대학별 정원을 배정할 때 대학의 인적·물적 여건을 파악하고 향후 확충 계획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졸업생의 지역 정주 노력, 권역 책임 의료기관·필수 의료센터 지정 여부 등 지역 의료 개선을 위한 기여도도 들여다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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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 오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 및 배정 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배정위 세 차례 개최…전원 참석 외 명단 등 비공개


교육부는 배정위는 3월 15일과 17일, 18일 세 차례 열렸고,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정부서울청사, 정부세종청사, 정부서울청사 인근 회의실이라고 공개했다.


그러나 배정위 명단 등은 비공개했다.


배정위 1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의대 정원 증원 취지와 배정 3대 원칙을 공유했다.


특히 지역 의료 여건 개선을 위해 서울보다는 경인 지역을,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중심 의대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눴다.


50인 미만 소규모 의대의 경우 기초·임상 교수, 연구시설, 연구 역량 등은 기본 이상을 구비해 증원 규모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2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대 등 학교 유형별 배정 범위를 정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증원분 비율이 약 2대 8로 정해지고 경인권에 집중 배정한다는 방향과 소규모 의대 총정원은 80∼120명, 지역 거점대 총정원은 150∼200명 수준에서 배정한다는 내용이 이때 위원들 간에 공유됐다.


이를 토대로 학교별 배정 규모안을 마련하는 방향에 위원들이 동의했다. 다만 이때까지 배정위는 서울권 소재 대학에 증원분을 배정할지 정하지 못했다.


3차 회의에서는 직전 회의에서 결정된 대학별 배정 범위 안과 이를 토대로 마련한 대학별 배정 증원 규모 안에 대해 위원 전원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의대 졸업생의 서울 진출 비율이 높으므로 증원분을 배정하지 않아도 서울 역시 의료 인력이 충원될 것이라는 판단도 이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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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전형 변경 금지 가처분 소송
지난달 22일 오후 지방 의대생들이 자신이 속한 대학 총장을 상대로 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의대생들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배정위 참석자 신분은 공개하기로 했는데…요식 절차"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배정 절차의 핵심이었던 배정위 회의록을 교육부가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배정위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공공기록물법) 시행령상 배정위는 법적인 형태의 회의록 작성과 관리 의무가 없어 배정위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선 배정위 역시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다고 맞선다.


또 교육부가 배정위 구성, 위원들의 신분은 민감한 사안이라 보안을 유지한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배정위 회의록과 참석자조차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기망 행위"라고 비판했다.


의료계가 이같이 반발하는 데에는 정부가 배정위 첫 회의 후 불과 5일 만에 증원분 배정이라는 중요 결정을, 보안이라는 명분으로 "깜깜이" 속에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배정위 명단·구성·소속을 말씀드릴 수 없다는 것이 원칙이고 바뀌지 않았다"며 "(배정 절차에 대해서는 법원 자료를 통해) 충실히 소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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