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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입양, 대단…

반편견입양교육 펼치는 입양부모 전성신씨…"양육포기되는 아이 없는 세상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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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신씨 가족(맨 뒤)
[전성신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칭찬처럼 "대단한 결심"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입양은 가족이 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11년 전 보자마자 "내 아이"라고 느꼈던 생후 50일의 막내딸을 데려온 후 이제는 "입양 전도사"가 된 전성신(45)씨는 "입양은 대단한 것도, 숨길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출산에 자연분만·제왕절개 등 여러 방법이 있는 것처럼 입양도 "출산하지 않고 자녀를 갖는 방법" 중 하나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특별히 대단하고 헌신적인 일도, 충격적이라 숨길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는 "부모 입장에서, 출산과 같이 책임을 갖고 자녀를 키운다는 면에서는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고 중차대한 일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를 키운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 입양에 대해 말할 때 무조건 너무 좋으니까 꼭 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대신 "누군가의 세상이 변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전씨는 2002년, 2005년에 각각 딸과 아들을 낳았다. "아이를 더 가질 생각도, 입양할 생각도 없었다"는 그는 "원래는 나도 편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막내 입양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들은 화목한 주변 입양가정들의 이야기였다.


그는 "주변에서 아이가 생겨 가정이 더 행복해졌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입양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생겼다"며 "해마다 수천 명씩 양육 포기된 아이들이 생긴다는 사실도 알게 됐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육아를 하시는데 "아직 이 아이들을 키울 힘이 있는 내가 외면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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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씨는 이러한 생각을 이해하고 지지해준 가족들 덕분에 막내딸을 데려올 수 있었다. 특히 입양의 전 과정에 전씨의 아이들이 많이 참여했다.


아이들에게 "출산하지 않고 가족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고, 막내를 직접 만나러 갈 때엔 온 가족이 함께 갔다. 가족들은 "동생이 집에 오면 어떨까"에 대해 오래 얘기를 나눴다.


전씨는 이런 과정들이 자녀들이 입양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이해하며 입양 이후의 삶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막내가 어렸을 때는 큰 아이들이 아기를 데리고 자기들을 마중 나오는 것을 좋아했어요. "예쁜 동생"을 자랑하려고요. 친구들에게 동생을 보여주고 어떻게 동생이 생기게 됐는지, 입양이라는 방법이 뭔지 설명하는 게 기특했죠."


앞선 두 자녀 때와 마찬가지로 양육은 힘들었지만 동시에 많은 행복을 가져다 줬다. 그는 최근 운동에 재능을 보이는 막내딸을 위해 아이의 교육과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저는 키도 작고 운동도 못 해서, 아이에게 "너를 이렇게 낳아준 분께 고맙다"고 했더니 아이가 "나는 내가 운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엄마한테 더 고마워"라고 대답하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죠."


막내가 가져다 준 행복으로 인해 그는 입양 전도사가 됐다. 또 당사자로서 입양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고 싶어 공부한 뒤 "반편견입양교육" 강사가 돼 활동중이다. 전씨는 2016년부터 8년간 지역 유치원과 학교 등 200여 곳에서 약 700회 강의해 2만여명 학생들이 입양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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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화백 1956년 작 '가족'
[양구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에게 입양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이 무었인지 물었더니 단어가 갖는 부정적인 인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씨는 "본인이 입양에 대해 알게 되면 슬프고 충격적일까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단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느낀다"며 "그럴 땐 입양하지 않은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저희 가족의 일상에 대해 말해준다. 입양은 숨길 게 아니며 나는 딸에게 입양이라는 단어가 행복한 단어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입양하게 되면 법적으로 친권을 갖게 되는데 친부모, 양부모를 자꾸 구분하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했다. ""친"이라는 단어를 자꾸 생물학적인 관계에 붙이는 것이 우리나라의 혈연중심주의에 기반한 편견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입양 관련 제도와 관련해서는 "입양이 없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양 부모들은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려 애쓰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포기되지 않고 100% 다 키워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씨는 오는 7월 시행되는 보호출산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반드시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아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위험 부담을 안고 출생 신고를 해서 정식 입양까지 가기가 참 어렵다"며 "비밀출산 식으로 해서 제도권 안에서 생명을 보호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원가정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건 오해"라며 "당연히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지 않고 원가정에서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입양 활성화와 인식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입양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입양이라는 선택이 개인적 차원의 일을 넘어 사회에 영향을 주는 일이 된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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