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세의대 교수들 …
10일 의사들 휴진 속 "의정갈등 심포지엄" 열어
안덕선 고대의대 교수 "의대 증원 수요조사 2주 불과" 졸속 추진 비판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평의회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고영국 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 부의장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4.5.10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10일 전국 곳곳의 병원에서 의사들의 휴진이 벌어진 가운데,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2천명 의대 증원" 추진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오고 있다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는 10일 연세대 의대 윤인배홀에서 "2024년 의정갈등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밝혔다.
고영국 연세의대 교수평의회 부의장은 인사말에서 "정부가 무리한 의대생 증원 발표를 하면서 촉발된 의료 사태가 3개월을 넘기고 있다"며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한 후에도 지금까지 정부가 계속 근거 없는 의대생 2천명 증원을 고집하면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붕괴가 정말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이 발전하고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의료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사회 재원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보건의료 체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의사와 정부 간 갈등은 단순 이해관계의 대립을 떠나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오늘 심포지엄에서 제안된 의견을 통해 한국 의료체계가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의사 인적 자원 관리와 의학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안덕선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인사말 하는 고영국 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 부의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안 교수는 "정부는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한 증원 수요조사를 단 2주간 진행했다"며 "각 대학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원초적 희망 정원 조사에 불과했고, 복지부도 객관적인 증원 기준 공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의 의대 교수는 1만1천502명인데, 의대생은 1만8천348명이라 교수 1명이 학생 1.6명을 담당하고 있다"며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경우 학생 정원이 160명인데 의대 교수는 1만2천명이 넘어 학생 1명당 교수 비율이 14.6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은 현재 의대생 정원에도 피로와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추진과 필수의료체계 붕괴의 가속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패키지에 계약형 지역 필수의제제나 의료사고 형사처벌처리 특례법 등이 담겨있으나, "2천명 의대 증원"이라는 숫자에 논의가 매몰되는 바람에 정부 정책의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대 증원에 쏟고 있는 추진력을 필수의료패키지 중 의료정상화에 필요한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 건강보험 개혁 등에 쏟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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