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왜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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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전쟁때문에 관세라는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세가 왜 문제인지 정확히 짚은 글들은 적은 거 같아 짧게나마 무거운 PGR의 글쓰기 버튼을 눌러 봅니다.
가장 근본적인 지점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무역을 왜 할까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데이비드 리카도는 이에 대한 답으로 바로 "비교 우위"를 제시했습니다.
나무위키의 비교 우위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인용문으로 비교 우위를 설명합니다.
"분식집 주인보다 라면을 잘 끓이는 축구선수라 할지라도 축구 시즌에는 축구에만 집중하고 라면은 분식집에서 사 먹는 편이 유리하다. 축구선수가 라면을 끓이는 데 소요되는 시간 동안 축구 경기를 통해 벌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때 축구선수는 축구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국가 간의 무역에 적용해보면 이렇습니다. 미국은 하루에 반도체 웨이퍼 100장 or 밀 1000포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하루에 반도체 웨이퍼 50장 or 밀 100포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과 밀 생산량에서 모두 압도합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한 장이 밀 8포대의 가치일 때, 미국은 반도체 웨이퍼를 단 하나도 생산하지 않는 게 이득입니다. 밀을 최대한 찍어내서 그 돈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사오는 게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한국은 반도체 웨이퍼만 생산해서 시장에서 밀을 사오는 게 이득입니다.
문제를 만들기 위해 미국은 필수적으로 반도체 웨이퍼 50장을 소비해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때, 미국은 교역이 없다면 웨이퍼 50장 + 밀 500포대의 생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역을 한다면 밀 400포대를 줌으로서 (국제시장에서 밀 8포대 = 웨이퍼 1장이므로) 웨이퍼 50장과 밀 600포대를 갖게 됩니다. 이게 바로 무역의 이득입니다. 각 나라가 자기 국가의 산업에 최적화된 교역을 한다면, 똑같은 input를 넣어도 교역을 통해 더 많은 생산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에 이제 새로운 대통령, T라는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이 사람은 관세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신봉자입니다. 이 사람은 이제 반도체 웨이퍼를 사는 걸 25% 비싸게 만드는 게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제 밀 10포대를 팔아서 웨이퍼 한 장을 사올 수 있습니다.
어라? 이러니까 국내에서 만드는 것과 사오는 것 사이에 차이가 없네요? 그럴 바에 그냥 반도체도 미국에서 만들기로 합니다. 이제 미국은 반도체 웨이퍼 50개, 밀 500포대를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관세 이전에 있었던 밀 100포대는 사라졌습니다.
이게 관세가 궁극적으로 경제에 나쁜 이유입니다.
현재와 같은 전지구적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글로벌 밸류 체인] (이건 경제학적 용어는 아닙니다.) 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경제를 그냥 망치는 것과 같습니다. 각 국가는 자신들의 산업 구조에 최적화된 재화와 서비스들을 생산해서, 다른 국가가 최적화해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들을 사옵니다. 이 행동은 시장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게 바로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기본 원리이기도 합니다.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하고 교역했지만, 결국 모두의 효용은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관세와 같은 인위적 장벽, 특히 트럼프식 [일괄적 관세]의 경우입니다. 미국 T대통령의 관세는 국가에 가장 효율적이었던 밀 100% 생산에서, 밀 50% 반도체 50% 생산으로 생산자들을 이동시켰습니다. 즉, 관세는 생산자들을 최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곳이 아닌, 경제에 비효율적인 곳으로 생산자들을 배치시킵니다. 이게 경제학에서 관세를 싫어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모든 생산자들이 가장 효율적인 생산 지점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생산 지점에서 일하게 만드는, 소위 부문 간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관세는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시킵니다.
다른 의견으로는 환율의 변동이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반만 맞습니다. 환율은 사실 궁극적으로 중립적이기 때문입니다. (강달러가 된다 = 수입이 더 유리해진다 / 약달러가 된다 = 수출이 더 유리해진다.) 문제는 관세와 환율의 변동에 의해 발생하는 생산자들의 혼란입니다. 예를 들어 철강, 알루미늄 관세가 상승하면 미국 내 해당 재료를 사용하는 생산자들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련 제품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폐업하고 다른 일을 찾게 될 겁니다. 원래 경제가 효율적인 지점에 있다고 하면, 이런 부문 간 억지 이동을 만들어내는 건 필연적으로 국가 경제의 생산성을 감소시킵니다.
이게 경제학에서 관세가 나쁜 정책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그렉 멘큐는 트럼프의 그 유명한 Liberation Day에 자신의 블로그에 [Welcome to the kakistocracy]라는 문구를 올렸습니다. 우리는 아마 악덕 정치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일부 케이스에서 완전한 자유무역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훨씬 더 깊은 이야기가 있으니 이 글에서 다룰 이야기는 아닌 거 같습니다.
하지만 관세가 왜 문제인지 정확히 짚은 글들은 적은 거 같아 짧게나마 무거운 PGR의 글쓰기 버튼을 눌러 봅니다.
가장 근본적인 지점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무역을 왜 할까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데이비드 리카도는 이에 대한 답으로 바로 "비교 우위"를 제시했습니다.
나무위키의 비교 우위 항목에는 다음과 같은 인용문으로 비교 우위를 설명합니다.
"분식집 주인보다 라면을 잘 끓이는 축구선수라 할지라도 축구 시즌에는 축구에만 집중하고 라면은 분식집에서 사 먹는 편이 유리하다. 축구선수가 라면을 끓이는 데 소요되는 시간 동안 축구 경기를 통해 벌 수 있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때 축구선수는 축구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국가 간의 무역에 적용해보면 이렇습니다. 미국은 하루에 반도체 웨이퍼 100장 or 밀 1000포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하루에 반도체 웨이퍼 50장 or 밀 100포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을 반도체 웨이퍼 생산량과 밀 생산량에서 모두 압도합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한 장이 밀 8포대의 가치일 때, 미국은 반도체 웨이퍼를 단 하나도 생산하지 않는 게 이득입니다. 밀을 최대한 찍어내서 그 돈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사오는 게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한국은 반도체 웨이퍼만 생산해서 시장에서 밀을 사오는 게 이득입니다.
문제를 만들기 위해 미국은 필수적으로 반도체 웨이퍼 50장을 소비해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때, 미국은 교역이 없다면 웨이퍼 50장 + 밀 500포대의 생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교역을 한다면 밀 400포대를 줌으로서 (국제시장에서 밀 8포대 = 웨이퍼 1장이므로) 웨이퍼 50장과 밀 600포대를 갖게 됩니다. 이게 바로 무역의 이득입니다. 각 나라가 자기 국가의 산업에 최적화된 교역을 한다면, 똑같은 input를 넣어도 교역을 통해 더 많은 생산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미국에 이제 새로운 대통령, T라는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이 사람은 관세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신봉자입니다. 이 사람은 이제 반도체 웨이퍼를 사는 걸 25% 비싸게 만드는 게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제 밀 10포대를 팔아서 웨이퍼 한 장을 사올 수 있습니다.
어라? 이러니까 국내에서 만드는 것과 사오는 것 사이에 차이가 없네요? 그럴 바에 그냥 반도체도 미국에서 만들기로 합니다. 이제 미국은 반도체 웨이퍼 50개, 밀 500포대를 생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관세 이전에 있었던 밀 100포대는 사라졌습니다.
이게 관세가 궁극적으로 경제에 나쁜 이유입니다.
현재와 같은 전지구적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글로벌 밸류 체인] (이건 경제학적 용어는 아닙니다.) 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경제를 그냥 망치는 것과 같습니다. 각 국가는 자신들의 산업 구조에 최적화된 재화와 서비스들을 생산해서, 다른 국가가 최적화해서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들을 사옵니다. 이 행동은 시장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게 바로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기본 원리이기도 합니다.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하고 교역했지만, 결국 모두의 효용은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관세와 같은 인위적 장벽, 특히 트럼프식 [일괄적 관세]의 경우입니다. 미국 T대통령의 관세는 국가에 가장 효율적이었던 밀 100% 생산에서, 밀 50% 반도체 50% 생산으로 생산자들을 이동시켰습니다. 즉, 관세는 생산자들을 최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곳이 아닌, 경제에 비효율적인 곳으로 생산자들을 배치시킵니다. 이게 경제학에서 관세를 싫어하는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모든 생산자들이 가장 효율적인 생산 지점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생산 지점에서 일하게 만드는, 소위 부문 간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관세는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저해시킵니다.
다른 의견으로는 환율의 변동이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반만 맞습니다. 환율은 사실 궁극적으로 중립적이기 때문입니다. (강달러가 된다 = 수입이 더 유리해진다 / 약달러가 된다 = 수출이 더 유리해진다.) 문제는 관세와 환율의 변동에 의해 발생하는 생산자들의 혼란입니다. 예를 들어 철강, 알루미늄 관세가 상승하면 미국 내 해당 재료를 사용하는 생산자들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련 제품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폐업하고 다른 일을 찾게 될 겁니다. 원래 경제가 효율적인 지점에 있다고 하면, 이런 부문 간 억지 이동을 만들어내는 건 필연적으로 국가 경제의 생산성을 감소시킵니다.
이게 경제학에서 관세가 나쁜 정책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중 하나인 그렉 멘큐는 트럼프의 그 유명한 Liberation Day에 자신의 블로그에 [Welcome to the kakistocracy]라는 문구를 올렸습니다. 우리는 아마 악덕 정치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일부 케이스에서 완전한 자유무역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훨씬 더 깊은 이야기가 있으니 이 글에서 다룰 이야기는 아닌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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