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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선물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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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 코인 선물에 뛰어들었다가
노예 계약 연장을 알아보고 있는 바보입니다.

종신 계약도 할 수 있는데,
나이도 들고 체력도 떨어지고 이미 시원치 않아져서,
대감님께서 받아주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요즘은 대감님 댁도 예전 같지 않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메일이 왔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청산 당할 것 같아요!

몇 분 후에 또 메일이 왔습니다.

청산 당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청산이었습니다.
오랜만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백 번 정도 당한 청산입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거절은 싫은데.

첫 청산의 기억은 강렬했습니다.
소주를 처음 마셨을 때보다 더 어지럽고 썼습니다.

그래서 청산도 못 끊나 봅니다. 술을 좋아하거든요.

자신이 넘쳤습니다.
경제 지식(유튜브) + 프로그래밍 능력(gpt)으로 무장했습니다.
목표는 파이어 족이 되는 것이었습니다만,
회사에서 파이어 안 당한 것만해도 감사한 오늘입니다.
생각해보니 지갑이 파이어 당하긴 했습니다.

사실 저에게 청산 “당했다” 는 표현은 과분합니다.
능동적으로 청산될 자리만 찾아서 기가 막히게 골라 들어갔습니다.

손절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모 아니면 도
실패하면 반란 성공하면 혁명입니다. (아님)

거의 모든 청산 사유는 겪어본 것 같습니다.
레버리지를 높게 잡았다가 청산
레버리지를 낮게 잡았는데 급변 청산
레버리지를 안썼는데도 러그풀 상폐 청산

더 이상은 안되겠다 생각해서 성공한 투자자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역시 타인의 경험에서 배울 줄 알아야 합니다.
역시 타산지석, 시행착오를 줄이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철들었네 스스로를 대견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료 강의와 매매 프로그램, 지표들이 넘쳐났습니다.
새로운 마법, 아이템과 함께라면 레벨 업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저렴한 것들은 수 백만원, 비싼 것들은 수 천만원이 넘습니다.
이 가격들을 보니 확신이 생깁니다.
고수들이 비기를 내놓은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행히) 돈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벌어야 합니다.
다시 선물에 투자를 합니다.
뭔가 이상하지만 그건 신경 쓰지 않기로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습니다.
성공한 트레이더들이 말하듯 잔고가 의미가 없어진 순간이 왔습니다.
무수히 많은 숫자가 보입니다.
설명하기 힘든 마음입니다.
소수점 아래에 있어서 그럴까요.

과학 연구에는 실패가 없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연구비로 소고기 사먹는 게 아닌 이상 항상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식비 제외)

그래서 과거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어서 놀랐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순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벗어나지 못한게 아니라 그냥 정확하게 일치했습니다.
손절 못하는 손실회피성향,
내 판단이 맞다는 확증편향,
내가 산 코인 선물을 사랑하게된 소유효과,
담뱃값도 아끼는데 레버리지는 당겨야 제 맛인 신용카드 효과,
오늘 잘 올라가는 코인이 계속 잘 갈 거라는 핫핸드 착각,
요즘 많이 올라갔으니 이젠 떨어질 거란 도박사의 오류 등

이런 식이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선물은 결국 제로섬 게임,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편적인 선택을 하는 다수에 속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높은 확률로 패자조에 속할 것이 뻔했습니다.

더 이상 바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를 인지했고 인정했습니다.
개선 방안도 계획했습니다.
실천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드라마틱하게도…

---------------------------

퇴근 시간이 됐습니다.

생각 없이 쓰다가 너무 길어졌네요...

언젠가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추천88 비추천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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