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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2) - 미완의 꿈, 제무왕 유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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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성 닝위안현 바이자핑진에 처음 봉해졌고, 나중에 후베이성 샹양시 짜오양시 우뎬진으로 이주한 용릉절후 유매의 자손들. 그 중, 유연(劉縯), 자는 백승(伯升)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유매의 아들이자 울림태수(鬱林太守)를 지낸 유외(劉外)의 증손, 거록도위(鉅鹿都尉) 유회(劉回)의 손자, 남돈현령(南頓縣令) 유흠(劉欽)의 큰아들입니다. 유외가 용릉후국에서 가까운 울림군의 태수를 지냈다는 점에서, 장사정왕 유발의 자손들을 머나먼 교지자사부 일대의 관료 인재풀로 본 게 아닌가 추측을 해봅니다. 그러나 유매의 손자, 곧 유회의 사촌 형제인 용릉효후 유인의 대에 남양군 채양현으로 이주하면서, 유매의 자손들도 수도 장안에 더 가까운 전통적인 중원 일대에서 관직 생활을 합니다.

유흠은 같은 군 사람 번중(樊重)의 딸 번한도(樊嫻都 - 한도는 자(字))를 아내로 맞이해 3남 3녀를 낳았습니다. 순서대로 큰딸 유황(劉黃), 둘째딸 유원(劉元), 큰아들 유연, 둘째아들 유중(劉仲), 셋째아들 유수(劉秀), 셋째딸 유백희(劉伯姬)입니다. 이 남매들 중 유수가 바로 광무제입니다. 유연은 광무제의 큰형이죠.

유흠은  광무제가 9살 때 세상을 떠나, 유흠의 동생으로 한나라 때 소현령(蕭縣令)을 지낸 유량(劉良)이 형의 자녀들을 돌보았습니다. 《후한서·조효왕량전》에서 “매우 정성스럽고 도탑게 길렀다”라고 서술한 것을 보면, 유량은 자기 조카들을 자식들을 기르듯 정성을 다해서 양육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유인의 아들로 당시 용릉후인 유창(劉敞)의 조카, 유수에게는 팔촌 형이 되는 유가(劉嘉)가 고아가 되자, 큰아버지인 유창이 아니라 먼 칠촌 아저씨인 유흠이 아버지 노릇을 했다는 점입니다. 유흠은 비록 가문의 방계이지만 족중에서 일정한 영향력이 있던 것으로 보이며, 훗날 유흠의 아들들이 용릉후 적통을 대신해 반신 운동의 주역으로 나서는 이유도 여기 있을지 모릅니다.


유연은 《후한서·제무왕연전》에서는 선조 유방과 같은, 가문을 돌보지 않고 큰 꿈을 품는 협객의 기질이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왕망(王莽)이 한나라를 무너뜨리고 신(新)나라를 세우자, 한나라를 부흥하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이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성격은 강직하고 결단력이 있었으며, 의협심이 강하고 큰 절조를 지닌 사람이었다. 왕망이 한나라를 찬탈한 이래로 늘 분개하며, 종묘사직을
다시 일으킬 뜻을 품었다. 집안일이나 생업에는 힘쓰지 않고, 자신의 몸과 재산을 아낌없이 바쳐 천하의 영웅 호걸들과 교분을 맺었다.

이는 《후한서·광무제기》와 견주면 더 명료합니다.

(광무제의) 성격은 농사일에 부지런하였으나, 형 백승(伯升, 유연)은 유협을 좋아하고 인재를 길렀기에, 항상 광무제가 밭일에 힘쓰는 것을 비웃었고, 그를 고조의 형 중(仲)에 견주었다.

광무제기에서는 유연을 유방, 유수를 유방의 작은형으로 큰 뜻 없이 가문의 생업만을 돌본 농부 유중(劉仲)에 투영합니다.

그러나《후한서·순양회후가전》에서는 유연이 유가와 함께 장안에 유학해 상서와 춘추를 배웠다고 나옵니다. 유학을 싫어한 유방과는 달리
유연은 유학을 배웠다는 점에서, 유연은 단순한 협객이 아니라 유가적 이상을 마음에 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이라는 수단을 사용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한서·제무왕연전》의 서술은 유연의 다채로운 인물상 중에서 선조 유방과 일치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지요.

유수는 신나라 천봉 연간(서기 14~19년)에 장안에 유학해 상서를 배운 것으로 나오는데, 유가가 같이 수학한 인물로 유연만 나오고 유수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유연과 유가는 유수보다 먼저 장안에서 학문을 배운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유연과 유가는 장안에서 한나라의 멸망을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신나라는 얼마 못 가 말기적 혼란에 빠지고, 형주 일대에는 녹림(綠林)이라는 도둑떼가 일어나게 됩니다. 강하군(江夏郡)의 녹림산(綠林山)에서 일어났기에 녹림이라고 하며, 처음에는 녹림산 일대에 국한된 도둑이었으나 형주목의 진압군을 격파하고, 기근 때문에 녹림을 떠나 형주 각지로 흩어지면서 더 큰 도적이 됩니다. 이들은 남군(신나라 기준으로 남순군)을 기반으로 하는 하강병(下江兵), 강하군 신시현(新市縣)에서 이름을 땄으나 북상해 남양군(신나라 기준으로 수도를 둘러싼 군급 특수 행정 구역 수(隊)의 하나인 전수)을 기반으로 하는 신시병(新市兵)으로 나뉘었고, 또 남양군 수현(隨縣)의 평림(平林) 땅에서 일어난 평림병 역시 녹림에 가담하면서 그 세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습니다. 덧붙이자면, 이 녹림이 고전소설 등에 나오는 도적의 별칭, "녹림"의 어원이기도 합니다.

녹림군과 용릉군의 동향. 대홍산은 녹림산으로 추정되는 현대의 산 이름. 용릉은 현 우뎬진으로 추정됨.


이렇게 남방에서 일어난 도적 세력이 활약하자, 유연은 이를 신나라를 무너뜨릴 기회가 온 것으로 여기고 서기 22년(지황 3년) 음력 10월에 드디어 그동안 교류해 온 호걸들을 모아 한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기치를 내걸고 거병했습니다. 둘째누나 유원의 남편, 곧 매형으로 신야의 호족인 등신(鄧晨)은 고향 신야에서 거병하도록 촉구하고, 유수를 완의 호족인 이통(李通)·이일(李軼)에게 보내 완에서 거병하도록 했습니다. 자신은 용릉에서 용릉후의 자제들을 들어 7-8천 명을 규합해, 호걸들로 부서를 설치하고 주천도부(柱天都部)를 자칭했습니다.

《후한서·제무왕연전》은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나오지만, 《후한서·광무제기》에서는 유연이 거병하자 여러 가문의 자제들이 도망하거나 숨으면서 “백승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라고 외쳤다고 나옵니다. 유수가 형에게 가담하자 그제서야 “그 조심스럽고 온화한 자도 결국
나서는구나!”라고 하면서 거병에 참여했다고 나옵니다. 이게 유수가 완에 갔다 오느라 11월에 용릉으로 돌아왔을 때의 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거병으로 인해 소란스러워진 주변 민심을 다잡는 데 한 달 가량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나마도 유연 본인은 해결을 못 해서 동생 유수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후한서·조효왕량전》에서도 유수가 유량에게 이를 고하자, 분노해서 말하기를,

“너는 백승(유연)과는 뜻과 절개가 다르지 않느냐. 지금 우리 집안은 위태로워질 판인데, 어찌 도리어 함께 이런 일을 도모하려 드느냐!”

이렇게 꾸짖었다고 합니다. 유량이 유연 형제의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으니, 유연의 거병은 아버지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량도 일이 이렇게 되니 부득이하여 유연에게 가담했다고 나옵니다.

유연은 유학을 배웠고 그 유학의 이상에 따라 큰 꿈을 품었지만, 이는 가문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유연이 협객들과 어울릴 때부터 이미 유량 등 가문의 어른들과는 알력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이미 용릉후 집안이 전한 말기에 반왕망 운동에 말려들어 화를 당한 적이 있다는 쓰라린 경험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는 용릉후 집안의 적자인 성양공왕 유지(劉祉)를 다룰 때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겠습니다. 이미 이때부터 유연은 동생 유수의 부드러운 리더십의 도움이 필요했고, 유연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유수의 인물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유연이 거병하자 형제들, 처음에 반대한 작은아버지 유량 외에도 가문의 적손 유지, 유지의 사촌 유가, 유지의 육촌 유사(劉賜), 유연 형제의 족부(族父) 유흡(劉歙)과 그 아들로 유수의 친구 유종(劉終) 등 여러 유씨들이 참여했습니다. 유연은 젊은 나이에, 방계임에도 불구하고 나라와 가문의 대의를 내세워 가문의 실질적 우두머리가 된 셈입니다.


어쨌든, 유연은 거병과 동시에, 유가를 평림병과 신시병에게 파견해 협조를 구하고, 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반신 전쟁에 들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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