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가 살 수 있는 국제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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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타트업은 유독 해외 진출에 미진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원인을 "네트워크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진출한 경험도 적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인력이 적으니 현지에 대해 잘 몰라서 진출하기 쉽지 않은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해외와 긴밀한 연결을 맺는 네트워크가 우리 경제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와의 네트워크를 쌓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직접 진출, 둘째는 이민자입니다.
직접 진출은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가능한 전략입니다. 중국인과 인도인은 세계 어디를 가나 존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게 단순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해외진출 시 장점이 됩니다. 중국의 동남아에의 영향력을 논할 때 널리 퍼진 화교 인구에 대해 빼놓을 수 없고, 수많은 개도국에 일대일로로 진출이 가능한 것도 이미 현지에 있던 중국인 이민자 집단이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인도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는 잘 모르지만 중동, 아프리카의 수많은 인도인 이민자를 매개로 이들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모델은 우리나라에 적용하긴 쉽지 않습니다. 절대인구가 적기도 한데다 소득이 높아지면 국민의 해외 이민이 줄어드니까요.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이민자"입니다. 우리가 직접 나가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받아들임으로써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재미동포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민자는 본국과 이민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이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증가하고 해외진출 시 이들의 덕을 볼 수 있겠죠. 아예 이들이 창업한 회사가 본국으로 진출해버리거나. 한국계 미국인 김범석의 쿠팡 사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이민자를 단순히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단순 노동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쪽은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이미 많은 결실을 이루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과 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는 "고급 이민자"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언어와 취업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언어 문제는 영어로 귀결됩니다. 해외진출할만큼 고급 인적자원이라면 영어는 어느정도 할 줄 알테니까요. 다른 모든 언어를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모든 도시에서 영어를 싱가포르인 수준으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최소한 이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관공서, 은행 등에서는 영어로 일처리 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머지 생활은 그들의 이민사회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취업도 중요합니다. 기껏 해외인재를, 유학생을 길러내었는데 이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떠나버린다면 의미가 반감됩니다. 이들이 원활히 기업에 취업하고 직장생활하고 나아가 창업까지 하는 인재가 되려면 안정적인 기반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정말로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대기업에서도 외국인 직원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 하나를 위해서 나머지 한국인이 영어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건 말이 쉽지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하는 일입니다. 결국 언어 문제가 모든 것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대한민국 전체가 이민자로 가득찰 필요는 없습니다. 국제도시 하나를 잘 양성해서 키우는 게 어쩌면 더 성공적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처럼요. 수많은 인도인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건 인도와 캘리포니아 간 네트워크가 끈끈하기 떄문입니다. 인도인 이민자의 20%가 캘리포니아에 산다고 할 정도니까요. 예전에 한국인이 미국으로 이민 가면 한인타운에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의미에 국제도시 한 곳에 모여 사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소멸해가는 지방도시 중 하나가 이런 전략을 써먹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서울, 수도권의 하위호환이 될 수밖에 없으니 다른 측면으로 특화하는 것이죠. 수많은 외국인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고, 취업시켜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써먹는다면 충분히 서울, 수도권에 대항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의 싱가포르 모델을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이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야겠지요. 관공서나 은행에서 영어 인프라를 확산시키고, 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하며 무엇보다 기업 단에서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해야 합니다. 채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내 문화도 외국인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업무도 영어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영어로 귀결됩니다. 도시 필수 인프라, 일자리에서 영어를 상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지역도 제2의 싱가포르, 홍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수도권에 밀려 쇠락하겠지요.
물론 글을 쓰는 저조차도 정말 말도 안되게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모든 인프라를 영어와 병용하는 것까지. 정말 희망적으로 봐도 도시 하나 정도를 전력으로 밀어야 겨우 될까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우리도 해외 우수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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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타트업은 유독 해외 진출에 미진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원인을 "네트워크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진출한 경험도 적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인력이 적으니 현지에 대해 잘 몰라서 진출하기 쉽지 않은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해외와 긴밀한 연결을 맺는 네트워크가 우리 경제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와의 네트워크를 쌓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직접 진출, 둘째는 이민자입니다.
직접 진출은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가능한 전략입니다. 중국인과 인도인은 세계 어디를 가나 존재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게 단순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해외진출 시 장점이 됩니다. 중국의 동남아에의 영향력을 논할 때 널리 퍼진 화교 인구에 대해 빼놓을 수 없고, 수많은 개도국에 일대일로로 진출이 가능한 것도 이미 현지에 있던 중국인 이민자 집단이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인도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는 잘 모르지만 중동, 아프리카의 수많은 인도인 이민자를 매개로 이들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모델은 우리나라에 적용하긴 쉽지 않습니다. 절대인구가 적기도 한데다 소득이 높아지면 국민의 해외 이민이 줄어드니까요.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이민자"입니다. 우리가 직접 나가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받아들임으로써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재미동포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민자는 본국과 이민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이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경제적, 문화적 교류는 증가하고 해외진출 시 이들의 덕을 볼 수 있겠죠. 아예 이들이 창업한 회사가 본국으로 진출해버리거나. 한국계 미국인 김범석의 쿠팡 사례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이민자를 단순히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는 단순 노동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쪽은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이미 많은 결실을 이루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과 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는 "고급 이민자"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결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언어와 취업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언어 문제는 영어로 귀결됩니다. 해외진출할만큼 고급 인적자원이라면 영어는 어느정도 할 줄 알테니까요. 다른 모든 언어를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모든 도시에서 영어를 싱가포르인 수준으로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최소한 이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관공서, 은행 등에서는 영어로 일처리 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머지 생활은 그들의 이민사회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취업도 중요합니다. 기껏 해외인재를, 유학생을 길러내었는데 이들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본국으로 떠나버린다면 의미가 반감됩니다. 이들이 원활히 기업에 취업하고 직장생활하고 나아가 창업까지 하는 인재가 되려면 안정적인 기반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정말로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대기업에서도 외국인 직원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 하나를 위해서 나머지 한국인이 영어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건 말이 쉽지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하는 일입니다. 결국 언어 문제가 모든 것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대한민국 전체가 이민자로 가득찰 필요는 없습니다. 국제도시 하나를 잘 양성해서 키우는 게 어쩌면 더 성공적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처럼요. 수많은 인도인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건 인도와 캘리포니아 간 네트워크가 끈끈하기 떄문입니다. 인도인 이민자의 20%가 캘리포니아에 산다고 할 정도니까요. 예전에 한국인이 미국으로 이민 가면 한인타운에서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의미에 국제도시 한 곳에 모여 사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소멸해가는 지방도시 중 하나가 이런 전략을 써먹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서울, 수도권의 하위호환이 될 수밖에 없으니 다른 측면으로 특화하는 것이죠. 수많은 외국인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고, 취업시켜 우리의 인적자원으로 써먹는다면 충분히 서울, 수도권에 대항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의 싱가포르 모델을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이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야겠지요. 관공서나 은행에서 영어 인프라를 확산시키고, 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하며 무엇보다 기업 단에서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채용해야 합니다. 채용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내 문화도 외국인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업무도 영어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영어로 귀결됩니다. 도시 필수 인프라, 일자리에서 영어를 상용할 수 있다면 우리의 지역도 제2의 싱가포르, 홍콩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수도권에 밀려 쇠락하겠지요.
물론 글을 쓰는 저조차도 정말 말도 안되게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모든 인프라를 영어와 병용하는 것까지. 정말 희망적으로 봐도 도시 하나 정도를 전력으로 밀어야 겨우 될까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우리도 해외 우수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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