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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DeepSeek) 사태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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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명절이라 그런가 최근의 DeepSeek 사태(?) 관련해서 한 분 정도는 글을 쓰실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쓰셔서 저라도 뭘 좀 끄적여 볼라고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국내 언론기사는 그냥 외신 가져다가 복붙 수준으로 엔비디아 큰일 났다, 미국 AI 거품 터질거 같다, 중국 AI 만만찮다... 이런 소리만 해대니 거기다가 뭘 더 얹을 것은 없을듯 싶고 그냥 나름의 절충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했습니다.

기술 혁신의 맥락에서 DeepSeek AI의 등장은 AI 산업 전반에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이벤트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를 언론에서 가져다 쓰듯 "스푸트니크 모멘트"로 규정하거나, 반대로 기존 LLM의 단순한 모방으로 평가절하하기 보다는 좀 더 몇가지 면에서 생각할 게 있어 보입니다.


먼저, 기술적 측면에서 DeepSeek이 보여준 비용 효율성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저사양 GPU로 구현 가능한 아키텍처와 1/10 수준의 개발 비용은 AI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 쌓여온 천문학적인 투자에 대하여 과잉투자에 따른 버블 우려가 고개를 들었구요. 그러나 이러한 효율성이 데이터 품질이나 모델의 견고성을 희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해당 기업이 발표한 벤치마크만을 의존하기 보다 앞으로 장기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일설엔 딥시크가 자신을 ChatGPT로 착각하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보고되기도 했는데, 실제로도 API 구조가 유사해서 ChatGPT 대체물로서 매우 저렴한 단가에 활용될 수 있다는게 부각되고 있고요. 그렇지만 ChatGPT와의 유사성은 양면적 해석이 가능한데, 이는 기술 성숙도의 증거일 수 있으나, 동시에 독자적 혁신의 부재를 시사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딥시크가 패스트 팔로워, 그것도 매우 강력한 패스트 팔로워로 부각되는 형국인데 과연 패스트 팔로워로서 지속성 있게 자리매김을 할 것인지 지켜보게 됩니다. 패스트 팔로워는 우리나라가 잘 한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긴 했나 봅니다. AI시대에는 한국은 더이상 패스트 팔로워에 못미친다는 데에 많은 아쉬움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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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관점에서 DeepSeek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백만 토큰당 입력 $0.55, 출력 $2.19)은 AI 기술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습니다. 기존에 천문학적인 투자금액 때문에 감히 진출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대거 진출을 결심하게 될 수 있고, 높은 단가 때문에 API 활용을 못했던 기업들도 응용 서비스들을 대거 만들기 위해 뛰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저가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경쟁적 가격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업계의 혁신 투자 여력을 제한할 수도 있을듯 합니다.

분명해 보이는 건 앞으로 이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되는 건데요, 딥시크에서건 앤스로픽에서건 오픈AI에서건 계속적으로 비용효율성을 혁신적인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과들이 여러 기업들에서 나와주면 혁신의 선순환이 일어나고 발전이 가속화될 수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서비스 질적 저하와 혁신속도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비싼 장비로 비싼 인력이 만들어낸 Made in USA 제품과 저렴한 장비로 저렴한 인력이 만들어낸 Made in China의 경쟁 구도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AI 시장이 "마데인차이나" 의 재연이 될지 혹은 정말로 다윗이 골리앗을 이겨먹을지 지켜봐야죠.

물론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풀어버린 자신감을 보면 앞으로 딥시크 혹은 그와 유사한 능력을 가진 중국 기술자들의 행보가 기대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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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정책적 맥락에서 볼 때, DeepSeek의 성장은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AI 칩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는 주목할 만하나, 이는 동시에 향후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기술 규제의 가능성도 생각하게 합니다. 딥시크에 대한 미국언론과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만연한 경계감과 보호무역주의적 인식에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강해질수록 트럼프 정권의 장벽도 두터워지겠죠.

MIT 라이선스 기반의 오픈소스 정책은 기술 확산에 긍정적이나, 이에 따른 보안과 책임소재 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오픈소스에 힘입어서 기존에 접근하지 못하던 개도국들이나 개인들이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작게나마 시작할 수 있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오픈소스 이후에도 막상 구축해서 운영해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기술적 오류 상황에서 지원 체계가 부재하여 문제되거나 보안 이슈가 터질 수도 있을듯 하구요. 무엇보다 그 소스의 태생이 중국이라면 단지 그 이유만으로 생각 이상으로 경계하면서 접근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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