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항의로 인해 보험사 직원이 3개월 징계 받는다고 합니다. 용서해줘야 할지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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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중]제 항의로 인해 보험사 직원이 3개월 징계 받는다고 합니다. 용서해줘야 할지 고민되네요. 실시간 핫 잇슈
제가 보험회사에 명의도용 문제로 항의전화를 했고 그 결과로 직원이 3개월 영업정지 징계를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해당 직원의 상사분께서 통화하셔서 "그 직원이 3개월간 생계가 끊기게 생겼다, 한번만 용서해주면 안되시냐"고 여쭤보시네요. 그런데 이 요청을 들어주어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자세한 내역을 일단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장문이라 음슴체로 진행하겠습니다.
+ 답변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일일히 댓글로 궁금하신 점 답변 못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추가 진행사항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게요.
1. 사건의 발단
12월 31일 연말에 휴가로 하루종일 잠.
그리고 그날 밤 꺼진 휴대폰을 켜고 알림을 확인하니, 내 계좌에서 CC 보험사가 12만원을 인출한 것임.
카톡에는 12월 31일 오후 1시~2시 사이에 내가 전혀 알아보지도 않은 보험의 약관 카톡이 여러개 와있는 것을 확인. 그리고 XX 보험이 가입되었다, 가입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카톡이 와 있는 것을 발견.
보험회사 앱에 접속해보니 이미 나는 12월 31일자로 20년납 90세만기 장기 암 보험, 월 요금 12만원대를 가입한 상태임.
혹시나 싶어 본가에 확인 전화해봄. 들어보니 어머님이 나를 걱정하여 대신 내 보험을 들어준 것이라고 함. 그런데 요금 대납이야 가능하겠지만, 가입 당사자한테 전화를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게 절차 아닌지 의아했음. 알고보니 설계사와 어머님이 서로 편하게 처리하자고 합의하여 내 의사를 묻지 않고 설계사가 알아서 처리하게 된 거라고 함.
나는 여기서 벙찜. 난 단지 자고 있었을 뿐이었고, 보험 견적서나 안내 하나 받아본 게 없었음. 12만 5천원짜리 보험이 무슨 보험인지, 내역이 뭔지 전혀 고지받은 바가 없었다는 것임. 동의를 구하는 전화나 문자 한 통 안 왔고 자는 동안에 약관 카톡만 달랑 보내져 있었으며 가입이 완료되었다는 카톡만 왔을 뿐이었음. 이전 보험들은 귀찮을 정도로 내 동의 묻는 전화 길게 하던데... 설계사가 장문의 약관 목아프게 읽어주면서 내가 "네 동의합니다."를 수십 번 말해야 통화가 끝나던데.
어머니 말로는 내가 자느라 전화를 안 받은데다 전화기도 꺼져 있어서 설계사가 통화를 못했다고 함. 전화기가 꺼진 상태라 통화해도 내역이 안 남았을 수 있음. 그러나 그 다음날이라도 통화시도 할 수 있었음.
당일 전화 안 받았다해도 전화 가능하실 때 연락 달라는 문자 한통 안 남긴 것이 어이가 없었으며, 내가 카톡을 확인하고 직접 설계사에게 연락하기까지의 일주일 정도 텀 동안에 아무 추가 연락이 없었음. 해당 설계사가 반드시 연락을 해야한다는 의사가 딱히 없었다고 느껴짐. 아마 내가 내버려뒀으면 영영 연락 안하지 않았을까 싶음.
2. 전개
그렇게 강제 가입된 보험 때문에 골치아파하던 시점에서 해당 보험의 확정을 요구하는 AI 해피콜 전화가 계속해서 옴. 일단 받아보니 보험이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10년 뒤 요금이 인상되는지 등 보험의 세부적 정보에 대해 예, 아니오 확인을 요구하며 상세하게 물어봄. 무조건 네만 대답하면 해피콜이 중단되는 구조였음. 그런데 나는 해당 보험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어서 도무지 답변이 불가능했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해당 설계사에게 문자함. (1월 7일 시점)
보험 설명을 하나도 안 해주고 이렇게 까다로운 해피콜을 받는 게 말이 되냐, 게다가 견적서 발송도 안하고 내 동의 한 번 안 구한 채 보험을 진행한 게 말이 되냐고 따짐.
설계사는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연락을 드릴 수가 없었고, 12월 31일이 지나 신년이 되면 보험 조건이 다 뒤바뀌기 때문에 조건이 악화될 수 있어 급박하게 진행했다고 해명함. 또 어머니께서 동의하신 부분이라 내 동의 없이 진행을 감행했다고 함.
해명 듣고도 굉장히 짜증난 상태였지만, (아니 그렇게 급박해지면 왜 구태여 12월 31일에 진행하지? 그 전에 여유 있게 해야하는거 아닌가? 싶었음)
잘못된 권유에 합의한 내 어머니 잘못도 있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함.
3. 보험 자체의 문제
사실 해당 설계사가 불쾌하여 굳이 이 사람에게 보험을 들어야 되나 싶은 생각이 강했음. 그런데 어머니께 그런 말씀을 드리니 "너무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그 사람한테 들어줘라" 고 하시길래 어머니 지인인줄 알았음. 그래서 일단 보험 자체는 유지하되 조건을 변경하는 쪽으로 결정. 기존 보유중인 보험에 더해 12만원대 암보험까지 유지하면 또래 직장인들에 비해 과도하니 금액이라도 줄여보자고 판단함.
해당 설계사에게 여러 버전의 추가 견적서를 요청하고, 내 입장에서 불필요한 견적을 지적하여 모조리 없앰.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옵션을 줄이니 8만 2천원대로 줄어듬. 이렇게 견적서 수정하고 알아보는 기간이 이틀 소요됨. 그리고 최종 견적서 받아보고선 최종 결정할지 고민함.
그런데 설계사가 제안한 20년납 90세 만기 장기 보험이 인플레 보장이 전혀 안된 걸 차후에 확인함. 2025년 기준 보상금 3천만원이면 2055년에도, 2085년에도 그대로 3천만원을 받는 것이었음. 설계사가 권하는 노년 보장 취지와 너무 다름. 미리 20년 보험료를 선납한 대신 노후에 금액 걱정없이 치료비 보상받는다는 부분이 전혀 메리트가 없었음.
그 부분을 말함. 그러자 설계사는 그 말씀도 맞지만 70대까지 기간동안 건강하다는 보장이 없다, 당장 40대, 50대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드는 것이 보험이고, 젊을 때 싸게 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만류함.
그런데 나는 이미 갱신형 암 보험을 2개나 가지고 있는 상태라 40대, 50대는 이미 저렴한 가격에 보장받고 있음. 그래서 그런 노후 보장 안되는 고액 보험을 추가로 들 이유가 없었음.
무엇보다 40대, 50대에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90세 만기 보험을 판매한 것이 더더욱 불쾌했음. 솔직히 젊은 사람에게 전혀 유리한 보험이 아니었음. 30대 시점에서 40대, 50대를 대비한다면 90세 만기보험보다 훨씬 저렴한 갱신형 보험이 최우선 아닌가? 그걸 가입했는지 알아보고 추가적 보험이 필요한지 상의하는 게 도리 아닌가.
그런데 해당 설계사는 내가 갱신형 암보험이 2개나 이미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음. 내가 그걸 설명하니 바로 가입여부를 확인이 가능한 사람이었는데도.
내가 연락하기 전에 보험 안내를 전혀 안한 것도 끔찍했지만, 나와 직접 연락하며 견적을 논의하면서도 인플레 보장이 전혀 안된다는 사실을 설명해주지 않은 부분도 납득이 되지 않았음. 노년기 대비 목적으로 90세 만기 보험을 드는 가입자가 인플레 걱정을 안할 리가 있겠는가?
그냥 월 비용 비싼 보험 팔고 싶어서 "20년치 보험료를 미리 납부하면 90세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 밖에 안 되지 않는가. 그렇게만 얘기하면 누구나 너무나 안심되는 보험이라 생각할거임.
2025년 기준 3천만원 보상을 2055년에도 똑같이 받으면 그 3천만원이 거의 절반 가치나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 2025년에 만원으로 국밥 사먹으면 2055년에는 최소 2만원은 필요할 거란 사실을 쏙 빼놓고 얘기하면 당연히 너무 좋은 보험으로 생각하지 않겠음. 내 어머니도 그 부분은 전혀 인지하지도 못하고 계셨던건 물론임.
보험드는 고객이 어떤 상품에 이미 가입해있는지, 그 사람 성향이 어떤지, 실질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당사자 부모에게만 아첨하는 식으로 판매한 것밖에 되지 않음.
최소한 "기한이 지나면 보상금 인상되는 체증형 옵션도 있다. 그러나 체증형은 기본 금액이 너무 비싸고 보상 한도가 작아지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메리트가 있지는 않다. 실질적 노후 대비를 원하시는 경우에는 보험사마다 유리한 옵션과 가격이 다르니 갱신형과 비갱신형, 여러 보험사를 분리하여 조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 정도는 견적 내기 이전에 내게 설명해주고 나한테 선택을 시켜줘야 하는 문제 아닌가?
게다가 해당 설계사가 어머니 지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무 일면식도 없고 일방적으로 어머니에게 걸려온 영업 전화로부터 계약이 시작된 거였음.
결국 아예 보험 자체를 취소하자고 의사 밝힘.
4. 핵심 문제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음. 8만 2천원대 견적이야 내가 직접 의논하고 동의할지 말지 고민한 것이 맞음. 그런데 12만 5천원짜리 보험은 내 의사를 전혀 묻지도 않고, 사후 승낙을 구하지도 않고 멋대로 가입되어버린 상태였음. 2번째 8만 2천원짜리 보험도 금액이 과도한 1번째 보험을 취소하고 재가입하기 위해 알아본 것이었음.
난 1번째 보험은 애초에 내 동의를 구한 적 없고 내 서명한 문서나 동의 얻은 통화조차 없으니 아예 무효 아니냐고 따짐. 해당 설계사는 어머님께서 동의하셨기에 당사자 분도 오케이한줄 알았다, 설마 당사자분이 보험 자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계셨는 줄은 몰랐다, 어머니이 번거로우실까봐 그렇게 진행했다고 해명함.
나는 설령 나와 어머니간에 사전에 어느 정도 얘기가 되어 있었다고 한들(물론 전혀 얘기된 게 없었지만), 계약 당시에는 무조건 내 동의를 명확하게 얻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짐. 당사자를 패스하는 게 말이 되냐, 당시에 연락이 안되었다면 진행을 멈추는 게 맞고, 설령 멋대로 가입 진행했어도 추후에라도 안내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먼저 문자하기 전까지 연락 일절 없는 게 말이 되냐고도 따짐.
이에 해당 설계사는 본인이 부족했다, 세심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함. 그리고 보험 해지하시려면 보험회사 콜센터에 직접 전화하라, 문제없이 해약되는 기간이 14일이니 그때까지 해지하시라고 안내함.
그런데 나는 내 허락이나 내 서명 없이 보험 가입된 것이 명의 도용 문제라고 인지했음.
내가 보험사 전화할 때, 바로 해지가 안되고 지장이 생기거나 금액적 손실이 생기면 비동의 강제 가입 때문에 해지한다고 얘기하게 될 텐데 그럼 문제가 커질 거라고 생각.
하지만 내가 8만 2천원대 보험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설계사에게 견적을 4종류 정도 요청했고 설계사가 수고한 부분이 있었음. 그래서 설계사에게 페널티 될 문제를 내가 직접 거론하고 싶진 않았음. 구태여 내가 직접 해지하면서 문제 소지가 생기는 것보단 설계사가 먼저 알아서 보험을 취소시키면 서로 문제없이 깔끔하지 않겠냐고 권유함.
설계사가 알겠다,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변. 믿고 기다림. 알아서 해지시켜 줄 거라고 생각했음.
(이 대화 나눈 게 1월 9일 시점)
5. 문제의 절정
그런데 1월 13일 저녁이 되자 1번째 보험의 확정을 재차 요구하는 해피콜이 옴. (아니 이런 해피콜이 올거면 가입 전에 와야지 가입하고 초회 요금 납부 끝난 뒤에 오는 것도 어이가 없었음. 해피콜 통과를 못했는데 어떻게 보험이 가입되는 건지?)
난 설계사에게 다시 따짐. 아직도 해지가 안된거냐, 14일이 제한기간이라면서 지금까지 해지가 안 될거면 나한테 직접 처리하시라고 미리 연락이라도 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물음.
그러자 설계사가 해피콜 걸려오는거 그냥 스킵하고 계속해서 해피콜이 취소되면 알아서 해지될거라고 함. 본인은 직접 해지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 방법이 유일하다고 함. 가입 상태로 방치하면 돈 나가는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그럴 일 없다고 함.
난 해피콜이 걸려오는 걸 안 받으면 자동 취소된다는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기에 또다시 불쾌했음. 상식적으로 설계사가 직접 처리를 할 줄 알았지,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내용은 전혀 들은 바가 없었음.
그래도 그 말 믿고 다시 기다림.
그런데 모레 15일 저녁, 내 통장에서 보험료 12만원대가 빠져나가버린 것이었음.
나는 대단히 화가 난 상태로, 거짓말이 너무 심하다, 당신 말과 다르게 전혀 알아서 해지가 되지 않고 보험료가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가지 않느냐고 따짐. 설계사는 죄송하다,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해지 완료됐다는 얘기할 거 아니면 구태여 쓸데없는 전화하지 말라고 말함. 당신 못 믿겠고 내가 알아서 문제제기하겠다고 통보함.
그리고 16일, 혹시나 설계사가 먼저 처리하고 연락줄까 싶어 오후 2시 반까지 기다렸지만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음. 기다려주다간 콜센터 마감될까 싶어 오후 3시 경에 보험사에 직접 전화함. 그리고 해지 요구함과 동시에, 해당 보험이 내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서명도 없고 전화나 동의 요구 한 번 없이 가입된 거라고 문제 제기.
6. 상사의 사과 전화
그리고 16일 당일 저녁에 바로 해당 설계사의 상사로부터 사과 전화가 옴.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던 직원이고 오래 고생한 직원인데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심. 해당 직원이 3개월 영업정지 중징계를 받게 되었고, 생계가 너무 곤란해지니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안되겠냐고 말씀하심.
상사의 사과는 정중했고 직접 찾아가서 사과드리면 안되겠냐 같이 진정성이 있었음. 그러나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어떻게 재발 방지할 건지, 어떤 후속조치나 예뱡 교육을 할 것인지 같은 계획은 전혀 없고 간곡하게 죄송하다,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싶다, 한 번만 선처해주시라고 할 뿐이었음.
따라서 내가 따진 부분은,
1. 보험을 가입할거면 상식적으로 당사자 동의를 구하고 서명을 받아야지 이 부분을 완전 생략하고 동의 서류를 맘대로 만드는 게 말이 되냐 (상사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동의하심)
2. 내 어머니가 대충 빨리 하자고 요청했다 한들, 아는 것 하나 없는 할머니 말만 믿고 프로들이 그따위로 일 처리하는게 말이 되냐. 설령 어머니가 절차 생략하자고 요청했어도 당사자 동의는 있어야 한다고 만류했어야 하는게 설계사 역할 아니냐 (상사분도 그게 당연하다고 동의하심)
3. 보험을 막무가내로 진행한 건 그렇다 치자. 왜 추후에 안내 연락을 할 생각을 전혀 안했냐. (12월 31일에 가입 이후, 1월 7일까지 전혀 추가 연락 및 안내 안함. 연락도 당사자인 내가 먼저 했음.)
4. 게다가 나는 기회를 여러번 줬다. 문제가 생길까 우려되니 설계사 쪽에 별 얘기 안 나오게 먼저 해지처리해보라고 했고, 설계사 본인도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3개월 징계가 주어질 정도로 큰 문제가 발생한 사안 아니냐. 근데 왜 아무것도 안했냐. 1월 9일부터 1월 14일까지 시간이 굉장히 길게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안일하게 방치한 거 아니냐. 해보니 뭐가 안 되면 나한테 미리 말을 하던가. 내가 제기한 문제를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거다. (전화주신 상사도 1월 9일에 해지 처리하란 연락 받은 거면 해결할 시간이 길었다고 동의하심. 또 상사인 본인이 미리 알았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을 거라고도 하심.)
5. 나 같았으면 1월 15일 저녁에 돈이 실제로 빠져나갔다, 당신 얘기와 다르지 않느냐는 항의 연락 받았으면 가만 안 있었을 거다. 16일 아침에라도 부랴부랴 문제 알아보고 방법 강구했겠다. 징계 받기 전 16일 아침에 분명 기회는 있었다. 설계사가 아침에 빨리 해지 처리하고 내가 보험사 항의하기 전에 내게 문제 해결했다고 연락줬으면 내가 이렇게 화가 났겠는가. 그날 아침이라도 전화주신 상사분께 요청했으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었을 거 아니냐 (전화주신 상사도 동의하심)
6. 사정이 어렵다고 봐주면 음주운전해도 생계가 딱하면 봐줘야 되는 거냐. 이 건이 음주운전에 비해 문제가 가벼운 거라고 생각하시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고 정말 드물게 일어난 일이라고 하셨다. 그럼 흔하지 않은 벌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심지어 이 사람이 태도가 좋았느냐? 이 사람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다가 잘 안된 거면 사정을 봐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수차례 문제 제기했는데도 안일하게 기회를 날리고 방치하다가 징계까지 간 거 아니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은 다음과 같음.
7.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없는거냐? 이건 명백한 명의도용이다. 그러니까 3개월 중징계가 나오는거 아니냐... 라고 따지니, 상사분께서는 해당 설계사는 명의 도용이라고까지는 생각을 안 했고, 대필이라고 생각했다고 함.
그러자 나는 "아니 내 동의 없이 내 동의 서류를 맘대로 꾸몄으면 그게 명의도용이지 뭔 대필이냐. 내가 동의해야 대필이지. 동의 거부를 떠나서 난 이 보험을 전혀 알지도 못해서 내 의사를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
"상사 분마저도 왜 말을 돌려서 하시냐. 당사자도 아직도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전혀 문제 심각성을 인지 못했고 정신 못 차린 것 같다. 음주운전한 사람이 술 마시고 운전하면 문제될지 몰랐다고 말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그 사람은 페널티를 받아야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안 할 것 같다."
까지 항의했음. 그리고 나는 죄송하다는 얘기보다도 대체 해당 설계사가 왜 그런 식으로 일처리를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시냐, 내가 1~7까지 항의한 부분 당사자가 왜 그랬는지 한번 알아보시고 2일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함.
그 뒤 해당 설계사도 죄송하다, 통화 가능하시냐고 사과를 구하는 문자 했지만, 상사와 얘기한 뒤 나중에 연락하자고 통보함.
7. 마무리
전화 끊고 나니 착잡한 기분도 들지만 여전히 분노가 가시지 않았음. 미리 알았으면 처리할 방법 있었다는 상사 말 듣고 좀 더 알아보았음. 실제로 불완전보험 판매는 고객이 직접 해지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 무효화되는 것이 맞음. 그러니 내 동의없이 가입된 해당 보험 역시 지점 측에서 알아서 무효화시킬 수 있었을 거임.
그런데 불완전보험 판매란 일반적으로, "당사자에게 보험에 대해서 설명은 했지만 유리한 사실만 일방적으로 설명한 경우, 혹은 허위사실을 속여서 보험을 판 경우"를 뜻함.
그런데 내 경우는 그 불완전보험 판매보다도 더 심각한 케이스 아닌가. 불완전보험 판매는 내 케이스에 비하면 오히려 성의와 노력이 있는 쪽임. 나는 애초에 보험을 가입한 사실 자체를 알지도 못했고, 아무 연락도 없었으며, 동의를 표하지도 않았는데? 명의도용이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일을 처리한 사람들이 고객인 나에게 해지까지 떠맡겼단 말임? 애초에 무효 처리되야 될 건이 설계사의 비협조로 고객인 내가 직접 해지처리를 해야 했음. 마치 내가 변심으로 의사가 바뀌어서 취소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이가 없었음.
...............................................
여기까지 진행된 상황인데요.
저도 열받고 황당하고 뚜껑이 열리긴 했지만, 누군가가 3개월 동안 생계가 곤란해져야 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네요.
이렇게 강경하게 대처하는 척 하다가, 사과문 써오라고 하고 그걸로 끝내면 그 사람이 반성하고 정신을 차릴 런지... 그것도 잘 모르겠고... 그 사람이 유별난 게 아니라 업계 자체가 그런 거면 그 사람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 실적 압박을 잔뜩 주면서 암묵적으로 그렇게 일처리하라고 지시받은 거면 그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지 않나? 운 나쁘게 그 사람만 걸린 건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스트레스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제게 전화한 상사 분은 이런 일은 정말 평소에는 없는 일이다, 관행 절대 아니라고 하셨지만, 꼬라지 보니 평소에도 멋 모르는 노인들 꼬셔서 보이스피싱하듯이 감언이설로 꼬셔 막무가내로 보험 파는 거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노인분들의 노년기 걱정이나 자녀 걱정하는 마음 이용해서 자녀와의 소통을 최소화한 상태(댓글 보니 여러분들 중에도 부모님이 알아서 가입 진행하고 자녀는 바쁜 시간대에 해피콜 전화만 받고 "네, 네" 하면서 가입 끝나버리는 사례 많은 듯 하죠.)로 일단 가입부터 시키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었어요.
안그래도 요즘 거의 매일마다 "보험 점검 서비스센터입니다, 가입하신 보험 확인해보시고 미보장된 금액 찾아가세요" 어쩌구 하는 전화가 매번 일방적으로 오거든요. 저희 어머니도 그런 전화로 본문의 보험 진행하신 것 같고요.
이미 저희 신상정보야 뭐 털릴대로 털렸으니 저런 전화가 오는 것 자체에는 해탈했긴 한데요. 매번 대답도 안하고 끊어버리죠. 근데 그런 전화 거는 사람들에게 보험을 가입한 결과를 직접 겪어보니... 일 처리를 이렇게 하는구나 싶어 경악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해당 설계사의 문제 처리 방식이 전형적인 회피형인데요.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가혹한 책임이 따르더라도 스스로 마주하고 감당해야 합니다. 놔두면 유야무야 되겠지 하며 문제를 회피하고 잊어버리려 들면 반드시 대가를 맞이하게 됩니다.
PS.
전화로 보험 영업하는 사원들이 해당 보험사 소속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죄다 하청을 주더군요. 하청받는 보험 대리점 지점에서 한화, 교보, DB등 온갖 보험회사 상품을 다 다루는 모양입니다. 영업 전화 받고 B 회사 말고 A 회사 것 들고 싶다고 요청하면 진짜로 뷔페마냥 선택이 되는 시스템이더군요. 신기하긴 한데 너무 야매같고 딱히 믿음직하진 않았습니다. 고객한테 어울리고 메리트가 있는 상품 대신 지들한테 유리한 것만 파는 것 같았습니다.
자세한 내역을 일단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장문이라 음슴체로 진행하겠습니다.
+ 답변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일일히 댓글로 궁금하신 점 답변 못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추가 진행사항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게요.
1. 사건의 발단
12월 31일 연말에 휴가로 하루종일 잠.
그리고 그날 밤 꺼진 휴대폰을 켜고 알림을 확인하니, 내 계좌에서 CC 보험사가 12만원을 인출한 것임.
카톡에는 12월 31일 오후 1시~2시 사이에 내가 전혀 알아보지도 않은 보험의 약관 카톡이 여러개 와있는 것을 확인. 그리고 XX 보험이 가입되었다, 가입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카톡이 와 있는 것을 발견.
보험회사 앱에 접속해보니 이미 나는 12월 31일자로 20년납 90세만기 장기 암 보험, 월 요금 12만원대를 가입한 상태임.
혹시나 싶어 본가에 확인 전화해봄. 들어보니 어머님이 나를 걱정하여 대신 내 보험을 들어준 것이라고 함. 그런데 요금 대납이야 가능하겠지만, 가입 당사자한테 전화를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게 절차 아닌지 의아했음. 알고보니 설계사와 어머님이 서로 편하게 처리하자고 합의하여 내 의사를 묻지 않고 설계사가 알아서 처리하게 된 거라고 함.
나는 여기서 벙찜. 난 단지 자고 있었을 뿐이었고, 보험 견적서나 안내 하나 받아본 게 없었음. 12만 5천원짜리 보험이 무슨 보험인지, 내역이 뭔지 전혀 고지받은 바가 없었다는 것임. 동의를 구하는 전화나 문자 한 통 안 왔고 자는 동안에 약관 카톡만 달랑 보내져 있었으며 가입이 완료되었다는 카톡만 왔을 뿐이었음. 이전 보험들은 귀찮을 정도로 내 동의 묻는 전화 길게 하던데... 설계사가 장문의 약관 목아프게 읽어주면서 내가 "네 동의합니다."를 수십 번 말해야 통화가 끝나던데.
어머니 말로는 내가 자느라 전화를 안 받은데다 전화기도 꺼져 있어서 설계사가 통화를 못했다고 함. 전화기가 꺼진 상태라 통화해도 내역이 안 남았을 수 있음. 그러나 그 다음날이라도 통화시도 할 수 있었음.
당일 전화 안 받았다해도 전화 가능하실 때 연락 달라는 문자 한통 안 남긴 것이 어이가 없었으며, 내가 카톡을 확인하고 직접 설계사에게 연락하기까지의 일주일 정도 텀 동안에 아무 추가 연락이 없었음. 해당 설계사가 반드시 연락을 해야한다는 의사가 딱히 없었다고 느껴짐. 아마 내가 내버려뒀으면 영영 연락 안하지 않았을까 싶음.
2. 전개
그렇게 강제 가입된 보험 때문에 골치아파하던 시점에서 해당 보험의 확정을 요구하는 AI 해피콜 전화가 계속해서 옴. 일단 받아보니 보험이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10년 뒤 요금이 인상되는지 등 보험의 세부적 정보에 대해 예, 아니오 확인을 요구하며 상세하게 물어봄. 무조건 네만 대답하면 해피콜이 중단되는 구조였음. 그런데 나는 해당 보험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어서 도무지 답변이 불가능했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해당 설계사에게 문자함. (1월 7일 시점)
보험 설명을 하나도 안 해주고 이렇게 까다로운 해피콜을 받는 게 말이 되냐, 게다가 견적서 발송도 안하고 내 동의 한 번 안 구한 채 보험을 진행한 게 말이 되냐고 따짐.
설계사는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연락을 드릴 수가 없었고, 12월 31일이 지나 신년이 되면 보험 조건이 다 뒤바뀌기 때문에 조건이 악화될 수 있어 급박하게 진행했다고 해명함. 또 어머니께서 동의하신 부분이라 내 동의 없이 진행을 감행했다고 함.
해명 듣고도 굉장히 짜증난 상태였지만, (아니 그렇게 급박해지면 왜 구태여 12월 31일에 진행하지? 그 전에 여유 있게 해야하는거 아닌가? 싶었음)
잘못된 권유에 합의한 내 어머니 잘못도 있기 때문에 넘어가기로 함.
3. 보험 자체의 문제
사실 해당 설계사가 불쾌하여 굳이 이 사람에게 보험을 들어야 되나 싶은 생각이 강했음. 그런데 어머니께 그런 말씀을 드리니 "너무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그 사람한테 들어줘라" 고 하시길래 어머니 지인인줄 알았음. 그래서 일단 보험 자체는 유지하되 조건을 변경하는 쪽으로 결정. 기존 보유중인 보험에 더해 12만원대 암보험까지 유지하면 또래 직장인들에 비해 과도하니 금액이라도 줄여보자고 판단함.
해당 설계사에게 여러 버전의 추가 견적서를 요청하고, 내 입장에서 불필요한 견적을 지적하여 모조리 없앰.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옵션을 줄이니 8만 2천원대로 줄어듬. 이렇게 견적서 수정하고 알아보는 기간이 이틀 소요됨. 그리고 최종 견적서 받아보고선 최종 결정할지 고민함.
그런데 설계사가 제안한 20년납 90세 만기 장기 보험이 인플레 보장이 전혀 안된 걸 차후에 확인함. 2025년 기준 보상금 3천만원이면 2055년에도, 2085년에도 그대로 3천만원을 받는 것이었음. 설계사가 권하는 노년 보장 취지와 너무 다름. 미리 20년 보험료를 선납한 대신 노후에 금액 걱정없이 치료비 보상받는다는 부분이 전혀 메리트가 없었음.
그 부분을 말함. 그러자 설계사는 그 말씀도 맞지만 70대까지 기간동안 건강하다는 보장이 없다, 당장 40대, 50대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드는 것이 보험이고, 젊을 때 싸게 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만류함.
그런데 나는 이미 갱신형 암 보험을 2개나 가지고 있는 상태라 40대, 50대는 이미 저렴한 가격에 보장받고 있음. 그래서 그런 노후 보장 안되는 고액 보험을 추가로 들 이유가 없었음.
무엇보다 40대, 50대에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90세 만기 보험을 판매한 것이 더더욱 불쾌했음. 솔직히 젊은 사람에게 전혀 유리한 보험이 아니었음. 30대 시점에서 40대, 50대를 대비한다면 90세 만기보험보다 훨씬 저렴한 갱신형 보험이 최우선 아닌가? 그걸 가입했는지 알아보고 추가적 보험이 필요한지 상의하는 게 도리 아닌가.
그런데 해당 설계사는 내가 갱신형 암보험이 2개나 이미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음. 내가 그걸 설명하니 바로 가입여부를 확인이 가능한 사람이었는데도.
내가 연락하기 전에 보험 안내를 전혀 안한 것도 끔찍했지만, 나와 직접 연락하며 견적을 논의하면서도 인플레 보장이 전혀 안된다는 사실을 설명해주지 않은 부분도 납득이 되지 않았음. 노년기 대비 목적으로 90세 만기 보험을 드는 가입자가 인플레 걱정을 안할 리가 있겠는가?
그냥 월 비용 비싼 보험 팔고 싶어서 "20년치 보험료를 미리 납부하면 90세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유리한 사실만 말한 것 밖에 안 되지 않는가. 그렇게만 얘기하면 누구나 너무나 안심되는 보험이라 생각할거임.
2025년 기준 3천만원 보상을 2055년에도 똑같이 받으면 그 3천만원이 거의 절반 가치나 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 2025년에 만원으로 국밥 사먹으면 2055년에는 최소 2만원은 필요할 거란 사실을 쏙 빼놓고 얘기하면 당연히 너무 좋은 보험으로 생각하지 않겠음. 내 어머니도 그 부분은 전혀 인지하지도 못하고 계셨던건 물론임.
보험드는 고객이 어떤 상품에 이미 가입해있는지, 그 사람 성향이 어떤지, 실질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당사자 부모에게만 아첨하는 식으로 판매한 것밖에 되지 않음.
최소한 "기한이 지나면 보상금 인상되는 체증형 옵션도 있다. 그러나 체증형은 기본 금액이 너무 비싸고 보상 한도가 작아지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메리트가 있지는 않다. 실질적 노후 대비를 원하시는 경우에는 보험사마다 유리한 옵션과 가격이 다르니 갱신형과 비갱신형, 여러 보험사를 분리하여 조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 정도는 견적 내기 이전에 내게 설명해주고 나한테 선택을 시켜줘야 하는 문제 아닌가?
게다가 해당 설계사가 어머니 지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무 일면식도 없고 일방적으로 어머니에게 걸려온 영업 전화로부터 계약이 시작된 거였음.
결국 아예 보험 자체를 취소하자고 의사 밝힘.
4. 핵심 문제
그런데 여전히 문제가 있음. 8만 2천원대 견적이야 내가 직접 의논하고 동의할지 말지 고민한 것이 맞음. 그런데 12만 5천원짜리 보험은 내 의사를 전혀 묻지도 않고, 사후 승낙을 구하지도 않고 멋대로 가입되어버린 상태였음. 2번째 8만 2천원짜리 보험도 금액이 과도한 1번째 보험을 취소하고 재가입하기 위해 알아본 것이었음.
난 1번째 보험은 애초에 내 동의를 구한 적 없고 내 서명한 문서나 동의 얻은 통화조차 없으니 아예 무효 아니냐고 따짐. 해당 설계사는 어머님께서 동의하셨기에 당사자 분도 오케이한줄 알았다, 설마 당사자분이 보험 자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계셨는 줄은 몰랐다, 어머니이 번거로우실까봐 그렇게 진행했다고 해명함.
나는 설령 나와 어머니간에 사전에 어느 정도 얘기가 되어 있었다고 한들(물론 전혀 얘기된 게 없었지만), 계약 당시에는 무조건 내 동의를 명확하게 얻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짐. 당사자를 패스하는 게 말이 되냐, 당시에 연락이 안되었다면 진행을 멈추는 게 맞고, 설령 멋대로 가입 진행했어도 추후에라도 안내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먼저 문자하기 전까지 연락 일절 없는 게 말이 되냐고도 따짐.
이에 해당 설계사는 본인이 부족했다, 세심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함. 그리고 보험 해지하시려면 보험회사 콜센터에 직접 전화하라, 문제없이 해약되는 기간이 14일이니 그때까지 해지하시라고 안내함.
그런데 나는 내 허락이나 내 서명 없이 보험 가입된 것이 명의 도용 문제라고 인지했음.
내가 보험사 전화할 때, 바로 해지가 안되고 지장이 생기거나 금액적 손실이 생기면 비동의 강제 가입 때문에 해지한다고 얘기하게 될 텐데 그럼 문제가 커질 거라고 생각.
하지만 내가 8만 2천원대 보험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설계사에게 견적을 4종류 정도 요청했고 설계사가 수고한 부분이 있었음. 그래서 설계사에게 페널티 될 문제를 내가 직접 거론하고 싶진 않았음. 구태여 내가 직접 해지하면서 문제 소지가 생기는 것보단 설계사가 먼저 알아서 보험을 취소시키면 서로 문제없이 깔끔하지 않겠냐고 권유함.
설계사가 알겠다,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변. 믿고 기다림. 알아서 해지시켜 줄 거라고 생각했음.
(이 대화 나눈 게 1월 9일 시점)
5. 문제의 절정
그런데 1월 13일 저녁이 되자 1번째 보험의 확정을 재차 요구하는 해피콜이 옴. (아니 이런 해피콜이 올거면 가입 전에 와야지 가입하고 초회 요금 납부 끝난 뒤에 오는 것도 어이가 없었음. 해피콜 통과를 못했는데 어떻게 보험이 가입되는 건지?)
난 설계사에게 다시 따짐. 아직도 해지가 안된거냐, 14일이 제한기간이라면서 지금까지 해지가 안 될거면 나한테 직접 처리하시라고 미리 연락이라도 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물음.
그러자 설계사가 해피콜 걸려오는거 그냥 스킵하고 계속해서 해피콜이 취소되면 알아서 해지될거라고 함. 본인은 직접 해지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그 방법이 유일하다고 함. 가입 상태로 방치하면 돈 나가는거 아니냐고 물어보니 그럴 일 없다고 함.
난 해피콜이 걸려오는 걸 안 받으면 자동 취소된다는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기에 또다시 불쾌했음. 상식적으로 설계사가 직접 처리를 할 줄 알았지, 이렇게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는 내용은 전혀 들은 바가 없었음.
그래도 그 말 믿고 다시 기다림.
그런데 모레 15일 저녁, 내 통장에서 보험료 12만원대가 빠져나가버린 것이었음.
나는 대단히 화가 난 상태로, 거짓말이 너무 심하다, 당신 말과 다르게 전혀 알아서 해지가 되지 않고 보험료가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가지 않느냐고 따짐. 설계사는 죄송하다,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나는 해지 완료됐다는 얘기할 거 아니면 구태여 쓸데없는 전화하지 말라고 말함. 당신 못 믿겠고 내가 알아서 문제제기하겠다고 통보함.
그리고 16일, 혹시나 설계사가 먼저 처리하고 연락줄까 싶어 오후 2시 반까지 기다렸지만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음. 기다려주다간 콜센터 마감될까 싶어 오후 3시 경에 보험사에 직접 전화함. 그리고 해지 요구함과 동시에, 해당 보험이 내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서명도 없고 전화나 동의 요구 한 번 없이 가입된 거라고 문제 제기.
6. 상사의 사과 전화
그리고 16일 당일 저녁에 바로 해당 설계사의 상사로부터 사과 전화가 옴.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던 직원이고 오래 고생한 직원인데 정말 해서는 안 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심. 해당 직원이 3개월 영업정지 중징계를 받게 되었고, 생계가 너무 곤란해지니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안되겠냐고 말씀하심.
상사의 사과는 정중했고 직접 찾아가서 사과드리면 안되겠냐 같이 진정성이 있었음. 그러나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어떻게 재발 방지할 건지, 어떤 후속조치나 예뱡 교육을 할 것인지 같은 계획은 전혀 없고 간곡하게 죄송하다, 찾아가서 사과드리고 싶다, 한 번만 선처해주시라고 할 뿐이었음.
따라서 내가 따진 부분은,
1. 보험을 가입할거면 상식적으로 당사자 동의를 구하고 서명을 받아야지 이 부분을 완전 생략하고 동의 서류를 맘대로 만드는 게 말이 되냐 (상사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동의하심)
2. 내 어머니가 대충 빨리 하자고 요청했다 한들, 아는 것 하나 없는 할머니 말만 믿고 프로들이 그따위로 일 처리하는게 말이 되냐. 설령 어머니가 절차 생략하자고 요청했어도 당사자 동의는 있어야 한다고 만류했어야 하는게 설계사 역할 아니냐 (상사분도 그게 당연하다고 동의하심)
3. 보험을 막무가내로 진행한 건 그렇다 치자. 왜 추후에 안내 연락을 할 생각을 전혀 안했냐. (12월 31일에 가입 이후, 1월 7일까지 전혀 추가 연락 및 안내 안함. 연락도 당사자인 내가 먼저 했음.)
4. 게다가 나는 기회를 여러번 줬다. 문제가 생길까 우려되니 설계사 쪽에 별 얘기 안 나오게 먼저 해지처리해보라고 했고, 설계사 본인도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3개월 징계가 주어질 정도로 큰 문제가 발생한 사안 아니냐. 근데 왜 아무것도 안했냐. 1월 9일부터 1월 14일까지 시간이 굉장히 길게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안일하게 방치한 거 아니냐. 해보니 뭐가 안 되면 나한테 미리 말을 하던가. 내가 제기한 문제를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거다. (전화주신 상사도 1월 9일에 해지 처리하란 연락 받은 거면 해결할 시간이 길었다고 동의하심. 또 상사인 본인이 미리 알았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을 거라고도 하심.)
5. 나 같았으면 1월 15일 저녁에 돈이 실제로 빠져나갔다, 당신 얘기와 다르지 않느냐는 항의 연락 받았으면 가만 안 있었을 거다. 16일 아침에라도 부랴부랴 문제 알아보고 방법 강구했겠다. 징계 받기 전 16일 아침에 분명 기회는 있었다. 설계사가 아침에 빨리 해지 처리하고 내가 보험사 항의하기 전에 내게 문제 해결했다고 연락줬으면 내가 이렇게 화가 났겠는가. 그날 아침이라도 전화주신 상사분께 요청했으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었을 거 아니냐 (전화주신 상사도 동의하심)
6. 사정이 어렵다고 봐주면 음주운전해도 생계가 딱하면 봐줘야 되는 거냐. 이 건이 음주운전에 비해 문제가 가벼운 거라고 생각하시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고 정말 드물게 일어난 일이라고 하셨다. 그럼 흔하지 않은 벌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 심지어 이 사람이 태도가 좋았느냐? 이 사람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다가 잘 안된 거면 사정을 봐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수차례 문제 제기했는데도 안일하게 기회를 날리고 방치하다가 징계까지 간 거 아니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제기한 내용은 다음과 같음.
7.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없는거냐? 이건 명백한 명의도용이다. 그러니까 3개월 중징계가 나오는거 아니냐... 라고 따지니, 상사분께서는 해당 설계사는 명의 도용이라고까지는 생각을 안 했고, 대필이라고 생각했다고 함.
그러자 나는 "아니 내 동의 없이 내 동의 서류를 맘대로 꾸몄으면 그게 명의도용이지 뭔 대필이냐. 내가 동의해야 대필이지. 동의 거부를 떠나서 난 이 보험을 전혀 알지도 못해서 내 의사를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
"상사 분마저도 왜 말을 돌려서 하시냐. 당사자도 아직도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전혀 문제 심각성을 인지 못했고 정신 못 차린 것 같다. 음주운전한 사람이 술 마시고 운전하면 문제될지 몰랐다고 말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
"그 사람은 페널티를 받아야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안 할 것 같다."
까지 항의했음. 그리고 나는 죄송하다는 얘기보다도 대체 해당 설계사가 왜 그런 식으로 일처리를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시냐, 내가 1~7까지 항의한 부분 당사자가 왜 그랬는지 한번 알아보시고 2일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함.
그 뒤 해당 설계사도 죄송하다, 통화 가능하시냐고 사과를 구하는 문자 했지만, 상사와 얘기한 뒤 나중에 연락하자고 통보함.
7. 마무리
전화 끊고 나니 착잡한 기분도 들지만 여전히 분노가 가시지 않았음. 미리 알았으면 처리할 방법 있었다는 상사 말 듣고 좀 더 알아보았음. 실제로 불완전보험 판매는 고객이 직접 해지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 무효화되는 것이 맞음. 그러니 내 동의없이 가입된 해당 보험 역시 지점 측에서 알아서 무효화시킬 수 있었을 거임.
그런데 불완전보험 판매란 일반적으로, "당사자에게 보험에 대해서 설명은 했지만 유리한 사실만 일방적으로 설명한 경우, 혹은 허위사실을 속여서 보험을 판 경우"를 뜻함.
그런데 내 경우는 그 불완전보험 판매보다도 더 심각한 케이스 아닌가. 불완전보험 판매는 내 케이스에 비하면 오히려 성의와 노력이 있는 쪽임. 나는 애초에 보험을 가입한 사실 자체를 알지도 못했고, 아무 연락도 없었으며, 동의를 표하지도 않았는데? 명의도용이었는데?
그런데 그렇게 일을 처리한 사람들이 고객인 나에게 해지까지 떠맡겼단 말임? 애초에 무효 처리되야 될 건이 설계사의 비협조로 고객인 내가 직접 해지처리를 해야 했음. 마치 내가 변심으로 의사가 바뀌어서 취소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어이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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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진행된 상황인데요.
저도 열받고 황당하고 뚜껑이 열리긴 했지만, 누군가가 3개월 동안 생계가 곤란해져야 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네요.
이렇게 강경하게 대처하는 척 하다가, 사과문 써오라고 하고 그걸로 끝내면 그 사람이 반성하고 정신을 차릴 런지... 그것도 잘 모르겠고... 그 사람이 유별난 게 아니라 업계 자체가 그런 거면 그 사람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 실적 압박을 잔뜩 주면서 암묵적으로 그렇게 일처리하라고 지시받은 거면 그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지 않나? 운 나쁘게 그 사람만 걸린 건가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스트레스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제게 전화한 상사 분은 이런 일은 정말 평소에는 없는 일이다, 관행 절대 아니라고 하셨지만, 꼬라지 보니 평소에도 멋 모르는 노인들 꼬셔서 보이스피싱하듯이 감언이설로 꼬셔 막무가내로 보험 파는 거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노인분들의 노년기 걱정이나 자녀 걱정하는 마음 이용해서 자녀와의 소통을 최소화한 상태(댓글 보니 여러분들 중에도 부모님이 알아서 가입 진행하고 자녀는 바쁜 시간대에 해피콜 전화만 받고 "네, 네" 하면서 가입 끝나버리는 사례 많은 듯 하죠.)로 일단 가입부터 시키는거 아닌가?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었어요.
안그래도 요즘 거의 매일마다 "보험 점검 서비스센터입니다, 가입하신 보험 확인해보시고 미보장된 금액 찾아가세요" 어쩌구 하는 전화가 매번 일방적으로 오거든요. 저희 어머니도 그런 전화로 본문의 보험 진행하신 것 같고요.
이미 저희 신상정보야 뭐 털릴대로 털렸으니 저런 전화가 오는 것 자체에는 해탈했긴 한데요. 매번 대답도 안하고 끊어버리죠. 근데 그런 전화 거는 사람들에게 보험을 가입한 결과를 직접 겪어보니... 일 처리를 이렇게 하는구나 싶어 경악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해당 설계사의 문제 처리 방식이 전형적인 회피형인데요.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가혹한 책임이 따르더라도 스스로 마주하고 감당해야 합니다. 놔두면 유야무야 되겠지 하며 문제를 회피하고 잊어버리려 들면 반드시 대가를 맞이하게 됩니다.
PS.
전화로 보험 영업하는 사원들이 해당 보험사 소속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죄다 하청을 주더군요. 하청받는 보험 대리점 지점에서 한화, 교보, DB등 온갖 보험회사 상품을 다 다루는 모양입니다. 영업 전화 받고 B 회사 말고 A 회사 것 들고 싶다고 요청하면 진짜로 뷔페마냥 선택이 되는 시스템이더군요. 신기하긴 한데 너무 야매같고 딱히 믿음직하진 않았습니다. 고객한테 어울리고 메리트가 있는 상품 대신 지들한테 유리한 것만 파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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