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소설 세 편을 읽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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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소설들을 읽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노벨 문학상 받았다고 해도 어차피 모르는 해외작가이고 뉴스를 읽을 때나 잠깐 이 양반 책 읽어볼까 하다가 다음날이면 언제 그런 생각했냐는 듯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게 일상이었는데 작년 노벨 문학상은 수상자가 다름 아닌 우리말 우리글을 사용하는 작가였기 때문에 다가오는 게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를 연속해서 읽었는데 세 소설 전부 한강작가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뷰 영상등에서 확인되는 작가의 나직하니 조용한 저음이지만 따박따박 분명하게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처럼 소설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단하고 굳은 심지 같은 문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어느 시에서 한 행, 한 행 떼어온 것 같은 문장들을 보니까 왜 한강 작가의 산문이 시적인 느낌이 든다고 하는 지 알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히 소설들이 관념적이고 어려울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세 소설 다 의외로 쉽게(?) 읽히는 부분들이 있고 줄거리를 따라가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말 묵직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소설들이라면 가히 작가의 분신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제가 문학은 잘 모르지만 감히 평가해 보자면 충분히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수준의 작품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들을 다른 언어들로 옮길 때 번역가들의 노고도 엄청났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는 이런 작품들을 익숙한 모국어로 읽고 감상할 수 있으니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올해 한강 작가의 새로운 소설이 출간된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작품이 선보이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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