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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올해보다 나은 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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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흔해 빠진 표현입니다만 올해는 특히나 다사다난했습니다. 우선 직장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직속 상사가 반년 간격으로 연달아 바뀌었고, 업무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대외적인 충돌이 두어 차례 있었고 그 결과 부서의 핵심 프로젝트를 빼앗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서원들의 고과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말에 직원 한 분이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사망하셨습니다. 그간 간신히 붙들고 있던 멘탈이 단번에 박살났습니다.

집안일도 복잡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교우 관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아내는 새로 옮겨간 부서에서 회사 대표가 바뀌는 격동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다가 결국 또다시 부서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가족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의 관계가 틀어지지 않은 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만.

이럭저럭 한동안 끊었던 우울증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제가 지나치게 병원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걱정하곤 합니다. 그리고 저는 아내가 지나치게 병원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지요. 어쨌거나 약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우니 약을 먹습니다. 불이 나면 물을 뿌리고 배가 고프면 음식을 섭취하듯 말입니다.

그리고 계엄이 터졌습니다. 살면서 계엄이란 걸 현실에서 보게 될 줄이야. 난생처음으로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고작 반백 년도 살지 못한 주제에 웃기는 소리지만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뜻입니다. 다음날 출근하면서 새삼스레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그리하여, 요약하자면 참으로 힘든 한 해였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올 한 해 좋았던 일이 무엇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나는 게 없더군요. 휴대전화 갤러리에서 지난 사진을 찾아본 후에야 좋았던 추억들이 드문드문 떠오르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르네요.

공자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나를 드러내고, 도가 없으면 숨어야 한다(天下有道則見, 無道則隱)고 가르쳤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천하의 도를 논할 계제는 못 됩니다. 단지 지금은 자신이 움츠리고 삼가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느낄 따름입니다.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면 풀이 눕는 것처럼.

그저 내년은 올해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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