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대로 진입한 한국, 구조개혁은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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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어제(19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1%대 성장률에 접어들 것이고 20년 내로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요. 원인은 다양합니다만 역시 성숙해진 경제, 저출산 고령화 영향이 큽니다.
이러한 구조적 저상장 국면을 타개하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대안은 뻔하면서도 중요한 것입니다. "노동개혁", "규제완화", "여성 경제활동 참여 높임", "수도권 집중화 완화" 등.
말이 쉽지 주제 하나하나가 마음만 먹으면 수백플짜리 투기장을 만들 수 있는 주제입니다. 노동개혁을 예로 들어봅시다. 경직적 노동구조를 개혁하고 노동유연화를 도입해야한다에 동의하십니까? 당장 이에 크게 타격을 입을 노동자 계층의 분노부터 시작해서 효과는 모호하고 기업 배만 불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정말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올 겁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은 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감내했다간 강제로 갈아치워질테니까요. 일종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문제입니다. 문제인 건 모두가 동의하지만(간혹 안하는 사람도 있음)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문제.
민주주의의 구조적 모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는 스스로를 상처입힐 개혁에 투표하지 않습니다. 그게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구조적으로 개혁이 불가능하여 종국에는 중우정치로 망해버릴 정치체제일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또한 개혁하지 못하고 서서히 가라 앉을 난파선이 되어버릴 운명일까요?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도 얼마든지 대격변에 가까운 구조개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단지 [살을 깎는 개혁은 국민들이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못견딜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능할 뿐입니다.]
노동유연화, 규제완화, 민영화의 대표적인 예시인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부터 시작해서, 독일의 노동개혁인 "하르츠 개혁", 가까이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의 "전기톱 개혁" 등을 통해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은 한때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복지로 유명했으나 이는 "영국병"을 불러왔습니다. GDP에서 정부지출의 규모는 과대했고, 사회 전체적으로 파업이 난무했으며, 물가는 오르고 생산성은 떨어졌습니다. 대략 20여년에 가까운 "영국병"을 경험한 영국 국민들이 결국 그 유명한 마거릿 대처가 대처리즘을 펼치게 됩니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레이건이 집권하기 전 10여년이 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등장한 인물이 바로 "로널드 레이건"입니다.
독일도 통일 이후 "유럽의 병자" 소리를 십몇년 간 들어가며 골골대다가 결국 슈뢰더 총리가 대대적인 노동개혁을 실시했고(사실 이쪽은 그런 목적으로 표를 받은 건 아닙니다만), 아르헨티나도 수십년에 가까운 포퓰리즘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에 크게 고통받던 국민들이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아시겠습니까? 무슨 국민들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서, 자유와 규제완화를 사랑해서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단행한 게 아닙니다. [1, 20년을 고통받다 도저히 뭐라도 하지 않으면 못배길 정도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시밭길에 들어간 것입니다.
구조개혁(특히 노동개혁)은 절대적 선이 아닙니다. 분명 누군가는 극심한 피해를 입고 고통받을 것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방향으론 도저히 답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뭐라도 해보라는 심정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당장은 연금개혁 하나도 국민적 반발에 제대로 못하는 수준인데, 다른 것들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저성장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외부 환경은 우리에게 적대적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수십년간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통받다 못해 이제 "뭐라도 바꿔봐야겠다"라고 마음먹게 됐을 때, 우리는 개혁할 것입니다.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서 최상의 결과를 낸다"는 불가능한 망상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있을 고난의 길을 대비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느리지만 결국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느리지만 결국 답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장 뭐가 안되는 것 같더라도 너무 절망하고 포기하지 맙시다. 인류란 원래 그런 존재 아니겠습니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람중]성장률 1%대로 진입한 한국, 구조개혁은 과연 가능할까? 실시간 핫 잇슈
한국은행이 어제(19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1%대 성장률에 접어들 것이고 20년 내로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요. 원인은 다양합니다만 역시 성숙해진 경제, 저출산 고령화 영향이 큽니다.
이러한 구조적 저상장 국면을 타개하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한국은행이 제시한 대안은 뻔하면서도 중요한 것입니다. "노동개혁", "규제완화", "여성 경제활동 참여 높임", "수도권 집중화 완화" 등.
말이 쉽지 주제 하나하나가 마음만 먹으면 수백플짜리 투기장을 만들 수 있는 주제입니다. 노동개혁을 예로 들어봅시다. 경직적 노동구조를 개혁하고 노동유연화를 도입해야한다에 동의하십니까? 당장 이에 크게 타격을 입을 노동자 계층의 분노부터 시작해서 효과는 모호하고 기업 배만 불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정말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올 겁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은 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감내했다간 강제로 갈아치워질테니까요. 일종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문제입니다. 문제인 건 모두가 동의하지만(간혹 안하는 사람도 있음)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문제.
민주주의의 구조적 모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는 스스로를 상처입힐 개혁에 투표하지 않습니다. 그게 아무리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구조적으로 개혁이 불가능하여 종국에는 중우정치로 망해버릴 정치체제일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또한 개혁하지 못하고 서서히 가라 앉을 난파선이 되어버릴 운명일까요?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도 얼마든지 대격변에 가까운 구조개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단지 [살을 깎는 개혁은 국민들이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못견딜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능할 뿐입니다.]
노동유연화, 규제완화, 민영화의 대표적인 예시인 영국의 대처리즘,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부터 시작해서, 독일의 노동개혁인 "하르츠 개혁", 가까이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의 "전기톱 개혁" 등을 통해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은 한때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복지로 유명했으나 이는 "영국병"을 불러왔습니다. GDP에서 정부지출의 규모는 과대했고, 사회 전체적으로 파업이 난무했으며, 물가는 오르고 생산성은 떨어졌습니다. 대략 20여년에 가까운 "영국병"을 경험한 영국 국민들이 결국 그 유명한 마거릿 대처가 대처리즘을 펼치게 됩니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레이건이 집권하기 전 10여년이 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등장한 인물이 바로 "로널드 레이건"입니다.
독일도 통일 이후 "유럽의 병자" 소리를 십몇년 간 들어가며 골골대다가 결국 슈뢰더 총리가 대대적인 노동개혁을 실시했고(사실 이쪽은 그런 목적으로 표를 받은 건 아닙니다만), 아르헨티나도 수십년에 가까운 포퓰리즘으로 하이퍼인플레이션에 크게 고통받던 국민들이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아시겠습니까? 무슨 국민들이 현명하고 합리적이라서, 자유와 규제완화를 사랑해서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단행한 게 아닙니다. [1, 20년을 고통받다 도저히 뭐라도 하지 않으면 못배길 정도가 되어서야] 비로소 가시밭길에 들어간 것입니다.
구조개혁(특히 노동개혁)은 절대적 선이 아닙니다. 분명 누군가는 극심한 피해를 입고 고통받을 것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재의 방향으론 도저히 답이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뭐라도 해보라는 심정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당장은 연금개혁 하나도 국민적 반발에 제대로 못하는 수준인데, 다른 것들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저성장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외부 환경은 우리에게 적대적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수십년간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통받다 못해 이제 "뭐라도 바꿔봐야겠다"라고 마음먹게 됐을 때, 우리는 개혁할 것입니다.
"아무런 고통도 받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서 최상의 결과를 낸다"는 불가능한 망상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있을 고난의 길을 대비하는 것이 최선일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느리지만 결국 올바른 길을 찾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느리지만 결국 답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장 뭐가 안되는 것 같더라도 너무 절망하고 포기하지 맙시다. 인류란 원래 그런 존재 아니겠습니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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