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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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가입은 얼마 안 됐지만 눈팅은 한 3년정도 한 올해 40살된 피린이 (?)입니다.
어릴적 해외체류, 돌아와서 명문고, 명문대 다니고 유학도 다녀오고 대기업 연구소에서 배터리 양극재 연구하고...스스로 말하기에 낯뜨겁지만 큰 어려움없이 잘 살았습니다. 내일이면 결혼 4주년이구요.
하지만 약 12년전쯤부터 궤양성대장염이라는 대장 질환을 지녔는데, 아마 박사과정때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당시 일주일에 이틀씩은 밤새며 먹은 야식 등, 안 좋은 생활습관의 환장할 조합에 기인한 것 같아요. 정기적 주사치료도 받고 했지만 자가면역질환 특성 상 쉬이 치료가 안 됐어요. (덕분에 원래 군대도 시력 때문에 3급 -> 전문연구요원 합격으로 4급 -> 궤양성대장염 진단으로 5급이 됐어요. 그래도 한국 남자라면 군필 딱지 받아야지라고 생각해서 비실거리고 혈변싸는 몸 이끌고 4주 훈련 받으러 논산 갔다가 5일만에 실려나왔...)
그렇게 대충 살다가...지금은 병가휴직한지 이제 1년 하고도 2개월이 됐습니다. 작년 6월에 정기건강검진에서 피검사 결과가 이상하게 떴고, 8월에 직장암 4기 (간전이) 판정을 받았습니다. 바로 장루를 뚫고, 올 1월엔 대장과 맹장을 제거했고, 이제는 중심무대가 된 간의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항암을 하고 있어요.
추석 무렵까지 운 좋게 면역항암제 임상연구에도 참여해서 큰 비용부담 없이 항암을 했고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의 건보를 찬양합니다. 해외에서도 병원 계속 다녔지만 우리나라처럼 싸고 용이하게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없거든요. 물론 전공의들의 큰 희생 속에 유지되던 기형적 시스템이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그걸 박살내고 있는...아 더 이상 쓰면 아직 제가 작성할 수 없는 정치카테고리가 될 것 같으니 여기까지;) 실제로 암세포가 꽤 줄었었어요.
식단도 하고, 운동도 매일매일 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면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까봐 스스로를 최대한 몰아부쳤습니다. 집안일, 운동, 외국어공부, 독서, 게임, 성가대 활동 등, 아예 스스로에게 지금의 암울한 상황에 대한 생각을 할 틈을 안 주려 했고, 다행히 2주 간격으로 항암을 할 때 3,4일 정도는 시체모드였지만 나머지 열흘 정도는 일반인에 가깝게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몸과 체력이 받쳐주기도 했고요. (참고로 저는 180센치에 82키로고, 항암 시작후 체중이 전혀 안 줄어든 좋은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추석즈음해서 갑자기 꼬리뼈와 골반 쪽에 미친듯한 통증이 왔습니다. 대장제거할 때 미처 다 제거하지 못 한 암조직이 림프 등에 존재했는데, ct를 찍어보니 그 소량의 암세포가 꼬리뼈 내부로 침투해서 신경다발을 누르고 있다더라고요. 의사에 의하면 골절에 준하는 통증이었을 것이라 합니다. 마침 이때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더 이상 역할을 못 하게 돼서 항암제도 바꾸고, 꼬리뼈쪽에는 방사선치료를 매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내일이면 이 방사선치료도 끝나고 다시 온전히 항암에 기대를 걸어야 해요. 그런데 요즘이 너무 힘듭니다. 방사선은 별로 힘들게 없어요, 매일 병원 가야하는 귀찮음 빼면요. 절 힘들게 하는건 꼬리뼈 통증 때문에 일체 운동 자제령이 내려와서 집밖에도 잘 못 나가고, 동시에 새로 바꾼 항암제가 주는 극심한 무기력증입니다. 무기력하고 운동과 바깥활동을 못 하니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고...거기에 이번 항암제부터는 비급여 항목이라 정말 비용이 집 걱정되기 시작할 정도가 되고, 회사병가휴직도 곧 한계가 다가오는 것도 전혀 멘탈에 도움이 안 돼요.
결국 지난 주에 한번 멘탈이 와르르 무너져서 한참 펑펑 울었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약이 주는 지독한 무기력증은 떨쳐내지 못 하고 있어요. 다음주는 이 약 2회찬데, 벌써 걱정이 됩니다.
길게 제 이야기를 썼지만,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나이가 젊다고 절대로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검진 제때 잘 받으시고 조금이라도 유소견이나 관찰요 항목 뜨면 꼭 잘 확인하고 추적하시라는 겁니다. 아직 나이가 젊다보니 자기 자신의 건강 상태에 자신도 있고, 생업을 살다보면 바쁘다는 이유로 잘 못 챙기고, 회식 하고, 나쁜 생활습관 지금까지 살아왔는데도 괜찮은데?라며 그냥 지나칠 수 있죠. 하지만 나이가 젊은 만큼 세포분화도 빠른게 암의 입장에선 치명타입니다. 저도 이번 검진 전에 딱 1년전에 검진했을때는 궤양성대장염에 의한 빈혈 등 제외하면 멀쩡했고, 매년 1,2 회 내시경도 찍었는데 발견이 안되다가 급격히 4기 판정이 나왔거든요...
제가 얼마나 오래 살아서 글을 쓰고 읽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 물론 전 꺾이지 않고 나을 수 있게 계속 노력할테지만 - 여튼 다른 분들은 저처럼 고생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저를 타산지석 삼으셨으면 해서 부족한 글솜씨지만 써봤습니다. 물론 지금 무기력한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게 누워서 폰질하는 정도라 이러는 것도 있습니다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래반지빵야빵야 드림
어릴적 해외체류, 돌아와서 명문고, 명문대 다니고 유학도 다녀오고 대기업 연구소에서 배터리 양극재 연구하고...스스로 말하기에 낯뜨겁지만 큰 어려움없이 잘 살았습니다. 내일이면 결혼 4주년이구요.
하지만 약 12년전쯤부터 궤양성대장염이라는 대장 질환을 지녔는데, 아마 박사과정때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당시 일주일에 이틀씩은 밤새며 먹은 야식 등, 안 좋은 생활습관의 환장할 조합에 기인한 것 같아요. 정기적 주사치료도 받고 했지만 자가면역질환 특성 상 쉬이 치료가 안 됐어요. (덕분에 원래 군대도 시력 때문에 3급 -> 전문연구요원 합격으로 4급 -> 궤양성대장염 진단으로 5급이 됐어요. 그래도 한국 남자라면 군필 딱지 받아야지라고 생각해서 비실거리고 혈변싸는 몸 이끌고 4주 훈련 받으러 논산 갔다가 5일만에 실려나왔...)
그렇게 대충 살다가...지금은 병가휴직한지 이제 1년 하고도 2개월이 됐습니다. 작년 6월에 정기건강검진에서 피검사 결과가 이상하게 떴고, 8월에 직장암 4기 (간전이) 판정을 받았습니다. 바로 장루를 뚫고, 올 1월엔 대장과 맹장을 제거했고, 이제는 중심무대가 된 간의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항암을 하고 있어요.
추석 무렵까지 운 좋게 면역항암제 임상연구에도 참여해서 큰 비용부담 없이 항암을 했고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의 건보를 찬양합니다. 해외에서도 병원 계속 다녔지만 우리나라처럼 싸고 용이하게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없거든요. 물론 전공의들의 큰 희생 속에 유지되던 기형적 시스템이라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알고 있었지만...그걸 박살내고 있는...아 더 이상 쓰면 아직 제가 작성할 수 없는 정치카테고리가 될 것 같으니 여기까지;) 실제로 암세포가 꽤 줄었었어요.
식단도 하고, 운동도 매일매일 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면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까봐 스스로를 최대한 몰아부쳤습니다. 집안일, 운동, 외국어공부, 독서, 게임, 성가대 활동 등, 아예 스스로에게 지금의 암울한 상황에 대한 생각을 할 틈을 안 주려 했고, 다행히 2주 간격으로 항암을 할 때 3,4일 정도는 시체모드였지만 나머지 열흘 정도는 일반인에 가깝게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몸과 체력이 받쳐주기도 했고요. (참고로 저는 180센치에 82키로고, 항암 시작후 체중이 전혀 안 줄어든 좋은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추석즈음해서 갑자기 꼬리뼈와 골반 쪽에 미친듯한 통증이 왔습니다. 대장제거할 때 미처 다 제거하지 못 한 암조직이 림프 등에 존재했는데, ct를 찍어보니 그 소량의 암세포가 꼬리뼈 내부로 침투해서 신경다발을 누르고 있다더라고요. 의사에 의하면 골절에 준하는 통증이었을 것이라 합니다. 마침 이때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면서 더 이상 역할을 못 하게 돼서 항암제도 바꾸고, 꼬리뼈쪽에는 방사선치료를 매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내일이면 이 방사선치료도 끝나고 다시 온전히 항암에 기대를 걸어야 해요. 그런데 요즘이 너무 힘듭니다. 방사선은 별로 힘들게 없어요, 매일 병원 가야하는 귀찮음 빼면요. 절 힘들게 하는건 꼬리뼈 통증 때문에 일체 운동 자제령이 내려와서 집밖에도 잘 못 나가고, 동시에 새로 바꾼 항암제가 주는 극심한 무기력증입니다. 무기력하고 운동과 바깥활동을 못 하니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고...거기에 이번 항암제부터는 비급여 항목이라 정말 비용이 집 걱정되기 시작할 정도가 되고, 회사병가휴직도 곧 한계가 다가오는 것도 전혀 멘탈에 도움이 안 돼요.
결국 지난 주에 한번 멘탈이 와르르 무너져서 한참 펑펑 울었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약이 주는 지독한 무기력증은 떨쳐내지 못 하고 있어요. 다음주는 이 약 2회찬데, 벌써 걱정이 됩니다.
길게 제 이야기를 썼지만,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나이가 젊다고 절대로 건강을 과신하지 말고, 검진 제때 잘 받으시고 조금이라도 유소견이나 관찰요 항목 뜨면 꼭 잘 확인하고 추적하시라는 겁니다. 아직 나이가 젊다보니 자기 자신의 건강 상태에 자신도 있고, 생업을 살다보면 바쁘다는 이유로 잘 못 챙기고, 회식 하고, 나쁜 생활습관 지금까지 살아왔는데도 괜찮은데?라며 그냥 지나칠 수 있죠. 하지만 나이가 젊은 만큼 세포분화도 빠른게 암의 입장에선 치명타입니다. 저도 이번 검진 전에 딱 1년전에 검진했을때는 궤양성대장염에 의한 빈혈 등 제외하면 멀쩡했고, 매년 1,2 회 내시경도 찍었는데 발견이 안되다가 급격히 4기 판정이 나왔거든요...
제가 얼마나 오래 살아서 글을 쓰고 읽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 물론 전 꺾이지 않고 나을 수 있게 계속 노력할테지만 - 여튼 다른 분들은 저처럼 고생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저를 타산지석 삼으셨으면 해서 부족한 글솜씨지만 써봤습니다. 물론 지금 무기력한 상태에서 제가 할 수 있는게 누워서 폰질하는 정도라 이러는 것도 있습니다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래반지빵야빵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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