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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모든> - 밝음과 따뜻함으로, 그 모든 어둠과 추위를 품고.

<새벽의 모든>은 어떤 겨울과, 어떤 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 어둠과 밤을 품은 이야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새벽의 모든>의 두 주인공은 각각 월경 전 증후군(PMS), 공황장애를 안고 있습니다. 영화는 둘을 일반적인 사람과는 살짝 "다르게" 보는 것 같습니다. 때때로 폭발하고, 또 때때로 숨어드는 순간들을 포착해내면서, 이 순간들을 그닥 극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해야할까요. 어찌보면 당연한 시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결국 그 이질적인 사람이, 다른 이질적인 사람을 만나 조금은 변하게 되는, 혹은, 조금은 더 밝고 따뜻한 온기를 내뿜는 순간일테니까요.

<새벽의 모든>의 가장 큰 미덕은 (적어도 저에게는) 따뜻하되, 섣불리 다가서지 않는다는 점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니까, 나를 이해해주거나, 혹은 적어도 나에게 온기를 내뿜는 사람들이 가득한 환경이라는 건 약간 지나치게 따뜻하다는 생각이 좀 들긴 했지만, 영화에서 그 모든 어둠과 추위를 급하게 긍정하려고 하지 않고, 품어내는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어설프게 힐링이니 혹은 긍정이니 그런 것 없이, 그저, 깊고 적막한 우주에서 작은 별이 서로에게 빛과 온기를 건네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영화는, "극적"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가끔씩은 지나치게 감상적인 순간들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영화의 이야기와, 주제를 생각해본다면 뭐 이정도야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 영화가 꽤 맘에 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구요. 여튼, 영화의 이야기는 두 사람이 어떤 갈등과 이해의 과정을 거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생각보다 영화가 느끼하지 않았어요. 사랑과 감정보다, 이해와 연대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엔딩에서의 이야기는 약간, 불필요했을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니까, 막상 돌이켜 생각해보면 조금은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느낀 감정을 생각해보면, 그 부분을 뺐다면 저는... 좀 많이 아쉽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덧. 주인공의 연인이 정신과에서 하는 이야기(괜찮아지는 건지, 약 관련 질문 등등)는... 너무 리얼리티가 쩔더라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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