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존중되고 어디서 확인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일을 오늘 겪었습니다.
명절이라 어제 서울에 계신 어머니를 보기 위해 집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들이라고 맛있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많이 주시네요. 안 먹자니 서운해하실 거 같아서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차례는 작년 부터 안 지내기에 그렇게 하룻밤 자고 내일 볼일이 있어서 오전에 출발하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속이 좀 더부룩해서 아침을 거르려고 했는데, 세상에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워주시네요.
음. 먹어야 하나 안 먹어야 되나 고민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연기 맡으며 아들 좋아한다고 고기 구워주시는데 어떡합니까. 먹어야죠. 또 먹다 보니 잘 들어갑니다. 밥 한 공기와 삼겹살 반 근 정도로 먹었네요. 그렇게 식사를 하고 씻고 출발 전에 속을 비우는데, 찝찝하게 안 나오네요. 뭐 괜찮겠지 하고 차를 몰고 출발을 했습니다.
차에 어제 사둔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서울 시내에 막힌 도로 위에서 천천히 기어가고 있는데, 아뿔싸. 갑자기 급격한 변의가 찾아왔습니다. 도대체 갑자기 왜? 카페인 음료 때문인가? 삼겹살의 기름 때문인가? 너무 급해서 다리를 꼬아 가며 근처에 주유소가 있나 찾아 봤지만,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도로에 세울 수도 없고 5분 정도 참아 봤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차를 근처 주택가에 세웠습니다.
글로브 박스에서 물티슈를 꺼내고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골프 연습장이 보입니다. 운동하는 곳이니 화장실은 있겠지 하고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문이 잠겨있네요. 아.. 오늘 추석이었지.. 근데 주차장이 참 넓고 차도 없습니다. 건물 뒤에는 구석진 곳도 보입니다. 갑자기 인간이길 포기하고 바지를 내릴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아, 이건 아니지. 아니지.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뛰쳐나가 어디 문을 연 상가나 카페, 식당이 있는지 좁은 골목길을 찾아 해 메였습니다. 오전 10시 정도라 문 연 식당도 없네요. 하필 주택단지라 카페 같은 건 보이지도 않고 추석이라 대부분 작은 상가들은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급기야 드는 생각은 아무 집이나 들어서 초인종 눌러 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어쩌지. 어쩌지 차라리 아까 주차장에서 해결 할까 하는 후회도 살짝 듭니다. 이젠 안 되겠다 싶네요.
옛날 국산 특촬물 우레매에서 심형래가 에스퍼맨으로 변신하기 위해 사람 없는 곳에서 옆돌기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사람이 없는 곳에서 바지를 내려 성인의 존엄성을 지켜야 하나 급한 마음이 들고 있는데 눈앞에 작은 슈퍼가 문을 열었네요. 급하게 뛰어갑니다.
'혹시 여기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사람이 측은했는지, 슈퍼 주인분은 옆에 화장실이 있으니 쓰라고 해주셨습니다. 배설, 배설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고 분출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변기에서 화산 폭발하듯이 그것을 분출하니, 화장실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존엄성을 지키고 고마운 마음에 슈퍼에서 여러 물건을 사고 다시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다시금 사장님 감사합니다.
명절이라 어제 서울에 계신 어머니를 보기 위해 집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아들이라고 맛있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많이 주시네요. 안 먹자니 서운해하실 거 같아서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차례는 작년 부터 안 지내기에 그렇게 하룻밤 자고 내일 볼일이 있어서 오전에 출발하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속이 좀 더부룩해서 아침을 거르려고 했는데, 세상에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워주시네요.
음. 먹어야 하나 안 먹어야 되나 고민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연기 맡으며 아들 좋아한다고 고기 구워주시는데 어떡합니까. 먹어야죠. 또 먹다 보니 잘 들어갑니다. 밥 한 공기와 삼겹살 반 근 정도로 먹었네요. 그렇게 식사를 하고 씻고 출발 전에 속을 비우는데, 찝찝하게 안 나오네요. 뭐 괜찮겠지 하고 차를 몰고 출발을 했습니다.
차에 어제 사둔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서울 시내에 막힌 도로 위에서 천천히 기어가고 있는데, 아뿔싸. 갑자기 급격한 변의가 찾아왔습니다. 도대체 갑자기 왜? 카페인 음료 때문인가? 삼겹살의 기름 때문인가? 너무 급해서 다리를 꼬아 가며 근처에 주유소가 있나 찾아 봤지만,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도로에 세울 수도 없고 5분 정도 참아 봤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일단 차를 근처 주택가에 세웠습니다.
글로브 박스에서 물티슈를 꺼내고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골프 연습장이 보입니다. 운동하는 곳이니 화장실은 있겠지 하고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문이 잠겨있네요. 아.. 오늘 추석이었지.. 근데 주차장이 참 넓고 차도 없습니다. 건물 뒤에는 구석진 곳도 보입니다. 갑자기 인간이길 포기하고 바지를 내릴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아, 이건 아니지. 아니지.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뛰쳐나가 어디 문을 연 상가나 카페, 식당이 있는지 좁은 골목길을 찾아 해 메였습니다. 오전 10시 정도라 문 연 식당도 없네요. 하필 주택단지라 카페 같은 건 보이지도 않고 추석이라 대부분 작은 상가들은 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급기야 드는 생각은 아무 집이나 들어서 초인종 눌러 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어쩌지. 어쩌지 차라리 아까 주차장에서 해결 할까 하는 후회도 살짝 듭니다. 이젠 안 되겠다 싶네요.
옛날 국산 특촬물 우레매에서 심형래가 에스퍼맨으로 변신하기 위해 사람 없는 곳에서 옆돌기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사람이 없는 곳에서 바지를 내려 성인의 존엄성을 지켜야 하나 급한 마음이 들고 있는데 눈앞에 작은 슈퍼가 문을 열었네요. 급하게 뛰어갑니다.
'혹시 여기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사람이 측은했는지, 슈퍼 주인분은 옆에 화장실이 있으니 쓰라고 해주셨습니다. 배설, 배설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고 분출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변기에서 화산 폭발하듯이 그것을 분출하니, 화장실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존엄성을 지키고 고마운 마음에 슈퍼에서 여러 물건을 사고 다시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다시금 사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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