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두 달, 1,000km 운전 후 감상 및 잡설
차를 중고로 7월 초에 샀는데 한 2주 정도는 거의 주차장에 처박아뒀던 걸 생각하면 제대로 운행한지는 대충 2달쯤 됐습니다. 마침 천 키로 찍은 것도 타이밍이 잘 맞군요. 티맵 1,000km 찍었길래 바로 보험료 할인 받고 왔습니다. 20만원 개꿀.
전에 글도 썼지만 호기롭게 급발진해서 산 차라 폭탄 산 거 아닌가 걱정과 후회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망가진 차는 아니어서 적당히 경정비 하고 문제 없이 잘 타고 있습니다. 비록 외관은 기스나 찌그러짐이 많긴 하지만... 내부도 솔직히 좀 많이 낡고 지저분하지만! 애초에 그런데 둔감한데다 차는 굴러만 가면 그만이라 생각해서 딱히 불만은 없네요.
운전은 꽤나 익숙해졌습니다. 이젠 차선유지나 앞차 간격 유지 등 기본 운행은 무의식적으로 됩니다. 초반에는 운전 매 순간순간 빡집중했던 걸 생각하면 참 감격스럽습니다. 그땐 신경 분산된다고 음악도 못틀었을 정도였으니. 지금이야 뭐 신창섭님 만세를 흥얼거립니다.
이렇게 익숙해지고 나니 운전스타일도 조금 바뀌었는데, 초반은 진짜 도로 위의 할배 그 자체였습니다. 첫 고속도로 주행 땐 제한속도가 110키로인 경부고속도로에서 끝차선에서 80키로로 달리면서도 바들바들 떨었을 정도... 지금은 적당히 밟을 땐 밟는, 흐름에 맞추되 개중에 제일 느긋한 편인 정도입니다. 고속도로도 2, 3차선에서 규정속도 맞춰 달리고. 과속은 이놈의 티맵 내비가 시속 1km만 넘어도 땡땡 울어대니... 전 그냥 느긋하게 가는 게 마음 편하더라고요. 앞차랑 간격도 넉넉하고, 누가 끼어들면 그냥 다 보내주고. 어차피 조급하게 액셀 밟아서 앞차에 딱 붙어봐야 금방 또 브레이크 밟아 멈추는데 그게 너무 아까워요. 그냥 천천히 좀 가고 말지.
초반에 PGR에 조언도 많이 받고 했는데 꽤 도움 됐습니다. 일단 다이소 가서 초보운전 자석 딱지 두 개 사서 붙이니까 확연히 빵빵거리는 게 줄더라고요. 차선변경이나 끼어들기도 처음엔 매번 지옥같았는데 어느정도 감을 잡으니 이젠 웬만해선 편하게 들어가네요. 여전히 한치의 끼어들기도 허락하지 않고 앞차에 딱 붙어서 가는 분들은 못이기지만...
그치만 여전히 주차는 못합니다. 주차 하느라 뭔가 잘못 걸려서 5분씩 넣었다 뺐다 하는 것도 다반사에 애초에 2자리 이상 있는 곳 아니면 주차를 못합니다. 평행주차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한데 아직도 갈 길이 머네요 흐흐.
분명 주말에 나들이 가려고 산 차인데 정작 출퇴근용으로만 쓰는 건 함정입니다만 흐흐. 저란 사람 자체가 운전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더라고요. 장거리는 1시간 넘으면 슬슬 지겨워서 정작 멀리 가지는 않고 있습니다. 좀 아이러니하긴 하네요 흐흐.
그래도 뭐 전반적으로 만족합니다. LPG라 한 칸 남았을 때 가득 넣어도 4만원밖에 안나오기도 하고, 어차피 급가속 싫어해서 출력에 불만도 없고... 귀찮아서 잘 안나가는 거지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상태 자체가 꽤 만족스럽습니다. 주차 문제만 좀 해결됐으면.
한참 뒤가 되겠지만 다음차를 사게 된다면 아마 전기차로 살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주유하러 나가는 게 귀찮더라고요. 어차피 지금 사는 곳 충전기 텅텅 비는데 그게 더 편해보임. 그리고 무엇보다 회생제동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솔직히 시내에서 가다서다 하는 거랑 내리막길 브레이크 밟을 때마다 넘나 아까운 것...
사실 뭐 별 내용은 없고 그냥 기록 겸 티맵 점수도 자랑하고싶어서 글 썼습니다 흐흐. 운전 초반에는 진짜 별별 생각과 감정이 다 들었는데 익숙해진 지금은 딱히 별 생각이 안드는군요.
여러분도 안전운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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