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이 아니라 사직이라구요?
의사 파업 이라고 했다가 의사 친구에게 좀 혼났습니다.
파업이 아니라 "전공의 사직" 이라고요.
단체로 사직 형태지만 실질적으로 파업이 아니냐고 반박 하려다 보니
사실 파업보다는 사직이 제가 생각하는 큰 그림과 일치해서
니말이 맞다 하였습니다.
---
"파업"이라고 하면 암묵적으로 "파업철회"와 "정상화"를 생각하게 됩니다.
의사가 단체로 파업을 했으면 정부가 이기던 의사가 이기던
결국 의사가 파업을 풀고 복귀를 하게 되고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그런...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죠.
사실 그런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 보다는 사직이
더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아 물론 인기과 전공의들은 대학병원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비인기과도 일부 돌아오겠지만, 그들이 비인기과 전공을 살려 일할 가능성은 적죠.
지금 의사들은 정부와 파업으로 합심해서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일부 전공의들은
파업의 마음가짐인지 모르지만, 대다수 의사들은 그냥 조용히 낙수과에서 탈출했거나
할 예정이거나, 혹은 "나는 절대 저 길을 걷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 뿐입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원하는 "정상화"는 안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전세계 아니
선진국 입장에서만 봐도 지금 상황이 좀더 "정상적"인 상황에 가까워진 것이고 이전 상황이
"이나라는 대체 의료가 왜 이렇게 싸고 좋지? 이래도 되는건가? 하는 비정상적 상황이었죠.
그게 몇십년 되다보니 그 상황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은 그게 "정상"인걸로 착각하고 있었지만요.
--
현재 파업이란 말로 표현될 만큼 의사와 정부는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내일 당장
정부가 2000명 철회 및 그동안의 일에대한 무조건 적인 사과! 간호법 통과등에 대해
백지화(가능한것도 아니겠지만 일단 가정해보자구요) 한다고 비인기과 전공의 들이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가 응급실을 운영해줄 것 같나요? 아닐겁니다.
피부과 전공의는 대부분 돌아오겠지만 소아과 전공의들 대다수는 돌아오지 않을것이고
전공의 과정 4년중 3년쯤 했으면 돌아올 수도 있지만 신규 전공의가 입학?하지는 않을 겁니다.
(전공의가 새로 들어오는것을 뭐라 표현하는지 모르겟네요. 입학? 입사?)
---
이런저런 응급실 뺑뺑이 기사나, 응급상황이나 중병에 바로 수술이나 치료 받을 수 없다는 기사의
톤은 모두 "지금 상황이 비정상적이다"라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전셰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지난 수십년 같은 의료는 너무나 예외적인 것이었습니다.
전국민이 "한국의료는 가격과 품질면에서 세계최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의사가
고소득 직종인 것이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죠. 필수의료 지방의료가 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하나
그 취약하다는 필수의료 지방의료 조차도 선진국 평균 기준으로 보아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라나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예외적인 나라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십년간 이런 의료시스템을 전국민이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의료는 엄청 비싸고 이용하기 힘든 것입니다. 아닌데~ 어느나라는 무상의료인데~ 하는 곳은
적어도 "시간"이라는 형태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듭니다. 시간이나 비용을 적게 지불하고도
의료를 쉽게, 심지어 지방같은곳에서도 상대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세계 최강의료국가였습니다. 심지어 의료때문에 이민도 못가는 나라였으니까요.
어쩌면 대한민국이 지불했던 것은 시간과 비용이 아닌, "의사 집단에 대한 불편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런 놈들이 저런 고소득을 누릴 자격이 있나? 하는 불편감이요.
너무 의료가 이용이 쉽다보니 의료소비자+정책자들이 일종의 착각을 좀 한 것인데 의료는 어느나라건
상당히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문제없이 굴러가는 곳이 흔하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필수의료나 지방의료가 문제라고 하실 분이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지방 필수의료 정도라도
감지덕지할 선진국이 대다수 입니다. 딱하나 의사들이 불만이 많은데 그건 사명감 뽕으로 시간 질질
끌면서 유지중이었죠. 아무튼 어느정도의 고소득은 유지되고, 적당히 사명감 에 취해서 할만은 한
직종이었습니다. 그런 사명감을 박살내면 누가 하겠습니까.
--
파업 사태가 아니라 사직 사태 입니다. 전공의 사직 사태라기보다 저는 필수과 사직 사태라고 부르고 싶네요.
전공이 뿐 아니라 필수과 현직 의사들도 꽤 사직 했지만, 앞으로 언젠가 필수과 의사로 자라나야할
인재들이 지원하기도 전에 마음속으로 사직해 버렸습니다. 솔직히 여러분 자녀나 남편 아내가
필수과 한다 그러면 하시라고 하겠어요? 의사 자체까지는 권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
낙수과 한다 그러면 "아니 하필.. 왜 열심히 공부시켜놨더니 잘나가다 마지막에 삑사리야"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내년에 들어올 의대생들이나 그 부모중 과연 얼마나 "필수과"에 대한 꿈을 가지고 들어올까요?
대부분 "필수과는 절대 안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오지 않겠습니까?
의사들이 보통 자기들만의 세계에 살아서 여론전에 미숙한 것은 맞습니다만,
어느집단이건 정부나 국민이 찍어서 악마화 하는것도 무척 쉽습니다. 그리고
현재 의사 집단이 에너미오브스테이트화 된 것은 분명 과도한 면이 많습니다.
국민들도 다 싫어하고 숫자도 많으니 이런저런 사건사고도 당연히 많아 뉴스화하기 좋고
나쁜 뉴스 냈을때 반응도 좋으니 언론도 계속 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
이런글을 쓰면 의사 편드냐고 화내는 분도 있을것 같은데, 제가 그럴 이유가 없죠.
웃긴것은 그렇게 대한민국 응급실 이용이 힘들다고 기사가 나고 어려워져도
아직까지 전세계 아니 선진국 기준으로도 꽤 상급의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관성이란게 있으니까요.
한 십년에서 이십년 지나면 진짜 선진국 평균으로 수렴할가능성이 큰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누군가는 민영화나 이런 저런 모습을 예상하던데 그거야 사실
또 알 수 없는 노릇이죠. 애초에 대한민국 의료가 이정도 유지되어 온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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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의료지출을 늘립니다.
의사수 100일때 의료비용이 100이라면
의사수가 200된다고 의료비용이 200되지는 않지만 170정도는 되겠지요.
의사수가 300이 되면 의료비용이 200정도 될 수있고요.
의사수입은 줄지만 전국민적 의료비 지출은 늘어날 수 있죠.
당연히 의사수 100 의료비용 100 상황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질투심이나 공평에 대한 감각으로 보면 의사수 300에 의료비용 200상황이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으니 뭐라 말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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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스템이 다 불만가진 사람이 있고 알고보면 내부 구조적 모순이 쌓여가는 것이지만
한국의료는 특히 아슬아슬한 것이기는 했습니다. 전국민이 한국의료가 최고라고 하면서도
한국의사는 나쁜놈들이라고 극도로 혐오하는 좀 이상한 상황이었죠.
어차피 영속은 불가능해도 최대한 오래 끄는것이 국민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이득아니었나
싶은데..아무튼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아무튼 뭐가 어떻게 되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것이고 정부는 정책을 보험사나 의사들도 사적영역에서는 대응을 할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SAS Tony Parker 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24-09-08 08:13)
* 관리사유 : 일반탭이라 이동 처리합니다(의사 증원 관련글)(벌점 4점)
파업이 아니라 "전공의 사직" 이라고요.
단체로 사직 형태지만 실질적으로 파업이 아니냐고 반박 하려다 보니
사실 파업보다는 사직이 제가 생각하는 큰 그림과 일치해서
니말이 맞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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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라고 하면 암묵적으로 "파업철회"와 "정상화"를 생각하게 됩니다.
의사가 단체로 파업을 했으면 정부가 이기던 의사가 이기던
결국 의사가 파업을 풀고 복귀를 하게 되고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가게 되는
그런...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죠.
사실 그런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 보다는 사직이
더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아 물론 인기과 전공의들은 대학병원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비인기과도 일부 돌아오겠지만, 그들이 비인기과 전공을 살려 일할 가능성은 적죠.
지금 의사들은 정부와 파업으로 합심해서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일부 전공의들은
파업의 마음가짐인지 모르지만, 대다수 의사들은 그냥 조용히 낙수과에서 탈출했거나
할 예정이거나, 혹은 "나는 절대 저 길을 걷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 뿐입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이 원하는 "정상화"는 안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전세계 아니
선진국 입장에서만 봐도 지금 상황이 좀더 "정상적"인 상황에 가까워진 것이고 이전 상황이
"이나라는 대체 의료가 왜 이렇게 싸고 좋지? 이래도 되는건가? 하는 비정상적 상황이었죠.
그게 몇십년 되다보니 그 상황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은 그게 "정상"인걸로 착각하고 있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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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업이란 말로 표현될 만큼 의사와 정부는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내일 당장
정부가 2000명 철회 및 그동안의 일에대한 무조건 적인 사과! 간호법 통과등에 대해
백지화(가능한것도 아니겠지만 일단 가정해보자구요) 한다고 비인기과 전공의 들이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가 응급실을 운영해줄 것 같나요? 아닐겁니다.
피부과 전공의는 대부분 돌아오겠지만 소아과 전공의들 대다수는 돌아오지 않을것이고
전공의 과정 4년중 3년쯤 했으면 돌아올 수도 있지만 신규 전공의가 입학?하지는 않을 겁니다.
(전공의가 새로 들어오는것을 뭐라 표현하는지 모르겟네요. 입학?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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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응급실 뺑뺑이 기사나, 응급상황이나 중병에 바로 수술이나 치료 받을 수 없다는 기사의
톤은 모두 "지금 상황이 비정상적이다"라는 전제조건을 깔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전셰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지난 수십년 같은 의료는 너무나 예외적인 것이었습니다.
전국민이 "한국의료는 가격과 품질면에서 세계최고"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의사가
고소득 직종인 것이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죠. 필수의료 지방의료가 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하나
그 취약하다는 필수의료 지방의료 조차도 선진국 평균 기준으로 보아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라나는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예외적인 나라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십년간 이런 의료시스템을 전국민이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원래 의료는 엄청 비싸고 이용하기 힘든 것입니다. 아닌데~ 어느나라는 무상의료인데~ 하는 곳은
적어도 "시간"이라는 형태로 비용을 지불하게 만듭니다. 시간이나 비용을 적게 지불하고도
의료를 쉽게, 심지어 지방같은곳에서도 상대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세계 최강의료국가였습니다. 심지어 의료때문에 이민도 못가는 나라였으니까요.
어쩌면 대한민국이 지불했던 것은 시간과 비용이 아닌, "의사 집단에 대한 불편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런 놈들이 저런 고소득을 누릴 자격이 있나? 하는 불편감이요.
너무 의료가 이용이 쉽다보니 의료소비자+정책자들이 일종의 착각을 좀 한 것인데 의료는 어느나라건
상당히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문제없이 굴러가는 곳이 흔하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필수의료나 지방의료가 문제라고 하실 분이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지방 필수의료 정도라도
감지덕지할 선진국이 대다수 입니다. 딱하나 의사들이 불만이 많은데 그건 사명감 뽕으로 시간 질질
끌면서 유지중이었죠. 아무튼 어느정도의 고소득은 유지되고, 적당히 사명감 에 취해서 할만은 한
직종이었습니다. 그런 사명감을 박살내면 누가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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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사태가 아니라 사직 사태 입니다. 전공의 사직 사태라기보다 저는 필수과 사직 사태라고 부르고 싶네요.
전공이 뿐 아니라 필수과 현직 의사들도 꽤 사직 했지만, 앞으로 언젠가 필수과 의사로 자라나야할
인재들이 지원하기도 전에 마음속으로 사직해 버렸습니다. 솔직히 여러분 자녀나 남편 아내가
필수과 한다 그러면 하시라고 하겠어요? 의사 자체까지는 권할 수 있겠지만 그중에
낙수과 한다 그러면 "아니 하필.. 왜 열심히 공부시켜놨더니 잘나가다 마지막에 삑사리야"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내년에 들어올 의대생들이나 그 부모중 과연 얼마나 "필수과"에 대한 꿈을 가지고 들어올까요?
대부분 "필수과는 절대 안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오지 않겠습니까?
의사들이 보통 자기들만의 세계에 살아서 여론전에 미숙한 것은 맞습니다만,
어느집단이건 정부나 국민이 찍어서 악마화 하는것도 무척 쉽습니다. 그리고
현재 의사 집단이 에너미오브스테이트화 된 것은 분명 과도한 면이 많습니다.
국민들도 다 싫어하고 숫자도 많으니 이런저런 사건사고도 당연히 많아 뉴스화하기 좋고
나쁜 뉴스 냈을때 반응도 좋으니 언론도 계속 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
이런글을 쓰면 의사 편드냐고 화내는 분도 있을것 같은데, 제가 그럴 이유가 없죠.
웃긴것은 그렇게 대한민국 응급실 이용이 힘들다고 기사가 나고 어려워져도
아직까지 전세계 아니 선진국 기준으로도 꽤 상급의 수준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관성이란게 있으니까요.
한 십년에서 이십년 지나면 진짜 선진국 평균으로 수렴할가능성이 큰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누군가는 민영화나 이런 저런 모습을 예상하던데 그거야 사실
또 알 수 없는 노릇이죠. 애초에 대한민국 의료가 이정도 유지되어 온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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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의료지출을 늘립니다.
의사수 100일때 의료비용이 100이라면
의사수가 200된다고 의료비용이 200되지는 않지만 170정도는 되겠지요.
의사수가 300이 되면 의료비용이 200정도 될 수있고요.
의사수입은 줄지만 전국민적 의료비 지출은 늘어날 수 있죠.
당연히 의사수 100 의료비용 100 상황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질투심이나 공평에 대한 감각으로 보면 의사수 300에 의료비용 200상황이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으니 뭐라 말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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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스템이 다 불만가진 사람이 있고 알고보면 내부 구조적 모순이 쌓여가는 것이지만
한국의료는 특히 아슬아슬한 것이기는 했습니다. 전국민이 한국의료가 최고라고 하면서도
한국의사는 나쁜놈들이라고 극도로 혐오하는 좀 이상한 상황이었죠.
어차피 영속은 불가능해도 최대한 오래 끄는것이 국민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이득아니었나
싶은데..아무튼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네요. 아무튼 뭐가 어떻게 되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것이고 정부는 정책을 보험사나 의사들도 사적영역에서는 대응을 할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SAS Tony Parker 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24-09-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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