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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경험담

7년 전쯤 한 번쯤은 써보고 싶었던 카메라가 있었는데 당시에 사기엔 너무 비싸서 한동안 강제로 잊고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유럽 여행을 갔는데 마침 앞에 있던 사람이 그 카메라를 들고있는걸 봤습니다
지금 여유도 있는데 확 사버릴까? 싶더군요
하지만 지금 사기에는 너무 오래됐고 고질병도 있는 모델이다보니 돈을 더 보태서 다음 버전을 살지 그냥 돈을 아낄지 고민이 됐습니다

계속 고민을 하던 와중 중x나라에 매우 저렴한(하지만 예산을 꽉꽉 채운) 가격에 다음 버전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보통 올라오는 매물들 가격보다 10%정도 저렴한 금액이라 보자마자 바로 연락을 넣었죠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지만 말이 안되는 가격은 아니고 직거래를 할꺼라 이 때는 별 의심을 안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넣고 약속을 잡은 다음부터 슬슬 수상한 일들이 쌓여갑니다


1. 평소 버릇대로 판매자가 이전에 쓴 글을 보는데 이전에 직거래를 하던 장소랑 다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이사나 직장 등 때문에 흔하게 생기는 일이기에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사기 의심이 10% 정도 생겼습니다

2. 18시는 어떠냐고 했으나 본인 시간이 안된다고 20시로 잡았는데 갑자기 대신 동생을 보내겠다고 18시로 바꿉니다
여기서부터 많이 수상해졌는데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일단 알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사기 의심이 40% 정도 추가됐습니다

3. 약속 장소 근처에 왔을 때 자기 나름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동생에게는 금액을 비밀로 해달라
물건 보고 자기 계좌로 입금 하시면 된다 이런 너무 뻔한 소리를 합니다
사기 의심이 49% 추가돼서 99%가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삼자사기구나!"

팔러 나온 사람은 알고 있을지 모를지 궁금하기도 했고 목적지까지 거의 다 온 상태라 일단 가봤습니다


차 번호를 가짜 판매자에게 미리 알려줘서 진짜 판매자분이 제 차를 보자마자 손을 드시더군요
도착하고 차에서 내려서 물건을 들고 나온분께 물어봤습니다

"판매자 동생분이세요?"

처음에는 "네" 라고 대답하셔서 "어? 사기가 아닌가?" 했습니다
물건을 보려고 트렁크를 여느라 제가 차로 왔다갔다 하면서 부산스럽게 있는 상황이라 잘못 들으셨나 하고 다시 물어봤습니다

"판매자 동생분 맞으시죠?"

그러자 진짜 판매자 분이 제가 구매자 동생 아니냐고 무슨 말이냐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캬~ 맞구나!"

"대신 나오신게 아니라 직접 물건 팔러 나오신거죠?"
"네..."
"이거 얼마에 팔러 나오신거에요?"
"x50만원이요"
"저는 x00만원이라고 해서 나온거거든요"


제가 웃으면서 이거 사기라고 이야기 하니까 판매자분은 어리둥절 하시더라구요
이래저래 설명하니 그 분은 삼자사기가 아예 뭔지 모르셨던지라 깜짝 놀라셨구요
서로 어떻게 나온건지 이야기 하고 사기꾼이 보낸 문자도 보여주고 하니 허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려고 했던 금액이랑 판매자분이 팔려고 했던 금액이 같거나 차이가 작으면
어차피 멀리 나온 김에 샀을텐데 양쪽 금액 차이가 좀 크다보니 이만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오늘 팔고 싶으셨다면서 여기까지 온 김에 금액 차이의 반값만큼 빼줄테니 사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제가 생각한 최대 예산보다 조금 오버가 돼서 고민이 됐었는데 상태가 워낙 좋았던지라 진짜 판매자분께 구매를 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계좌번호랑 은행, 이름, 금액 전부 꼼꼼하게 서로 확인하고 서로 안도하면서 헤어졌습니다

사기꾼 덕분에 예산보다 살짝 오버해서 샀지만 이게 와이프한테 아주 좋은 핑곗거리가 돼서 잘 넘어갔구요 ^^
판매자분도 좋은거 싸게 팔아주셔서 감사하고, 사기도 안당하고 잘 넘어갔고, 아주 좋은 공부가 됐네요
추천117 비추천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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