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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 다시, 근원의 질문으로.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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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2주가 지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CGV 아트하우스에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전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구요, <희생>을 봤습니다.

<희생>의 이야기는 굉장히 난해합니다. 스토리를 요약하기도 쉽지 않구요, 어찌보면 굉장히 뜬금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번 글은 어찌보면 리뷰라기 보단 그저 하나의 감상문에 가까운 글일 수도 있겠네요.

니체, 윤회 등의 이야기들이 초반부를 나오지만, 아무래도 영화의 가장 중심에 놓여진 이야기는 성서적 신화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시에, 그 신화적 이야기를 어떻게 개인이 "받아들이느냐"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네요.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을 장식하는 다빈치의 "동방박사들의 경배"와, 죽어버린 나무를 심어 물을 준다는 이야기로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것은 그 신화적 이야기로 걸맞은 시작과 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믿음이 없던 이가 세상의 종말 앞에서 구원 받은 뒤로, 집을 불살라 희생제를 지내고, (다시) 말문이 트인 아이의 유일한, 그리고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대사로 "빛이 있으라"를 되묻는 것은, 그런 점에서 하나의 거대한 윤회 내지 원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앞서 언급한 윤회나 니체 같은 것들이 빠져도 될 것 같으면서도, 또 굉장히 중요한 물음들을 던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영화 외적으로 바라보면, 이 영화는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유작입니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선 이 영화는 약간... 유서 같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확실한 세상의 끝에서는 번뇌하고, 또 구원을 바라기도 하구요.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흘러나오며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말하는 이 영화는 분명 냉전 막바지의 공포감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진 않으면서 상당히 "일반적"인 이야기로 변환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떠나온 자가, 돌아갈 곳을 태워 바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노사제의 마지막 희생제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금, 다음 세대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이라는 게 시작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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