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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보라는 약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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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학에서 근무하다, 시골로 탈출하여 조그만 의원에서 시골 내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최근에 참으로 답답한 일이 많습니다.

"이리보"라는 약이 있습니다.
아스텔라스 제약 (일본 제약 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에서 생산하여, 동아제약에서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설사형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 조절 약제입니다.

무엇을 먹기만 하면 화장실을 들락날락 해야 하고, 변이 항상 묽으며, 배변 후 호전되는 복통이 동반되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어찌 보면 경증 질환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뛰는, 그런 질환입니다.

환자들 마다 다르지만, 다른 위장관 약제에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으나 많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이
"이리보"에만 드라마틱한 반응을 보입니다. 효과도 좋고, 하루 한번 복용, 알약도 작고, 값도 싸니 저는 처방만 줬을 뿐인데
너무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받는 대표적인 약들 중 하나죠.

그런데 오늘, 마지막으로 약국에 한통 남은 이리보를 처방하고, 더이상 약을 처방해드릴 수 없다고 안내 해드렸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되죠. 의료강국 대한민국에서 왜? 이게 무슨 고가의 항암 신약도 아닌데?

특허도 풀리지 않아서, 제네릭이 없다 보니 대체할 약도 없고, 비슷한 기전의 다른 약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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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급여 의약품들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약값을 결정하여 고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이 약을 만드는 원가가 얼마인데, 얼마에는 팔아야겠다고 신청을 하면, 위 기관에서 검토를 거쳐
최종 급여 약가를 정하는거죠.

문제는 이리보가, 이 약값 후려치기를 지나치게 당한 품목 중 하나라는겁니다. 생산자 입장에서 한국 시장에 약을 유통시켜 봤자
이득이 타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면, 굳이 손해를 감수하고서 공급해줄 이유가 있을까요?
결국 아스텔라스가 이리보의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하니, (하필 이리보의 특허가 2025년 하반기에 풀리게 되어 있어)
1년 정도 쓸 약이 없게 되어 버린 겁니다. 한국 팜비오에서 제네릭 개발에 착수했다고는 하나,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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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보만 그러면 또 모르겠습니다. "포시가"라는 당뇨/심장약도 마찬가지의 상황으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하였고, (포시가는
그래도 대체약, 대체시장이 매우 잘 형성 되어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 큰 문제는 안됩니다.) 듀락칸 (듀파락) 시럽이라는 변비약
(노인에서 흡수가 적어 아주 안전하고 효과도 좋은)도 비슷한 이유로 생산량이 급감하여 공급이 잘 되지 않고 있고, 코다론이라는
필수적인 항부정맥제도 약값이 너무 싸서 생산량이 적고, 씬지로이드라는 유일한 갑상선 저하증 치료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나 황당합니다. 이게 무슨 의료 강국입니까. 중증환자만 환자인가요? 대부분의 경증 환자들은, 외래에서의 적절한 약물
투약과 관리만으로도 일상 생활 영위에 문제가 없게,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다들 의대 정원 중환자 수가 등에만 매몰되어 있는데, 기본부터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제약회사도 아니고, 약값 올려준다고
제가 득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하던대로 진료만 하면 되는데, 그것조차 안되는 상황이 싫습니다.

어디 하소연 할데도 없고, 그냥 답답해서 몇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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