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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힐츠
[Getty Images via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현지시간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성소수자"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은 미국 육상 대표팀의 니키 힐츠다.
힐츠는 지난달 말 미국 육상 여자 1,500m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분55초33의 기록으로 우승, 오는 26일 시작하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쥐었다.
1994년생 힐츠는 본래 여성으로 태어났다. 이번 대회에 여성부로 출전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 논란이 일 여지도 없다.
그런데도 힐츠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직후 미국 주요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성 정체성에 있다.
힐츠는 스스로를 "논바이너리(non-binary) 트랜스젠더"라고 표현한다.
논바이너리란 여성과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이분법적 구분을 벗어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규정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힐츠가 트랜스젠더로 지칭되는 건 신체적 수술을 통해 성을 전환해서가 아니다.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정체성과 일치하는 논바이너리로 성을 바꿨다는 의미에서 트랜스젠더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이다.
힐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루는 여왕이 된 듯한 기분이 들고, 하루는 내가 남자라 느끼기도 한다"며 논바이너리로서 정체성을 표현했다.
최근 미국은 성전환자 권리에 대한 지지 여부로 정치적 지형이 갈린 만큼 논쟁이 뜨겁다.
그런 만큼 현지 언론에서는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직후 힐츠가 트랜스젠더임을 부각하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힐츠를 "통상적 의미"에서 트랜스젠더로 인식하는 사람도 생겼다.
수술이나 호르몬 요법을 통해 성을 바꾼 경우라고 본 것이다.
캐나다 여자축구팀의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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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로 출전한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힐츠가 본래 남자로 태어났다는 오해도 불거졌다.
그러자 로이터 통신 등 주류 매체가 힐츠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팩트체크" 기사를 따로 내기도 했다.
힐츠는 이달 초 SNS에서 자신을 둘러싼 오해가 이어지는 것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힐츠는 "육상계에 논바이너리가 뭘 뜻하는지 계속 설명하는 것도 이제는 지친다. (기사의) 헤드라인에는 "성전환 육상 선수 니키 힐츠"라고 적혔고, 내가 남자로 태어났거나 테스토스테론을 쓰는 성전환 남성으로 추정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주 올림픽 대표 선발전 1,500m 출발선에 서서 "할 수 있다. 세상이 날 위한 공간을 내어줄 거다. 이 레이스를 즐기자"고 생각했다"며 "결승선을 끊고 결국 올림피언이 됐다"고 덧붙였다.
힐츠처럼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를 표명한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캐나다 여자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퀸이다.
본래 리베카 퀸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커밍아웃 후 퀸이라는 한 단어로 개명했다.
"그"(he)나 "그녀"(she)가 아닌 "그들"(they)이라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하며 성과 이름을 분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퀸도 힐츠와 같이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자기 성별에 불쾌감을 느낀 끝에 논바이너리로 살기로 했다.
퀸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 캐나다 최초로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로서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퀸은 파리 올림픽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미국여자프로축구 시애틀 레인에서 우리나라 간판선수인 지소연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시애틀 레인 구단 홈페이지에 they/them으로 표기된 퀸(오른쪽)
[시애틀 레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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