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25 때 집단희생된…
진실화해위, 민간인 희생자 2구 신원확인…유전정보로 첫 확인
배방읍 공수리 유해발굴 현장에서 신원확인된 유해(좌측), 조사지역 구획도(오른쪽)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5일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희생 발굴 유해의 유전자를 감식한 결과 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당시 집단으로 희생된 민간인의 유해 발굴을 진행한 이래 유전자 정보 분석으로 신원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는 각각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성재산 방공호)와 대전광역시 골령굴에서 발굴됐다.
이 중 배방읍 공수리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는 아산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고(故) 하수홍씨로 확인됐다.
아산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은 1950년 9월 말부터 1951년 1월 초까지 아산 공수리(성재산 방공호)와 백암리(새지기) 일대에서 민간인 다수가 인민군 점령 때 부역했다는 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경찰과 치안대 등으로부터 집단 살해된 사건이다.
진실규명 신청은 2021년 2월 1931년생인 아들이 했다. 아들 하씨는 93세로, 74년만에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됐다.
발굴 지점에서는 62구의 유해가 나왔는데 땅을 바라본 채로 고꾸라져 있거나 양팔이 등쪽으로 꺾여 손목 부위가 전깃줄 등으로 감겨 있는 등 민간인 집단 희생자로 판단됐다.
대전 골령굴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또 다른 유해는 대전 산내 학살 사건에 희생된 고(故) 길 모씨로 파악됐다.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는 한국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6월28일께부터 7월1일까지 제주 4·3사건 관련자를 포함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1천800명이 충남지구 CIC(육군 특무부대), 헌병대, 경찰 등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됐다.
대전 산내 골령골 유해 노출 모습
[진실화해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실화해위는 지금까지 발굴된 신원 미확인 민간인 희생자 유해 4천여구 중 501구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했고 유가족 119명의 정보와 대조했다.
희생자 중 2구에 대해서만 유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집단 학살 정황이 명확하고 유해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해당 유해에서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유전 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실화해위는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확보한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진실화해위 종료 후에도 신원 확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신원확인 작업을 보다 확대하고 더 많은 유가족의 염원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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