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號'로 與 7개월만에 대표체제…최대난제는 대통령과 관계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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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전대서 "尹-韓 갈등" 거듭 표면화…갈등 격화냐, 전략적 공생이냐

"채상병특검법" 첫 시험대…당내 계파대립, 野 특검 공세 방어도 과제


(고양=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이 23일 전당대회를 통해 "한동훈 대표 체제"를 띄웠다. 4·10 총선에서 패배한 지 104일 만이다.


7개월간 이어져 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정식으로 선출된 지도부를 갖춘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로 흐트러진 집권 여당의 전열을 갖추면서, 거대 야당에 맞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를 위해 최우선 해결할 문제는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관계 설정"이라는 게 여권의 일반적 인식이다.


야권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 대표까지 싸잡아 "특검 파상공세"를 퍼붓는 상황을 돌파하고, 최악의 진흙탕 싸움을 벌인 이번 전당대회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것도 한동훈 체제 앞에 놓인 난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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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준비하는 한동훈 후보
(서울=연합뉴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4.7.19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 당정관계 재정립 내세운 韓…"윤-한 갈등" 재점화할까


한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이번 전당대회로 다시 표면화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든 풀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 대표는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하면서 여러 차례 자신의 "옛 보스"로 일컬어지는 윤 대통령과 충돌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측근인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로 표현하고, 이를 계기로 한 대통령실의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와 이를 일축하며 언론에 공개한 한 대표의 "1차 충돌"부터 과거 볼 수 없었던 생경한 장면이었다.


총선 직전 "이종섭·황상무 거취 논란"으로 한 차례 더 충돌했던 양측의 갈등은 총선 이후 잠시 봉합되는가 싶더니, 전당대회 국면에서 "김 여사 문자 공개"라는 전례를 찾기 힘든 사건으로 다시 돌출했다.


김 여사가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 직후 한 대표에게 "사과 의향"이 담긴 문자를 보냈지만, 한 대표가 이에 답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이를 문제 삼아 한 대표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했고, 경쟁 후보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무너진 게 확인됐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문자 공개의 배경으로 "용산"이 주목받았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며 내놓은 "공적·사적 관계 구분" 발언과 "김 여사는 사과 의사가 없었다"는 반박 등으로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관계는 회복이 어려운 수준으로 멀어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 일성으로 "당정 관계의 수평적 재정립"을 공언한 한 대표가 향후 당 쇄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재차 파열음을 내며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가 당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친윤계와 다시 충돌하고,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경우 양측의 갈등은 봉합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한 친윤계 인사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정 관계가 달라지지 않겠나"라며 "본인이 대통령에 각을 세우면 할 수 없고, 협조하면 잘 가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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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총연맹 총재 기념사 듣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인천=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기념사를 듣고 있다. 2024.7.4 [email protected]

◇ 현재·미래권력 간 "전략적 관계 유지" 관측도…채상병특검 첫 시험대


다만 한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만큼, 양측 관계가 마냥 악화일로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대표로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절반 넘게 남았고, 자신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과 따로 가는 여당"을 택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역시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밑도는 흐름 속에서 당원들이 선택한 한 대표를 과거 이준석·김기현 전 대표처럼 완력으로 밀어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런 점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윤 대통령과 차기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한 대표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으로서 안정적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충돌보다는 전략적 공생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부자(父子)" 관계로 뿌리가 같은 걸 부인할 수 없다"며 "건강한 당정 관계를 잘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과 저의 정치적 목표는 완전히 같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양측의 전략적 상생이 성공할지는 당장 국회 재표결을 앞둔 "채상병특검법"이 첫 가늠자로 꼽힌다. 한 대표가 제시한 "제삼자 추천 방식의 특검"에 대통령실과 당 원내지도부가 부정적 입장인 가운데, 한 대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양측 관계 설정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도 한 대표가 당내 기반과 리더십을 얼마나 확고히 가져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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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국민의힘 6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
(서울=연합뉴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7.19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 친한·친윤 갈등 해소 과제…당권-대권 분리 규정 "불씨"


한 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패장의 조기 복귀" 논란을 무릅쓰고 전당대회에 나섰다.


이는 한 대표를 향한 경쟁 주자들의 총선 책임론 공세 소재가 됐고, 당권 경쟁이 과열되며 "자해", "자폭" 같은 말이 나올 정도로 "역대급 진흙탕 경선"이 되고 말았다.


"한동훈호(號)"는 이처럼 전당대회 과정에서 터져 나온 당내 계파 갈등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한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당 화합을 위한 "탕평 인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부 폭로가 터져 나온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 운영 의혹", "나경원 의원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논란" 등을 쟁점화하려는 야권의 공세도 막아내야 한다.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뿐 아니라 한 대표도 특검 대상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여전히 "고령·보수·영남"에 매몰됐다는 당의 체질을 개선해 2년 후 지방선거, 3년 후 대선에 대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한 대표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면 당헌·당규상 내년 9월에는 물러나야 한다. 대권 도전 의사가 있으면서 지방선거 공천권 등을 염두에 두고 당 대표직을 유지하려 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한 대표가 생각이 바뀌어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건드리려 하면 "이재명과 다를 게 뭐냐"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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