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올림픽] 일본 유도…
도쿄 올림픽서 금메달 14개 중 9개 수확…알고 봤더니 비밀병기 활용
기술·버릇·성공률 분석…LA 올림픽서는 선수 움직임 예측까지 시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 에런 울프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종목에 걸린 14개 금메달 중 무려 9개를 쓸어 담았다.
한국이 전체 종목에서 따낸 금메달(6개)보다 일본이 유도 종목에서만 딴 금메달이 더 많다.
유도에서 선전한 일본은 금메달 27개로 미국, 중국에 이어 종합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유도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대량 획득에 성공한 이유가 있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1일 일본 유도대표팀이 도쿄 올림픽에서 사용했던 분석 시스템 "고질라"(GOJIRA)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금(GOld), 유도(Judo), 한판승(Ippon), 혁명(Revolution), 조화(Accordance)의 약자로 이름을 지은 "고질라" 시스템은 전 세계 유도 선수들의 방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필승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전일본유도연맹은 약 10년 전 연맹 직원 15명이 중심이 된 과학연구부를 신설해 모든 국제대회의 경기 영상을 확인한 뒤 득점, 실점 패턴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이렇게 쌓인 자료는 영상 약 5만건에 달한다.
일본은 고질라를 활용해 상대 선수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어떤 기술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는지, 어느 정도의 성공률을 기록했는지 자료화했다.
일본이 분석한 건 선수뿐만이 아니다. 심판들의 성향과 진행 방식까지 데이터화했다.
선수들은 자료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과 전략을 짜고 이에 맞는 집중 훈련을 펼쳤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유도 국가대표 남자 90㎏급 무라오 산시로도 고질라 프로그램으로 파리 올림픽 준비를 한다.
그는 해당 체급 최강자이자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라샤 베카우리(조지아)를 꺾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집중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베카우리가 심판의 "그쳐" 선언 직후 공격 포인트를 얻는 비율이 80%에 달한다는 내용을 분석해 훈련하기도 했다.
일본의 스포츠 과학 투자는 유도 종목에 국한하지 않는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쓰쿠바대 과학연구센터는 슈퍼컴퓨터 페가수스를 통해 다양한 종목의 경기 영상을 분석, 선수들이 향후 어떤 움직임을 펼칠지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선수 생체 변화를 통한 상황별 버릇까지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 프로그램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