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벽에 부딪힌 美 빅테크…
"빅테크 주가, 실적 부진 시 주가 1년 전으로 돌아갈 수도"
"금리 인하시기에 영향" 美 2분기 GDP 및 6월 PCE 발표도 관심
빅테크 (PG)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 증시 랠리를 주도하던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조만간 있을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테슬라 등의 실적 발표가 시장 방향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8.8%)를 비롯해 아마존(-5.8%) 등 빅테크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테크부문(SPLRCT) 지수는 지난주 6% 가까이 떨어졌고, 시가총액 9천억 달러(약 1천252조원)가량이 줄어들었다. 나스닥100지수도 지난주 4월 이후 최대 폭인 4% 급락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대형 기술주에서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23일 알파벳·테슬라를 시작으로 그 다음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등 매그니피센트7의 실적 발표가 잇따라 예고되어 있다.
문제는 빅테크 주가에 이미 AI 관련 기대감 등이 반영돼 있고 AI 붐이 고평가 상태라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 반도체업체 TSMC도 최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데이비드 코스틴 등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애널리스트들이 빅테크 매출 전망치를 상향할 정도로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가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의 사미르 사만나 선임전략가는 "빅테크가 AI로부터 의미 있는 매출·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AI 붐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게 된다면 주가가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마틴 애덤스 수석전략가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면에서 역대 평균보다 높은 유일한 섹터가 기술 분야이며 여전히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다면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기술주에 대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은 만큼 실적 미스는 "용서할 수 없는 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집계를 보면 애플·MS·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 등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의 2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직전 3분기 동안 보여줬던 44∼49% 성장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25일)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6월분(26일) 발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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