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복잡 난해한 &…
올해 개인 커버드콜 2조 넘게 순매수…"상방 제한" 보완 2세대 상품 잇단 출시
옵션 만기·행사가 따라 성과반영 차이 등 구조 복잡…"장단점 이해해야"
2023년 5월 설립 50주년을 맞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커버드콜 전략을 내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으나, 복잡한 구조 탓에 상품을 올바로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전날(16일)까지 국내 상장 커버드콜 ETF를 2조532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지난 1∼5월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액이 1조원3천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한 달 반 동안 커버드콜 ETF에 7천억원 규모의 순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23종목이다. 이 가운데 12종목이 올해 상장했으며, 2분기(4∼6월)에만 8종목이 출시됐다.
특히 최근에는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해도 수익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ETF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2세대 커버드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커버드콜 ETF 구조가 더욱 난해해져 개인투자자들은 투자하려는 ETF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 그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먼슬리부터 초단기(0DTE)까지…옵션 만기 따라 성과 차이
옵션은 미래의 특정 만기일 또는 그 이전에 기초자산을 사전에 약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다. 장래에 살 권리를 콜(call)옵션, 팔 권리를 풋(put)옵션이라고 한다.
커버드콜은 콜옵션 매도를 활용한 투자 전략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횡보할 때 콜옵션 매도로 생기는 꾸준한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은 포기하는 게 커버드콜의 특징이다.
일반적인 커버드콜(빨간선)의 구조. 주가가 오를수록 수익을 얻지만(파란선) 동시에 커버드콜 매도로 손실이 생겨(노란선) 결국 수익은 제한된다.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고 횡보할 때 옵션 프리미엄을 얻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설명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커버드콜의 "상방 제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때 옵션의 매도 비중은 옵션의 만기와 관련이 있다.
옵션은 만기가 1개월인 먼슬리 옵션, 만기 1주일의 위클리 옵션, 만기가 0∼1일 이내로 짧은 초단기 제로데이트(0DTE·0 day to expiration) 옵션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1회 수취 프리미엄은 초단기 옵션이 먼슬리와 위클리 대비 적지만, 초단기 옵션은 매 영업일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어 매월 누적 프리미엄의 합은 먼슬리(월 1회 프리미엄 수취), 위클리(주 1회 프리미엄 수취)보다 많다.
이처럼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대신 옵션 매도로 수취하는 프리미엄을 증대시키는 방식의 최대 장점은 포트폴리오의 일부만 콜옵션 매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을 매수하고 동일한 기초자산의 콜옵션을 명목금액의 100%만큼 매도해 상방이 제한되지만, 초단기옵션 활용 커버드콜은 콜옵션 매도 비중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상방 제한이 덜하게 된다.
국내에서 초단기옵션을 활용한 ETF는 4개가 상장돼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반도체 15%프리미엄분배(합성)" "ACE 미국빅테크7+ 15%프리미엄분배(합성)" 등 3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다.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한 커버드콜의 구조 [삼성자산운용 투자설명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ATM? OTM?…옵션 행사가, 기초자산 성과 반영 여력 영향
커버드콜 전략에서 또 다른 중요 요인은 옵션의 행사가격이다. 옵션 행사가가 기초자산의 현재 가격과 같다면 등가격(ATM·At the money), 옵션 행사가가 기초자산의 현재 가격보다 높다면 외가격(OTM·Out of the money)이라고 부르며 ATM·OTM에 따라 기초자산 성과 반영 여력에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현 주가가 7만원인 A사 주식을 7만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ATM 콜옵션)이 거래됐다고 가정한다면, 이 경우 주가가 7만원보다 100원이라도 높게 오르는 순간부터 콜옵션 매수자는 권리를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콜옵션 매도자는 주가 상승분만큼의 손실을 보게 된다.
반면 모든 조건이 동일하고 A사 주식을 8만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OTM 콜옵션)이라면, 옵션 매수자는 주가가 8만원까지 오르기 전에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옵션 매도자는 8만원까지의 주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고 옵션을 매도한 프리미엄도 얻게 된다.
즉 옵션 행사가에 따라 기초자산의 주가 상승 반영이 달라지는 것이다.
OTM 커버드콜의 구조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설명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OTM 옵션을 활용하는 전략 역시 상승장에서 상방이 제한되는 기존 커버드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방법으로 널리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 OTM 옵션을 활용하는 커버드콜 ETF는 8개가 상장돼 있다.
2012년에 상장한 국내 최초의 커버드콜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커버드콜5%OTM"과 2017년에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배당귀족커버드콜(합성H)", KB·신한자산운용의 미국 국채 30년 커버드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 등이다.
물론 OTM 옵션 활용의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ATM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 옵션 프리미엄이 높고, OTM은 ATM 대비 옵션 프리미엄이 낮다. 완만한 상승장이라면 OTM 옵션이, 횡보장에서는 ATM 옵션이 유리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 커버드콜 주식·옵션 기초자산 일치 여부 장단점은
상방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한계를 극복하는 또 다른 전략은 "미스매칭"이다. ETF를 구성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와 콜옵션의 기초자산을 다르게 두는 것이다.
커버드콜 시장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각자 상장한 상품을 예로 살펴보면, 한투운용의 "ACE미국빅테크7+15%프리미엄분배(합성)", 삼성운용의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미래에셋운용의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은 모두 나스닥100 또는 나스닥100 ETF(QQQ)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옵션을 매도한다.
차이가 있다면 삼성운용과 한투운용의 상품은 ETF 포트폴리오를 미국AI테크기업 상위 10개, 미국 빅테크 7개로 각각 선정해 옵션 기초자산(나스닥100)과 불일치시켰다는 점이다. 미래운용의 상품은 주식 포트폴리오의 기초자산과 옵션자산이 나스닥100으로 동일하다.
이는 미국 테크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최근 나스닥100을 상회할 정도로 성과가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초자산이 옵션 자산의 성과보다 우월하다면 추가 상승폭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미스매칭 전략을 활용한 대표적인 상품이 한국에서 "제피"로 알려진 월배당 커버드콜 ETF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JEPI)다. 콜옵션의 기초자산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지만 주식 포트폴리오는 S&P500을 그대로 담는 게 아니라 110여개 기업을 선별한다.
JEPI는 기본적으로 S&P500 콜옵션 매도로 꾸준한 프리미엄을 얻되, 주식 포트폴리오의 액티브 운용으로 S&P500보다 초과 성과를 거둬 상방 제한의 단점을 보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물론 하락장에서는 특정 섹터·테마의 성과가 S&P500이나 나스닥100 등 대표 지수 성과에 못 미칠 확률이 높으므로 주가 전반이 약세를 보인다면 기초자산과 옵션자산이 불일치하는 ETF가 하락폭이 더 클 수 있다.
또 빅테크 등 포트폴리오 편입 기업들의 주가보다 나스닥100지수가 크게 급등하면 옵션 행사가격 이상에서 수익과 손실이 상쇄되지 않으므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 "완벽한" 상품 없다…기초자산 하락 손실 피할 길 없어
최근 들어 커버드콜 ETF 종목명에 "10∼15%"가 들어간 상품이 여럿 출시되고 있으나 이는 정기예금 같은 약정 금리가 아니라 ETF의 연 분배율 "목표치"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콜옵션의 기초자산, 예컨대 나스닥100의 변동성이 현저히 감소해 옵션 프리미엄이 낮아질 경우 수취하는 분배금도 줄어든다.
15%라는 수치 역시 연간 지급된 분배금의 합이 ETF 연평균 순자산가치(NAV·ETF 1주가 보유한 순자산)의 15%에 해당한다는 의미이지,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ETF 가격에서 연 15%에 해당하는 분배금을 제공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버드콜은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으로 주가 하락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뿐, "하락을 피하는" 커버드콜 ETF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는 참여율과 관계 없이 수취한 프리미엄을 제외한 기초자산 하락률은 최대 100%로 동일하다"며 "상품마다 장단점이 있기에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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