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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간판 김민석 꺾고 출전권 딴 "이변의 사나이"

"파리 올림픽서 메달 따고 멋지게 은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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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국가대표 이승찬
[이승찬 본인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 국가대표 이승찬(28·강원도체육회)의 신장은 195㎝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144명의 한국 선수 중 가장 크다.


이승찬은 큰 키만큼 레슬링인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한국 레슬링은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단 두 장 얻는 데 그쳤지만, 레슬링인들은 남자 최중량급에 출전하는 이승찬이 메달 획득에 성공해 부활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승찬은 수개월 전까지 별다른 두각을 내지 못한 무명 선수였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는커녕 작은 국제대회에서도 좀처럼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이승찬은 한국체대 재학 시절 왼쪽 어깨 탈구 증세와 오른쪽 무릎 부상 여파로 2년 가까이 재활에 전념했고, 도쿄 올림픽이 열린 2021년엔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고질적인 양쪽 어깨 문제를 겪은 이승찬은 선수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이승찬은 "재활 기간이 길어져서 매우 힘들었다"며 "파리 올림픽을 현역 시절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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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국가대표 이승찬
[이승찬 본인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지난해 레슬링 명문 삼성생명에서 강원도체육회로 소속 팀을 옮긴 이유는 후회 없이 파리 올림픽에 도전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


이승찬은 "강원도체육회는 훈련 방식이 다른 팀과는 다르다"라며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주기 때문에 내 방식에 맞춰 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훈련 파트너와 기술 훈련에 전념했다.


체급, 유형, 실력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맞는 훈련을 소화했고, 몸 상태에 문제가 생기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조금씩 몸 상태와 실력을 끌어올린 이승찬은 지난 2월 "대형 사고"를 쳤다.


2024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남자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 간판 김민석(수원시청)을 꺾은 것이다.


김민석은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2022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딴 한국 레슬링의 간판급 선수다.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고,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김민석은 한국 레슬링의 "희망"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이승찬은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김민석을 누르며 파리 올림픽을 향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아시아쿼터 대회 그레코로만형 130㎏급 경기에서 나빈 나빈(인도)과 오쿠무라 소타(일본)를 차례로 격파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승찬의 실력에 관해 반신반의하던 국내 레슬링계도 기대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 이승찬과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성신양회)을 파견하는데, 레슬링계에선 이승찬의 메달 가능성을 좀 더 높게 평가한다.


이승찬은 최근 연합뉴스에 "파리 올림픽에서 멋지게 메달을 획득한 뒤 후회 없이 은퇴하고 싶다"며 "남은 기간 죽기 살기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올림픽 레슬링 종목은 체급별로 1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7번 시드를 받은 이승찬은 두 경기에서 승리하면 4강에 올라 메달을 노릴 수 있다.


이승찬이 출전하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급은 현지시간 8월 5일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치르고, 6일 패자부활전과 메달 결정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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