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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한 번 뿐이라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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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극극극 리스크 회피 성향입니다. 모든 행동을 할 때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 리스크가 스스로 감당 가능하다고 생각할 때"만" 행동을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완벽하게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관심이 가고, 하고싶은 일이 있어도 이걸 했을 때 "잘못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이상 절대 무언가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성향은 제 삶의 실패를 극단적으로 줄여주었으나 반대로 새로운 것의 시도 또한 싹 다 죽여버렸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만 되는 게 아니라 일단 한 번 해보고, 우연찮은 접촉으로 확 뒤바뀔 수 있는 건데 그런 걸 싹 다 차단해버렸으니까요.


우리 인생은 단 한 번 뿐입니다. 종교인의 생각은 다를지 몰라도 극 유물론자인 저는 최소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생이 한 번 뿐이라면 잘못된 선택의 리스크가 커집니다. 만약 이 길로 갔다가 잘못되면? 한 나이 40대쯤 돼서 "이 길이 아니었던 것 같아..."라고 느끼게 된다면? 이제 다른 선택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면? 저는 그게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인생을 여러번 살 수 있으면 "어 그래? 다음생엔 다른 루트를 뚫어봐야지" 하고 넘어갈 수 있겠으나 우리의 인생은 한 번 입니다. 돌이킬 수 없어요.


이 두 성향의 조합이 현재의 저를 최악의 형태로 가두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인생의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나름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는 있으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 무언가 크게 변화해야합니다. 그냥 현실과 타협해서 억지로 회사에 빌붙어있든, 회사를 때려치우고 대학원을 가든, 전문직 준비를 시작해서 공부를 하든. 제 앞의 길은 무수히 많습니다.

문제는 이중 확신이 드는 길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아예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확신이 드는 길이 있다면 저는 리스크를 감내하고 선택하겠으나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저는 굉장히 많은 분야에 "흥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 흥미로 끝나버립니다. 제 인생을 걸고 파볼까하는 확신이 드는 분야가 없습니다. 아니, 좀 더 자세히는 하고싶은 건 내 능력에 확신이 없고, 해볼만한 건 흥미가 크지 않다고나 할까요.

인생이 여러번이었다면 그냥 아무거나 하나 잡고 팠을테죠. 아니더라도 다음생에 잘 하면 되니까. 리스크 회피가 아닌 낙천적인 성향이라도 아무거나 잡고 팠을 테지요. 좀 늦은 것 같더라도 나이 신경 안쓰고 다시 새 길을 찾을 동력이 있을테니까.

둘 다 아닌 저는 현재도 망설이고 선택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을 뿐입니다. 현재 상태에 이도저도 아니게 머무르는 건 최악입니다. 최선의 선택을 할 자신이 없어서 최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미적될수록 시간은 가고, 제 나이의 어드밴티지는 줄어들며, 점점 리스크는 커져감에도.


나에게 무언가를 할 열정, 과몰입할만한 대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절실히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몸에 베어버린 이 쓰잘데기 없는 걱정마저 모두 던져버리고 돌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현재 너무 두려워요. 미래가. 이 의미 없는 것 같은 인생이.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돌아오는 고통이.

배우고 싶은 분야는 너무 많지만 눈 앞에 펼쳐진 다양한 수십갈래의 길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패닉이 옵니다. 그렇게 결국 서있으면 이 기회들마저 사라져버림에도.


인생 참 어려워요. 차라리 이런 부담 다 던지고 즐겜할 수 있으면 오히려 더 행복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텐데. 선택 이전에 오히려 나라는 인간 자체가 뜯어고쳐지면 좋겠습니다만 쉽지 않은 일이죠.


저란 인간이 이렇게 계속 고민하고 계산하고 스트레스 받다보면 결국 급발진하게 되던데 어떤 방향으로 튀게 될런지. 차라리 나의 결정보단 이런 급발진으로라도 "선택"을 할 수 있게 되는 게 더 기대되는 서글픈 인생입니다.

이렇게 또 수십번쯤 똑같은 고민을 하며 앞으로 뭘 해야할지 속으로 끙끙 앓으며 이번주가 끝나갑니다.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또 그 다음달도. 이 고민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고 무언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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