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3중전회 부동산대책…
블룸버그, 3가지 시나리오 제시…"680조원 투입 미분양 주택 10% 해소 방안 유력"
리창 총리도 하계 다보스 연설서 "中경제, 중병서 회복한 환자…강한 처방 불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경제 정책 방향이 제시돼온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이 자리에서 어떤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시장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중전회 후 중국 지방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돈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얼마나 찍어낼지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인민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 완화에 나섰던 2008∼2014년과 비슷한 약 24조위안(약 4천544조원) 규모 돈 찍기에 나서는 것으로, 이렇게 하면 미분양 주택 약 70%를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이 이런 모험에 나설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데이비드 쿠·창 슈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한 부수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해결책"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렇게까지 나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유럽 부채 위기 이후인 2009∼2012년 유럽 중앙은행과 비슷한 13조위안 규모 자금을 풀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럴 경우 주택 재고의 약 40%를 사들일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양적 완화도 부채 급증과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속화 등 대가를 치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기관은 짚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꼽은 가장 유력한 방안은 중국이 2015∼2018년 시행한 "판자촌 재개발"과 비슷한 프로젝트다.
인민은행이 은행들에 3조6천위안(약 680조원)을 제공하는 이 프로젝트를 되풀이하면 미분양 주택 재고 10%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조달된다.
또 중국 인구 1.6%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할 수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의 최근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하계 다보스포럼) 연설도 충격요법이 나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리 총리는 연설에서 "팬데믹 여파로 중국 경제는 중병에서 회복한 환자와 같다"면서 "중의학 이론에 따르면 이 시점 우리는 강한 처방을 쓸 수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그는 "신체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조정하고 천천히 보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앤드루 뱃슨·웨이 허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보고서를 통해 "기본적 베이스는 3중전회가 시진핑 주석이 이미 제시한 노선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시 주석이 주창한 첨단기술과 고효율을 통해 생산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재정 개혁 문제는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중앙정부 재정 지출은 글로벌 평균 약 20%보다 한참 낮은 약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방정부들이 지출하고 있다.
이밖에 연금과 후커우(戶口·호적) 개혁, 은퇴 연령 연장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3중전회는 오는 15∼1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역대 행사에서는 개혁·개방 노선과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 청사진 등 중국의 중대한 경제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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