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러시아 3.1운동 이끈…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이 쓴 "문창범 평전"
일제 주요 감시 대상 인물 카드에 기록된 문창범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근대사료 데이터베이스(DB)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919년 3월 17일 러시아 니콜스크-우수리스크에서 조선의 독립을 요구하는 외침이 울렸다.
대한국민의회 명의의 "독립선언서"가 발표됐고 곳곳에서 만세 운동이 펼쳐졌다.
일본 헌병대와 러시아 군대가 출동해 시위 행렬을 해산시켰으나, 독립을 향한 열망은 막지 못했다. 그 중심에는 독립운동가 문창범이 있었다.
러시아 지역에서 3·1운동을 이끈 문창범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평전이 나왔다.
한국독립운동사를 전공한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이 쓴 "문창범 평전"(선인)은 러시아 한인들이 "대통령"으로 부른 지도자, 문창범 선생의 삶과 주요 활동을 정리한 책이다.
대한독립선언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창범 선생은 연해주 지역 독립운동을 이끈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함경북도 경원 출신인 그는 1877년 러시아로 이주한 뒤 러시아 군납업자로 일하며 재산을 모아 연해주 한인 학교 설립과 "해조신문" 등 한글 신문 발간을 지원했다.
그는 1919년 2월 해외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 39명 명의로 발표한 "대한독립선언서"에 만주·러시아지역 한인 독립운동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시정부의 성격을 띤 최초의 조직인 대한국민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러시아 지역 항일투쟁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의 최후 행적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러시아에서도 조국 조선을 잊지 않은 인물이었으나 오늘날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모두가 잊어버린 인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독립운동가 문창범 선생
[연합뉴스 자료사진]
책은 "원호인"(元戶人·귀화 한인)으로 불린 그가 계몽 운동에 뛰어들고 격동의 시기에 3·1운동을 이끌기까지의 일대기를 시기별로 나눠 살펴본다.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을 중심으로 한 권업회(勸業會), 러시아 혁명 이후의 대한국민의회 조직, 대한민국임시정부 교통총장 추대 등 주요 활동도 짚는다.
박 이사장은 "오늘날 고려인으로 불리는 동포들의 역사를 분석함으로써 고려인의 특징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베리아 벌판에서 또 다른 조국, 조선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경계인들의 항일투쟁이 보다 밝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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