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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 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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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 부터 2년 9개월 전.

아들 녀석이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좀더 큰 차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고 있는 벤츠 CLS450은 뒷자리 높이가 낮기도 했고, 둘째도 계획에 있었으며, 카시트를 놓으니 뒷자리가 정말 좁아보이더군요.

처음 목록에 올라온 차는 볼보 XC90 이었습니다.
매장에 가서 시승을 해보니 차량도 크고 튼튼한 느낌이고, 디자인도 세련되어 보이며, 특히 차량사운드가 좋더군요.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켜줄 "볼보"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더 해지니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하고 나왔습니다.
다만 차량이 많이 밀려있어서 실제 출고까지는 1년정도 걸릴거라고 하더군요.

그 후, 계약을 하고 나서도 제네시스 GV80, BMW X6,X7, 벤츠 GLE, 테슬라 모델Y 등등 다른 차들을 시승하다 보니
기왕 가는거 포르쉐 카이엔도 가서 시승해볼까 하는 생각에 가서 시승을 해봤습니다.

차알못이었던 제가 느끼기에도 생각보다 각 브랜드별 차량이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브랜드별 각각의 장단점이 있었지만, 저는 결국 XC90 계약을 취소하고, 카이엔으로 결정했습니다.

포르쉐는 1년6개월 뒤에는 차량을 받을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 볼보도 1년 걸린다고 했으니 1년이나 1년6개월이나 뭐 큰 차이 있나.", "1년6개월 걸린다고 하고 실제로는 더 빨리 나오겠지."
라는 기대와 함께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그 사이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여러가지 출고는 끝도 없이 미루어 집니다.
1년 6개월이 걸릴거 라는 대기기간은 2년9개월이 되서야 끝나게 되죠.
아장아장 걷던 아들은 집 안을 날아다니는 유치원생이 되었고, 그 사이 둘째도 태어났습니다.

그냥 다른 차 살까? 다른 브랜드 중고차(마세라티 르반테, 레인지로버등)도 괜찮아 보이는데?
라는 생각에 수도 없이 흔들렸지만 결국 기다렸고, 출고하였습니다.

출고 2일 차 첫 소감은

<장점>
1. 생각보다 차가 승차감이 괜찮다.
- 이전 페이스리프트 되기 전 버전은 정차시 떨림도 심하고, 승차감도 타 브랜드에 비해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레인지로버의 구름 위를 떠다니는 승차감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번 페이스리프트 이후 승차감이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2. 생각보다 차량 사운드가 좋다.
- 차에서 음악 듣는 것에 많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부메스터 옵션 (870만원)을 선택하였습니다.
처음 들었을때는 생각보다 별로인데.. 이게 870만원의 값어치가 있나? 싶었는데, 세팅값을 조금 바꿔주니 훨씬 좋더군요.
제가 타봤던 차 중 최고의 음질을 자랑했던 차는 BMW i7 이었는 데, 그 차에는 못 미쳐도 괜찮은 품질을 보여줍니다.

3. 생각보다 내부 옵션이 괜찮다.
- 클럽 레더 옵션(790만원)을 선택했는데, 출시 후 받아보니 색감도 나쁘지 않고 가죽 느낌도 좋았습니다.
카페에서 "고무다라이 레드" 라고 비웃음 당하기도 하던데, 그런 느낌도 없지 않기는 했어요 크크
개인적으로 실내는 브라운 컬러를 좋아하는데 클럽레더는 검정과 바리크 레드 밖에 없어 아쉬웠네요.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도 깔끔하고 만족했습니다.

<단점>
1. 생각보다 차가 안 나간다.
- 이제 이틀차고, 출퇴근 길만 운전해서 그렇게 밟을 일이 없었지만, 차가 밟는 대로 잘 나가지는 않습니다.
(CLS450이 훨씬 가속력이 좋습니다.)
애초에 노말 버전은 여러 유튜버들이 얘기했던대로 포르쉐라는 브랜드 이름값에 비해 안 나가기는 합니다.
그래도 밟는 성향도 아니고 패밀리카로 산거라 큰 단점은 아닙니다.

2. 생각보다 차가 크다.
- 차량 크기가 산타페랑 비슷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차를 운전해본 느낌은 훨씬 크다 느낌이었습니다.
주차도 처음에는 좀 어렵고 차선 맞추기가 힘들더군요.

3. 후방카메라가 거지 같다.
- 타이칸과 911 도 시승해봤는데 그 때도 후방카메라 왜곡이 심하고 별로 더군요.
왜 이 카메라를 쓰는지 이해가 안 되요.

4. 여러 곳에서 원가 절감의 흔적이 보인다.
- 뒷 좌석 그물망은 진짜 너무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5. 출고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 100명이 계약하면 이 때까지 기다린 사람이 10명도 안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하이브리드 버전을 받고 싶어서 하이브리드도 계약해놨는데 아직까지 국내에 이번 페리버전 하이브리드 1대도 출고가 안 되었습니다.
딜러도 하는 말이 하이브리드는 최소 6~8개월은 더 기다려야 할거 같다고 하길래 그냥 휘발유 버전으로 받았네요.



불과 10여년 전에는 단칸방 살던 제가 좋은 차를 타니 감회가 새롭네요~
조심스럽게 안전운전해서 오래오래 잘 타도록 하겠습니다.
추천95 비추천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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