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10년만 정규앨범 낸 …
앨범 "N/A"에 실험적인 13곡 수록…"즐거운 에너지와 영향력 드리고 싶어요"
밴드 솔루션스
[엠피엠지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앨범을 접했을 때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고 호기심을 가지길 바랐어요. 그래서 앨범 커버부터 일반적이지 않고, 이상하고, 심지어 불편할 수 있는 이미지를 활용했습니다." (나루)
밴드 솔루션스(THE SOLUTIONS)가 지난달 발매한 정규 3집 "N/A"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작품이다. 앨범 커버 이미지에는 인간의 손가락에 눈동자를 붙인 듯한 괴형체가 그려져 있고, 수록곡 중 일부는 우주의 소리를 담은 듯한 생경한 음향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 결과로 탄생한 음악은 "무언가 다른 것"을 품고 있다. 독특한 이미지와 새로운 음악은 솔루션스가 2014년 "무브먼츠"(MOVEMENTS) 이후 10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으로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다.
솔루션스 정규 3집 'N/A'
[엠피엠지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컬 박솔은 8일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뮤직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대중이 좋아하는 것에 애써 맞추려 하기보다 멤버 각자의 취향과 개성을 응축한 앨범"이라며 "기존에 해온 음악은 밝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앨범은 어둡고 어려운 느낌을 주는 곡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해지지 않은"이라는 뜻을 담은 이번 앨범은 밴드의 설명처럼 거친 분위기를 준다. LP로 음악을 듣는 듯한 효과를 삽입한 동명 타이틀곡부터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록 "삼"(三) 등 실험적인 시도를 담은 13곡으로 앨범을 구성했다.
기타리스트 나루는 "작업한 곡들을 모아보니 "시대유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며 "음악이든 작업 방식이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가사도 더 거칠게 쓰면서 솔직하고 개인적인 음악을 만들어 나갔다"고말했다.
나루와 함께 프로듀싱을 담당한 베이시스트 권오경은 "앨범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센 것을 내자고 이야기했다"며 "드럼으로 음 하나를 연주하더라도 무엇이 더 잘 어울릴까 불편하게 작업했다. 그런 부분도 상상하며 들어보시면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밴드 솔루션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루, 권오경, 박한솔, 박솔 [엠피엠지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멤버들은 이미지나 영상으로 소통하며 말로 풀어내기 힘든 강렬한 생각들을 정리해 나갔다. "삼"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속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권오경은 "앨범 커버의 기괴한 이미지 역시 불편한 인상을 주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며 "손 모양이 왕관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우리만의 것을 쌓아서 왕관을 쓰고 싶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은 진솔한 생각을 곳곳에 심어 두었지만, 해석을 미리 정해 놓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앨범 전체를 듣고 나면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가사 작업에도 신경을 썼다.
박솔은 "무언가를 비유할 때도 많이 쓴 적 없는 단어가 무엇일까 고민이 많았다"며 "단어 하나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곡의 의미가 달라지게 했다.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루는 "카페에 앉아서 하루 종일 단어를 써 내려가며 가사로 사용할 단어를 정하기도 했다"며 "그러다 보면 가사가 정해져서 "언제 이걸 다 썼지" 생각이 든다. 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며 작업하다 보니 어렵지만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솔루션스는 작업 과정에 공을 들인 만큼 결과물을 대하는 애정도 더 크다고 말한다. 멤버들은 숨은 의도를 하나씩 찾아가며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드러머 박한솔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 연습도 많이 하고 집요하게 음악을 만들었다"며 "10년 만에 발매한 앨범이 과정과 결과물 모두 만족스러워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밴드 솔루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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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데뷔한 솔루션스는 지난 12년의 활동으로 일희일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특히 최근 젊은 밴드들이 주목받으며 "밴드 붐"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들은 다음 작업물을 만족스럽게 만드는 법을 고민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박솔은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이뤘고, 밴드 붐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며 "저희가 바라는 이상적인 작품이 나왔기에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목표를 부여해야 더 재밌게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와 음악 축제, 단독 콘서트 등 하반기 크고 작은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팬들과 함께하며 얻은 에너지를 돌려주는 것이 목표다.
"제가 좋아해 시작한 음악인데 저희 음악으로 힘을 얻었다는 분들을 만나면 감사하기도 하고, 사명감도 생겨요. 앞으로도 순간의 즐거움이라 할지라도 힘을 드리고 좋은 영향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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