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올림픽] 태극전사가…
여자 50m 소총3자세 출격…"첫 올림픽, 감 제일 좋은 상태"
자신의 입간판 옆에서 포즈를 취한 여자 사격 이은서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여름 올림픽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사격의 "비밀 카드" 가운데 한 명은 바로 이은서(30·서산시청)다.
중학교 1학년 때인 2006년 처음 총을 잡았다가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이은서는 꾸준하게 기량을 키워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여자 50m 소총3자세 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이은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 2개를 땄다
박하준(KT)과 호흡을 맞춘 10m 공기소총 혼성전에서 슛오프 끝에 역전 동메달을 땄고, 여자 50m 소총3자세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주 종목인 소총3자세 개인전은 4위로 밀려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이번 파리 올림픽은 메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소총3자세는 본선에서 7㎏이 넘는 무거운 총을 들고 남녀 모두 슬사(무릎쏴), 복사(엎드려쏴), 입사(서서쏴)를 20발씩 총 60발 쏜다.
사격하는 이은서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3자세 개인 결승전에서 이은서(서산시청)가 사격을 하고 있다. 2023.9.27 [email protected]
경기 시간이 3시간이 넘기 때문에 사격 종목 가운데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한 편에 속한다.
본선 상위 8명이 진출해 메달을 가리는 결선에서는 슬사와 복사를 각각 5발씩 3회 쏘고, 마지막으로 입사를 5발씩 2회 사격해 점수가 낮은 2명이 먼저 탈락한다.
이후 입사 한 발에 한 명씩 탈락하는 피 말리는 경기를 통해 최후의 1인을 가린다.
장갑석 파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이은서의 강점으로 집중력과 입사를 꼽았다.
장 감독은 "결선에 가면 슬사나 복사는 차이가 별로 안 난다. 결국 입사에서 승패가 갈리는데, 이은서는 순간 집중력이 좋아서 입사에 강점을 보인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과 인도가 세계 사격계를 주름잡는 것과 달리, 힘과 지구력이 중요한 여자 50m 소총3자세는 서구권 선수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는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서네이드 매킨토시(영국)다.
손 흔드는 이은서
(항저우=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7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3자세 개인 결승전에서 이은서(서산시청)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3.9.27 [email protected]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매킨토시는 올해 카이로와 바쿠, 뮌헨까지 세 차례나 사격 월드컵 여자 50m 소총3자세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 3회 우승 경력이 있는 안나 얀센(독일·세계 2위)도 강자로 손꼽힌다.
현재 세계 6위인 이은서는 꾸준하게 기량이 우상향 곡선을 그려 세계 사격계에서도 "다크호스"로 주목하는 선수다.
이은서는 "첫 올림픽 출전인데 나름대로 오랜 시간 준비했다. 생각했던 대로 차근차근 올라와서 감이 제일 좋은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특정 선수를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에서 제가 연습한 걸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올림픽에서 다른 선수가 어떻게 쏘든, 제가 자신 있게 즐긴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봤다.
올해 1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50m 소총3자세 금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이은서는 "올림픽 금메달 따면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 이번 올림픽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믿고 경기하도록 많이 연습했다.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여줄 수 있는 꾸준함이 만들어졌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10m 공기소총 혼성 박하준-이은서 동메달
(항저우=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6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10m 공기소총 혼성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딴 박하준과 이은서가 시상대에 올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9.26 [email protected]
매서운 눈으로 표적을 겨냥하는 이은서는 총을 내려놓으면 서글서글한 눈매의 "취미 부자"로 변한다.
PC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와 프로야구 관람을 즐긴다는 이은서는 특히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한다.
투수 김원중과 외야수 윤동희를 좋아한다는 이은서는 "만약 파리에서 메달을 따고 돌아온다면, 사직구장에서 시구 한번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은서가 출격하는 여자 50m 소총3자세 본선은 한국시간으로 다음 달 1일 오후 7시에 시작하고, 결선은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 첫 발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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