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 기분을 다이어트의 동료로 삼는 방법
지난번에 소개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의 한 절이 “기분이 나빠지면 폭식하는 이유”입니다. 감정을 충족하는 방법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다루고, 음식으로 공허함을 채우지 않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비슷한 관점으로 기분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책이 있습니다. 마침 제목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에서 가져왔군요. 바로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입니다.
글쓴이 이유주는 본인이 여러 차례 다이어트 실패와 그로 인한 섭식장애를 겪고 이를 탈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만 전문 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는 체질로 오해받는다고 하네요. 그만한 성공 스토리가 있고, 또 비만 전문 의사로 활동하면서 그간 진료해 온 환자들이 전통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충실히 실천하면서도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경험담에 새로운 의학적 이론과 가설을 접목해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 방법은 살을 빼고 싶어하는 수많은 현대인들에게 좋은 조언자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 생명공학부 - 가톨릭대 의전원 테크트리를 탔는데 2013년 학부 졸업이니 의대 복귀 2년 전인 의전원 전성시기이기도 하네요. 책을 읽어보면 글쓴이는 진짜 비만인 세월보다는 순환기분장애로 인한 섭식장애로 고통받은 세월이 더 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도 비만 인구도 많지만 특히 여성분들은 진짜 비만이 아닌데도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 않을까 싶고 그런 분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 제목도 그렇지만 각 장의 제목들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글귀들입니다.
머리말 지금 당신의 다이어트가 고되고 괴롭다면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는 중입니다
1장 식욕을 관리하고 일생이 달라졌다
스트레스와 식욕의 무한굴레
왜 내 기분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걸까?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몸무게
나는 당당한 탄수화물 중독자
30대, 생존을 위해 운동을 시작하다
그러나 공든 탑도 무너진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 조절이 먼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빠지다
2장 당신의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다이어트 상식
정말 안 먹는데도 살이 안 빠질 수 있다니!
아직도 칼로리를 계산하는 당신에게
소식하는 다이어트로는 살을 뺄 수 없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태워도 살이 안 빠질 수 있다
지방분해주사, 지방흡입수술로 살을 뺄 수 있다?
가짜 식욕이야말로 진짜 식욕이다
몸무게를 줄이기 전에 식욕부터 길들여라
3장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마음부터 날씬해지는 법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음식과 자존감의 상관관계
다이어트와 먹는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나와 음식과 기분 그리고 식욕
음식에 대한 자기 객관화 기록, 식사일기
4장 세상에 나쁜 식욕은 없다
사나워진 식욕을 길들이는 상황별 솔루션
식욕은 개와 같다
배가 고파서 닥치는 대로 먹고 싶다 그렐린:배고픔을 위에서 뇌로 보고하는 호르몬
배는 부르지만 조금만 더 먹고 싶다 도파민: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스트레스받아! 일단 뭘 좀 먹어야겠다 교감 신경계:과부하를 강요당하다
생리 때가 다가오니 식욕이 폭발한다 세로토닌 & 에스트로겐:호르몬의 장난질
당 떨어지는 느낌, 뭐라도 먹어야지 인슐린:과다 분비되면 살이 잘 찌는 몸이 된다!
애써 체중을 줄였더니 식탐은 더 늘었다? 렙틴:체지방량을 보고하는 호르몬
5장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는 음식과 식사법
절대로 당신의 몸을 배고픈 상태로 만들지 마라
100% 믿을 수 있는 음식은 없다
우리가 과당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식욕을 길들이는 식사 ①아침
식욕을 길들이는 식사 ②점심
식욕을 길들이는 식사 ③저녁
어떤 음료를 마셔야 할까?
다이어트 중에 술 마셔도 되나요?
저는 샐러드가 싫어요! 채소도 못 먹어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이렇게 먹으면 살이 덜 찐다
빨리 먹어야 맛있는 음식의 비밀
식후 디저트 먹는 습관 고치기
과자를 먹으려면 이렇게 먹어라
그래도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땐 어쩌죠?
더 먹을까, 말까? 언제 수저를 내려놓을까?
다이어트 약으로 살을 뺄 수는 없을까?
음식을 먹고 난 뒤 몸이 하는 말을 들어보자
6장 식사 말고도 당신이 관리해야 할 일상의 루틴
간헐적 단식, 공복 시간의 필요성
몸과 마음의 근력, 운동으로 키워라
잠을 잘 못 자면, 내 안의 빌런들이 깨어난다
나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몸무게 재는 법도 달라야 한다
좋은 변화가 생겼다면 스스로 보상하라
다른 사람의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라
오늘 잘못된 식사를 했더라도 괜찮다!
제목은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를 따왔고 중심 메시지도 비슷합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는 것처럼, 기분을 잘 관리해 기분이 통제되지 않는 식욕으로 폭주하지 않게 하도록 합니다. 그러나 책의 구성은 전혀 다릅니다. 독립적인 장들로 구성되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짧은 경험담과 조언들이 담겨 있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와는 달리, 이 책은 글쓴이 본인의 다이어트 실패와 성공 경험이 책의 뼈대를 이루고 여섯 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1장은 글쓴이가 왜 살이 찌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힘든 공부를 하기 위해 음식으로 보상을 하고,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푸는 등의 생활 습관 때문에 점차 살이 찌게 됐습니다. 그렇게 기분이 식욕이 되는 삶을 산 것입니다. 그러다가 대학원 수업에서 우연히 자신이 순환기분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를 관리하지 못한 채로 계속 살이 찌면서 마침내는 먹고 토하는 지경까지 이릅니다. 거기에 외모 관리에 강박적인 태도까지 겹치면서 식욕억제제도 먹고 온갖 운동도 해봤지만 실패를 겪고 맙니다.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성공하게 되는 것은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 집착을 내려놓게 되면서입니다. 그러면서 몸을 더 사랑하게 되고 기분도 더 나아지면서 다이어트에도 성공한 것이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혹독한 노동을 하면서 운동을 할 수도 없게 되고 직장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기분이 망쳐지자 도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의 정체를 자세히 살펴 직장을 바꾸고 기분을 다스리는 생활습관을 실천하고서야 다시 살이 빠질 수 있었습니다.
이 글쓴이의 다이어트 경험을 바탕으로, 1장의 마지막에서는 이 책에서 설파하고자 하는 다이어트의 원리가 나옵니다.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직접 맞서 감정을 바꾸려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다. ‘불안해하지 말자’라고 다짐만 해서는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마음을 바꾸려면 몸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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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몸을 바꾸고 싶다면 마음을 바꿔야 한다.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덜 먹고 더 움직이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기분과 식욕을 조절하는 방법을 먼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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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먹는 음식을 바꾸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언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효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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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은 다이어트의 기본 원리와 상식인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면 살이 빠진다”에 도전합니다. 이는 우리 몸의 항상성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지금 몸무게를 유지하고자 하는 복잡한 신경계와 호르몬으로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은 우리 몸의 항상성에 저항하는 것이고, 그 결과 몸은 기초대사량 저하와 식탐을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로 다이어트에 맞섭니다. 그리고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를 공급하기만 하지 않습니다. “음식은 여전히 위로, 보상, 칭찬, 격려, 응원 등의 감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허기가 지지 않는데도 나타나는 식욕을 "가짜 식욕"이라고 하지만, 글쓴이는 이런 가짜 식욕이야말로 정말로 음식을 원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된 몸에서 발산하는 진짜 식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짜 식욕"이라고 이름 붙이고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글쓴이는 식욕을 길들이기 전에 음식과 식욕을 대하는 감정과 태도를 먼저 바꾸라고 주장합니다.
드디어 책과 제목이 같은 3장이군요.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나는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가? 먹는 음식에 끌려다니며 자존감이 떨어져 있지 않은가? 내가 만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음식이면 족한가? 이런 질문을 던져가며 자신의 식욕을 이해하고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렇게 자기 객관화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으로 식사일기를 제시하며 3장을 끝냅니다.
4장 “세상에 나쁜 식욕은 없다”는 3장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서 먹고 싶다, 배가 불러도 먹고 싶다, 기분에 따라 먹고 싶다, 컨디션에 따라 먹고 싶다, 살이 빠지면 먹고 싶다 등 다섯 가지 다양한 식욕의 근원들을 점검하고 각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렇다면 위장이 비었음을 알려주는 호르몬 때문에 그런 것이니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하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배가 불러도 자주 먹는다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도파민 보상 체계가 작동하는 것이니 식사를 대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터의 영원한 적, 요요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체지방량을 조절하는 호르몬 렙틴을 통해 설명하고, 렙틴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5장에서는 첫 절이 제일 중요한 것 같네요. “절대로 당신의 몸을 배고픈 상태로 만들지 마라” 배고픈 상태가 되면 몸이 살찌려고 한다는 징후입니다. 배고픔에 몸이 끌려다니지 않게 하기 위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양을 필요한 만큼으로 제한하고,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먹고 오메가6 지방산을 적게 먹으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것을 권장합니다. 글쓴이의 아침·점심·저녁 식단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이런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을지 한 가지 예를 제시합니다. 편식이 심한 분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싫어하는 음식도 먹게 바뀔 수 있는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또 중요하게 소개하는 것은 음식을 먹는 순간에 집중해, 오롯이 수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마인드풀 이팅"입니다. 이렇게 하면 건강에 좋은 음식들의 숨겨진 맛을 느낄 수 있고, 건강에 나쁜 음식들의 순간적인 유혹 이후에 오는 불쾌한 느낌도 느낄 수 있게 되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먹을 때뿐만이 아니라 먹고 나서 몸의 반응에도 주목해야 건강한 식사가 가능합니다.
6장은 식이요법과는 다르지만, 체중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생활습관을 다룹니다. 간헐적 단식, 운동, 양질의 수면입니다. 글쓴이 본인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했다가 실패하고 운동 자체를 즐기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해서 칼로리를 태우는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이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 자체를 추구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므로 자기 자신에게 조금씩 보상을 하고, 한 번 실패할지언정 너무 큰 결심부터 하지 말고 작은 일부터 실천하라고 마지막 격려를 남깁니다.
얼핏 보면 식단 조절로 저탄고지를 권하는 것 같아서, 저탄고지 열풍이 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논란이 많은 방법인데 꼭 이 방법대로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식단은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건강한 지방을 먹으라고는 해도 저탄고지와는 목적이 다릅니다. 저탄고지는 탄수화물 대신 케톤체를 몸의 주 에너지원으로 삼는 방법이지만, 이 책의 방법은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 빠지는 몸무게에 저항하려는 신체의 호르몬과 신경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지니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을 지니면서 음식 외의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기분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호르몬과 신경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살을 빼면 속도는 느릴지언정 나의 기분이 살을 찌우려는 쪽으로 기울지 않게 되기에 더 건강하고 확실하게 살을 뺄 수 있다는 글쓴이의 주장이 새롭게 느껴지면서도 그럴 수 있다 하면서 수긍하게 됩니다.
이 책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다이어트를 글쓴이가 몸소 체험해 봤기 때문에, 독자들도 읽으면서 "어, 나도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실패했는데!" 생각하고, 글쓴이의 논지를 따라가면서 "아, 이렇게 틀린 방법이었기 때문에 실패했구나!" 하면서 조금씩 설득되어 갑니다. 결국은 글쓴이가 성공한 방법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하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비슷한 제목이지만 전개 방식이 다른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에 비해서는 전문용어가 좀 더 많이 나와 어렵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설명 때문에 책 내용에 더 신뢰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설탕,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이 살을 찌게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몸에 염증이 일어나면 염증 물질이 많아지고, 체지방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신호가 차단돼 렙틴 저항성이 생깁니다. 렙틴 저항성 때문에 몸은 체지방이 늘어나도 살이 찐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정제 탄수화물은 염증 물질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와 같은 전문 용어를 사용한 설명 때문에 정제 탄수화물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본문 중간에 잠깐씩 “닥터 유주의 Q&A"가 있는데, 책을 읽다가 생길 수 있는 예상 질문을 제시하고 글쓴이가 답해 줍니다. 이 부분은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책에서 잠깐 호흡을 멈추고 쉴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아요.
다만 책에서 느껴지는 화학물질 공포증을 유발하는 대목들이 거슬립니다. 안 그래도 건강한 식단의 예시를 가공이 덜 되고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음식 위주로 들었기 때문에 살짝 의심이 들었는데, “식물성 유지는 헥산, 인산염, 표백제 등을 사용해 석유 생산과 동일한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먹을 수 없는 물질과 오메가6 지방산이 많다.”는 표현을 보고 책을 내려놓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쓰이는 검증된 화학 공정도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이 잔뜩 첨가된 과자라는 표현을 쓰고, 월경 증후군을 유발하는 제노에스트로겐은 식물성 음식에도 많이 들어 있는데 이를 빼놓고 가공식품만을 제노에스트로겐의 원천으로 드는 등 글쓴이가 은연중에 화학물질 공포증을 깔고 책을 쓴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화학물질 공포증과는 다른 얘기지만, 장 누수 증후군이라는 아직 정확히 개념이 잡히지도 않은 것을 그대로 책에 제시한 것도 책의 과학적 신뢰성에 좀 머리를 갸웃하게 하네요.
그래서 이 책을 읽도록 권하느냐 권하지 않느냐 물으신다면, 그래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흔히 식욕을 다이어트의 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식욕을 다이어트의 친구로 삼을 수 있다면 그 어려운 다이어트를 조금이라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식욕이 되어서 살찌는 것 외에도 다른 곤란을 겪는 게 글쓴이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식탐의 유혹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 기분을 식욕으로 바꾸려고 애쓰는 광고가 넘치는 현대 사회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기분이 식욕이 되지 않게 노력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도전이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밀리의서재에서 우연히 알게 된 책인데, 마침 집에 동명이인인 요가 강사 이유주가 쓴 《8주에 완성하는 홈 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요가 강사라면 몸매 관리도 하지 않을까 해서 집어들었는데, 글쓴이 약력 보고 바로 "아뿔싸, 다른 사람이구나!"를 깨달았죠. 더구나 저는 이때 이 책 제목의 원조인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몰랐습니다. 이 책을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보다 먼저 읽었어요. 그래도 다이어트를 이런 방식으로 해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