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터뷰] 윤상현 …
"이재명에 패한 한동훈·원희룡, 자숙과 성찰할 시간"
"한동훈표 채상병특검법, 대통령과 의도적 차별화…본인이 공포 조장"
"궤멸적 대참패에도 변화 몸부림 없어…목마른 사람 우물 파는 심정 출마"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윤상현 대표 후보는 2일 경쟁 주자인 한동훈·원희룡 대표 후보에 대해 "두 분 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총선에서 패한 분들로, 지금은 그분들이 자숙과 성찰을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두 분은 전당대회에 안 나오는 게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궤멸적 대참패는 예견된 참패였고 계속 경고했는데 당은 비겁하게 침묵했고, 이 순간에도 어떠한 변화의 몸부림 없이 죽어있다"며 "내 정치적 생존도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당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기 위해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심정으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가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제안한 데 대해 "대통령과 의도적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공수처 수사가 끝나고 필요하면 특검을 하겠다"는 당론에도 위배되고 대야 전선을 흐트러트리는 것"이라며 "공한증 얘기를 먼저 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발언을 한 쪽은 사실 그(한 후보)쪽"이라고 직격했다.
또 "지금 친한(친한동훈), 친윤(친윤석열) 갈등이 너무 심각하다. 친박(친박근혜), 비박 갈등에 비해 10∼20배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정도"라며 "한·원 후보 둘 중 누가 돼도 당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후보와 일문일답.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윤상현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2.
-- 작년 전당대회 이어 당권 재도전 이유는.
▲ 당이 궤멸적으로 참패했다. 예견된 참패다. 나는 계속해서 수도권이 위기라고, 뺄셈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당은 비겁하게 침묵했다. 이 순간에도 변화의 몸부림도 없고, 제대로 된 성찰이나 반성, 변화·혁신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처럼 죽어 있다. 당이 변화·혁신하지 않으면 내 정치적 생존도 위협받게 된다. 당이 변하지 않으면 나 같은 수도권 의원들은 전멸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물꼬를 트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나왔다.
-- 왜 본인이 당 대표가 돼야 하나.
▲ 첫째, 적어도 민주당과 싸워 이긴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당원들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 둘째, 당원과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탄핵 국면이나 당이 분열됐을 때 당에 끝까지 남은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셋째, "윤심이 당심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과감히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넷째,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난 이 네 조건을 갖춘 유일한 사람이다.
-- 한동훈·원희룡 후보는 출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
▲ 둘 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졌다. 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전략도 메시지도 약했고, 결국 당은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원 후보는 지역구 선거에서 패배했다. 두 분은 자숙과 성찰을 할 시간이며, 전당대회에 안 나오는 게 맞다. 또한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 간 갈등이 너무 심각하다. 둘 중 누가 되든 당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 총선 패배 책임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 중 누구에게 더 있다고 보나.
▲ 대통령도, 한 후보도 각각 책임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선거를 치른 사람으로서 예의가 아니다. 선거를 치른 사람이 책임지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 한 후보가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보나.
▲ 정치의 가장 기본은 신의와 보은이다. 나는 신의와 보은을 중시했기에 지금까지 생존했다.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간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 한 후보에게 정치에서 중요한 게 신뢰고, 대통령과 신뢰 회복이 급선무고, 그게 당정관계의 기본이란 걸 말해주고 싶다.
-- 한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이 공포마케팅이라고 반박한다.
▲ "공한증"이란 말을 처음 한 사람이 누군가. 한 후보 쪽이다. 공포를 조장하는 발언을 한 쪽은 그쪽이다. 한 후보는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위해 공수처 수사 종결 전 "제삼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해 대야 전선을 흩뜨려놨다. 한 후보 측에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 한 후보를 두고 보수가 맞느냐는 정체성 논란이 있다.
▲ (특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한 것, 주변에 있는 사람들 등을 볼 때 보수 적통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아온 것은 사실인 것 같다.
-- 여론조사상 한 후보가 선두인데,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고 보나.
▲ 결선에 갈 거 같다. 당원들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 후보가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하자 당원들 사이에서 민주당 프레임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일사천리로 가진 않을 것 같다.
-- 경쟁 주자들보다 세가 모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 나도 과거 박근혜 대통령 쪽에 줄도 세워봤고, 줄도 서봤지만, 남는 것은 허망함 뿐이다. 권력을 보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보고 정치해야 한다고 절실하게 느꼈다. 줄 세우기에 관심 없다.
--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데 당권 레이스 중반부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복안이 있나.
▲ 진정성에 달렸다고 본다. 인지도가 있는 후보가 있으니 꼴찌 후보가 잘 안 보인다. 하지만 선거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보면, 그제야 윤상현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
-- 현행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내년 9월에 사퇴해야 하는데 이 규정을 손질해야 할까.
▲ 개정하면 안 된다. 개정하면 민주당과 다른 게 뭔가.
-- 대표가 되면 개혁신당과 합당도 추진할 계획인가.
▲ 합당은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대선 전에는 합당이나 단일화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은 오히려 더 빨리 변화하는 개혁신당으로 눈을 돌릴 것 같다.
-- 대선에 출마할 건가.
▲ 지금 무슨 대선인가. 생각 안 하고 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윤상현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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