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2 스포 있음)
제목은 어그로고...
eagle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의 짧은 후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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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봤습니다.
2편 빌드업을 위한 1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루요
제목 스포를 적었는데 이 글을 클릭하신 분들이라면 최소한 전편 포맷 정도는 아는분들이겠죠? 1편 내용이 "좋은 기억들은 슬픔으로 변하는건 자연스러운거고 그걸 받아들이는 것도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런 얘기였다면, 2편도... 뭐 똑같긴 합니다. 보편적인 공감 소재를 으레 디즈니, 픽사 다운 느낌으로 결말을 지었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 조금씩 변화를 준 느낌입니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불안"이라는 오묘한 감정. 시점을 사춘기라는 상징적인 시기로 잡아서 그런지 뉴 페이스 불안이가 통제탑 내 주도권을 꽉 잡게 되어 형식적인 빌런 포지션을 맡게 됩니다. 다만 제작자의 설계대로 불안이에게 찐하게 이입해서 그런지 등장부터 끝까지 모든 행동 하나 하나가 싫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불안이는 공감과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캐릭터였으니까요.
기억 남는 장면이라 하면 아무래도 불안이의 폭주, 클라이맥스겠죠. 판단 미스로 상황이 악화되고, 그걸 복구하기 위한 방법과 대책이 무산되자 걷잡을수 없이 사고가 극단적으로 전개되는 모습. 불안이 불안을 낳고 그 끊임없는 악순환의 굴레가 사람을 잡아 삼켜버리는 과정. 흔히 공황장애라 말하는 상황을 현실과 감정들 사이를 빠르게 크로스오버 시키며 긴박하게 연출하는게 인상 깊으면서도 보는데 꽤 고통스러웠습니다. 픽사가 감정선 건드리는데 일가견 있긴 한데, 이렇게 심하고 격하게 몰아붙일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도 좋았지만 저는 그 후 내용이 더 좋더라구요. 목욕재계(?)한 라일리가 하키 경기를 자연스레 즐기며 본부 내의 기쁨이와 합치하는 연출. 그동안 감정이들이 상황에 맞도록 계기판을 조정한 것과 반대로 라일리 스스로가 자연스런 행복을 느끼고 기쁨이를 원하는 장면은 정말... 베리쏘머치 좋았읍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장면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성인 감수성을 노린 영화라고 느껴집니다. 저같이 아직 오춘기를 겪고 있는 "어른 아이"들을 저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답을 내리고 어떤 형태로던 자아를 형성 시키던 개인적인 순간을 떠올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때 나는 어땠었나.. 난 어떤 답을 내렸었나. 하구요. 저야 이미 내부에서 한바탕은 했고 대충 수습 된 소강상태가 아닌가 싶은데, 영화처럼 끝이 아니라 역시 더 많은 성장과 인내, 고통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는걸 알기에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1편이 15년 영환데 속편을 이제서야? 생각이 첨엔 들었습니다만... 다 보고 나서는 이 플룻이라면 앞으로도 3편, 4편, 5편을 기대하고 싶어졌습니다. 우리고 우려도 소재가 치트키에요. 크크. 당장 사춘기만 하더라도 파트2로 성욕, 사랑, 질투의 굵직굵직한 소재가 남아 있는데다 살면서 다양하게 접하게 될 애증, 증오, 권태, 고독, 비통. 절망(!) 등 표현할 복합적인 감정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의인화 된 감정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이입이 너무 쉬워요. 인간이라는 것 외 저와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미네소타 출신 금발 사춘기 소녀에게 이입될 정도니 말입니다.
속편을 어떤 감정을 메인으로 잡아도 평타 칠 소재들인게, 이번 편은 불안이가 폭주하긴 했지만 만약 치정싸움이 일어나 부럽이(envy)가 정권을 잡게 된다면 장르가 좀 기괴해 졌을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픔(sadness)이 폭주 한다면? 압도적인 공포에 사로잡혀 소심이(fear)가 폭주한다면? 같은,.. 특정 감정이 겉잡을 수 없게 비대해져 다른 감정들을 잠식시키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개인적으로 기쁨이 폭주하게 될때 상황은 다른 의미로 정말 무서울거 같긴 합니다. 크크)
음... 후기는 대충 여까집니다. 요즘엔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는게, 사회가 사람들을 사람을 한쪽으로 내몰게 하고 자극하는 상황이다 보니 마음에 더 와 닿은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무튼... 전작의 성공을 이어가면서도, 더욱 성숙하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정말 눈물 찔끔 나올 정도로 재밌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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