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화장품 수출 이끄는…
K-컬처 인기 속에 K-화장품 온라인 판로확대…미국·일본서 인디 브랜드 관심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신규 브랜드 육성…인디 브랜드 코스알엑스·힌스 인수
K뷰티 인기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9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화장품미용,건강산업 박람회에서 외국인들이 전시 상품을 보고 있다. 2024.5.2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차민지 기자 = 올해 2분기에도 K-화장품 기업들이 내수와 수출 등 두 토끼를 잡으면서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데는 중소기업 독립 브랜드인 소위 "인디 브랜드" 인기가 한몫한다.
인디 브랜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로 최근 K-컬처 붐을 타고 미국과 일본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등 화장품 대기업도 새로운 브랜드를 육성하거나 인디 브랜드를 인수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K뷰티 인기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9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화장품미용,건강산업 박람회에서 외국인들이 미용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2024.5.29 [email protected]
◇ 중소기업 수출액 1위 "K-화장품"…인디 브랜드 위상 커져
27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 금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1% 증가한 15억5천만달러로 역대 1분기 중 최대를 기록했다.
화장품은 중소기업 주요 수출 품목 중 1위에 올랐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곳은 주로 미국과 일본이다.
수출액 비중이 가장 큰 대중(對中) 수출액은 2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9%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2위 미국(2억7천만달러)은 60.5% 늘었고 3위 일본(1억7천만달러)은 18.3% 증가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화장품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며 인디 브랜드가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코로나19 기간 화장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높아졌고 인플루언서의 K-뷰티 제품 언급량이 늘어나면서 인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4차 한류 붐이 불면서 한국 뷰티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인디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킨1004의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라인'
[스킨1004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인디 브랜드 화장품 기업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조선미녀" 운영사 구다이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2년 413억원에서 지난해 1천395억원으로 23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억원에서 689억원으로 385% 증가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킨1004의 영업이익은 2022년 33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15억원으로 248% 성장했다. 올해 1∼5월 영업이익은 23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었다. 스킨1004 매출의 80%는 해외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192820]와 한국콜마[161890]의 고객사 중 인디 브랜드가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졌다.
코스맥스[192820]의 한국법인 기준 매출액 상위 고객사 20곳 중 인디 브랜드 수는 2022년 9곳에서 지난해 11곳으로 늘어났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수출 비중이 큰 고객사들의 경우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며 "미국, 일본, 아세안 지역에 현지 전담 영업인력을 두고 국가별 선호 제형과 컬러를 제안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스맥스는 지난해 인디 브랜드 집중 육성과 신규 인디 브랜드 고객사 영업을 위한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지난해 신규 고객사 120여 곳을 확보했고 올해 200여 곳 영입이 목표다.
한국콜마[161890]도 지난해 K-뷰티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고객사 253곳과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한국 화장품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화장품 수출액이 22% 가량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관세청이 3일 발표한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7%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화장품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2024.4.3 [email protected]
◇ 아모레·LG생건, 인디 브랜드와 경쟁할 신규 브랜드 육성
이처럼 인디 브랜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화장품 강자들도 인디 브랜드와 경쟁할 신규 브랜드 육성에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사내 벤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린스타트업"을 통해 남성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레디는 뷰티에 대한 관심이 큰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기존에 없던 5가지 색상의 쿠션, 파운데이션 등 남성 전문 메이크업 제품들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76.9%에 달했다.
지난해 2월에는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와 뷰티 브랜드 "투슬래시포"도 출시했다. 2022년 린스타트업으로 처음 출범한 투슬래시포는 1년간의 재정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재출시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위벤처스 유한회사, TBT파트너스, 마크앤컴퍼니, 윤민창의투자재단이 투자사로 참여했다.
LG생활건강은 글린트, VDL, 프레시안 등 색조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글린트의 경우 지난 3월 대비 이달 일본 큐텐 메가와리 매출 신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알엑스
[아모레퍼시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기업은 인디 브랜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 지분을 인수해 지난해 10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코스알엑스는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2019년 출시된 힌스는 자연스러운 색감을 강조한 "무드" 컨셉트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힌스 매출은 국내와 해외가 절반씩을 차지한다. 해외 매출 대부분은 일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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