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기의 이혼' 최태원, 직접 판결 입장 밝히며 잇단 '정면돌파'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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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명백한 오류"로 판단…해외출장 등 대외일정도 예정대로 소화

SK그룹 "흔들림 없는 경영" 강조하며 위기 확산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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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장 나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나서고 있다. 2024.6.1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히고 대외 일정도 소화하면서 "정면돌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판결이 총수 사생활 이슈를 넘어 그룹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지 않도록 이미지 훼손을 막고 확고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국민께 심려" 자세 낮추면서도 "판결 오류" 강조


최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현안 설명 자리에 직접 등장해 "재산 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상고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SK그룹과 최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발견된 오류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당초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과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발표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최 회장은 고민 끝에 직접 입장을 밝히고자 참석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들이 소송에 휘말릴 때 통상 법률대리인을 통해 외부에 입장을 표명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최 회장은 직접 단상에 올라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서 개인적인 일로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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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인사하는 최태원 회장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6.17 [email protected]

또 판결 오류와 6공화국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해명과 함께 SK그룹 구성원의 명예 회복과 흔들림 없는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혼 항소심 판결로 경영권 약화 우려가 나오는 것을 두고 "이것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고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항소심 판결 후 최 회장은 기존에 잡힌 대외 일정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환영 리셉션"에 참석, 판결 나흘 만에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외 출장길에도 오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대만에서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회동했다.


이번 대만 출장에서 최 회장은 TSMC 외에도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오는 28∼29일 SK그룹 경영전략회의, 다음 달 17∼20일 대한상의 주최로 열리는 경제계 최대 하계포럼 "제주포럼" 등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 SK "질적 성장" 강조하고 이미지 회복 노려…"경영권 흔들림없다" 메시지


판결을 둘러싼 잡음에도 이처럼 최 회장이 정면돌파에 나서는 것은 이번 판결에 "명백한 오류"가 있다는 확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 재산 분할 비율은 65대 35로 정했다.


최 회장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 산정에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대한텔레콤의 두 차례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주식 가치 산정에 적용된 1998년 5월 주가가 재판부가 계산한 주당 100원이 아닌 1천원이 맞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판결의 주 쟁점인 주식 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주장이다.


이런 점을 반영해 최 회장 측은 오는 21일까지 상고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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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 회장의 정면돌파는 SK그룹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동요를 막고 흔들림 없이 그룹 경영에 매진하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 직후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등 SK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은 전날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막을 역량이 존재한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판결 여파로 최 회장의 대외 활동이 위축되거나 연구개발(R&D)이나 시설 투자 등과 관련한 결정이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그룹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 3일 SK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그룹 경영과 국가 경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 의지를 밝히고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한 인공지능(AI) 리더십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룹 경영을 둘러싼 우려를 차단하고 나섰다.


아울러 SK 이미지 회복과 SK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에도 직접 나선 모양새다.


최 회장은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을 거론하며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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