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독일 금속산업노조 임금…
IG 메탈, 인상안 마련·7월 확정…ECB 금리 인하에 여파 가능성
독일 쾰른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야간 근무자들[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산업노조(IG 메탈)로부터 임금 7%의 인상안이 공개되면서 임금 동결을 언급한 사용자 측과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전기 및 금속 노동자 390만명을 조합원으로 둔 IG 메탈은 17일(현지시간) 집행부가 협상 대표자들에게 이런 수준의 1년 임금 인상안을 권고했음을 공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IG 메탈은 다음 달 임금 요구안을 확정하고, 오는 9월부터 사용자 단체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IG 메탈은 자동차 산업 종사자 다수를 포함한 독일 경제의 중추에 있는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만큼, 이번 권고 내용은 다른 부문의 임금 협상에도 기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G 메탈은 인상안이 "지속해 높은 물가 수준"과 "산업 내 경제 상황"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상안은 지난 5월 독일의 물가상승률 2.8%(연율)보다는 훨씬 높다. 또한 이 부문 노동자들이 2022년 마지막 임금 협상 이후 2년에 걸쳐 8.5%의 임금 인상과 3천 유로(444만 원)의 일회성 보너스를 받은 뒤 나왔다.
그러나 이 부문의 사용자 단체인 게잠트메탈은 이미 임금 동결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함께 독일 경제의 광범위한 침체에 따라 인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게잠트메탈에 따르면 독일의 전기 및 금속 산업 생산량은 올해 1분기에 2.4% 감소했다. 2020년 팬데믹 발생 전과 비교해서는 감소율이 14%에 이른다.
포르쉐와 메르세데스의 본거지인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의 사용자 단체 측은 지난주 "나눠줄 것이 없다"며 "가장 걱정하는 것은 향후 5년 간 두 개 회사당 하나꼴로 해외로 투자를 옮길 계획이라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독일에서는 올해 1분기에 단체 협약 임금이 6.2% 상승했는데, 이는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그러나 노조로서도 2년 전에는 한 세대 만에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을 겪은 바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IG 메탈 측은 노동자들 사이에 생계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포기하라는 요구는 무례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승 폭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유럽중앙은행(ECB)에도 우려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 ECB로서는 내년도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적정한 폭의 임금 인상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티안 슐츠는 "7% 임금 요구는 높은 편이며, 인플레이션에 관여하는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다소 걱정스러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T 로 프라이스"(T Rowe Price)의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비엘라덱은 노조가 평소보다 훨씬 강력한 협상력을 갖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ECB가 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예상보다 느리게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CB는 이달 초 5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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