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화문 앞 조선 최고관…
조선시대 국가 정사 총괄 최고 행정기구…광화문 앞 동편에 위치
발굴 후 8년만에 복토…1만1천300㎡ 규모 역사유적 광장으로
정비 이후 의정부지 현장 전경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광화문 앞에 있는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터(의정부지·議政府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약 8년간의 발굴·정비를 거쳐 의정부지를 1만1천300㎡ 규모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해 18일 시범 개방한다고 17일 밝혔다.
의정부는 1400년(정종 2년)부터 1907년까지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이 국왕을 보좌하면서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다.
국가지정유산 사적인 의정부지는 위상에 따라 옛 육조거리(광화문광장∼세종대로)에 있던 주요 관청 가운데서도 경복궁 광화문 앞 동편 첫 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위치로 보면 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로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사이에 있다.
의정부는 임진왜란 때 화재로 건물이 훼손됐다가 흥선대원군 집권 후 1865년 경복궁과 함께 재건됐으나,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의정부지에는 1990년대까지 여러 행정 관청이 자리했으며, 1997년부터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으로 사용돼왔다.
시는 2013년 부분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2015년부터 학술연구를 벌였다.
이어 2016∼2019년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문헌자료로만 추정할 수 있었던 의정부 실제 건물지를 확인했다.
의정부지 정본당 발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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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 석획당(재상들의 사무공간)이 양옆에 나란히 배치된 "3당 병립" 형태가 발굴됐다.
정본당 뒤 후원(後園)에는 연지(연못)와 정자가 있었던 흔적도 확인됐다.
또 일제가 1910년 의정부 자리에 건립했던 옛 경기도청사의 건물지도 발견됐다. 의정부지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를 품고 있음이 실제 확인된 것이다.
시는 의정부지를 발굴 상태 그대로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유적을 보존처리 후 복토했다.
방문객이 의정부에서 발굴된 건물의 본래 위치와 형태를 체감할 수 있도록 초석 재현 및 흔적 표시를 통해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으로 조성했다.
방문객은 건물지 5동(정본당, 협선당, 석획당, 내행랑, 정자)과 연지 등 기타 주요 시설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 의정부 후원 영역인 연지와 정자 인근에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 등 녹지 쉼터에서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역사유적광장은 24시간 시민을 맞이한다. 한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시민들의 불편 사항 등을 접수하고 보완해 7월 중순에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은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인 공간이자 시가 추진해 온 광화문 일대 역사문화경관 회복의 주요 성과"라며 "역사유적광장이 시민 모두가 일상 속 가까이 자연과 역사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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