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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만 휴진 신고하고,…

74% 찬성에도 개원의 "머뭇"…의협 회장·전공의 대표 갈등 수면위

의협 중심 대오 꾸린다지만…다양한 내부 목소리 결집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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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8일 집단 휴진 총파업 선언
서울 시내의 한 의원 입구에 게시된 휴진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오는 18일 병의원 집단 휴진과 의사 총궐기대회를 앞두고 11만여명의 의사회원을 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압도적으로 높은 투표율로 휴진이 가결됐는데도 실제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개원의는 4%에 그쳤고, 의정 갈등의 핵심인 전공의 대표는 의협 회장의 언행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하면 별도 노선을 걷겠다고 공언해 내분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개원의, 의대 교수 등 모든 의사 직역이 의협 중심의 단일 창구를 만들기로 했지만, 각기 다른 이해관계 속 의협이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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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선포하는 임현택 의협 회장
임현택 의협 회장이 9일 투쟁선포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74%가 나서겠다고 했는데…실제 개원의 휴진 신고율은 4%뿐


16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을 중심으로 한 집단 휴진과 총궐기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일 개원의들의 동참률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은 앞서 지난 9일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의협이 의사 회원 11만1천861명을 대상으로 한 집단행동 찬반 투표에는 7만800명이 참여했고, 투표자의 90.6%가 투쟁을 지지한 데 이어 73.5%는 휴진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협은 이를 두고 "그동안 투쟁 참여 의사를 물은 투표 중 가장 압도적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정부가 진료명령을 내린 뒤 지난 13일까지 개원가의 신고를 받아본 결과, 18일 진료를 쉬겠다고 한 곳은 총 3만6천371개 의료기관(의원급 중 치과·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포함) 중 4.02%에 불과했다.


물론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당일에 휴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앞선 투표에서의 압도적인 투표율에 견주면 초라한 수준이다.


의협이 2020년 의대 정원 증원을 저지하려고 집단행동을 벌였을 때도 개원의들의 휴진율은 10%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의료계 안팎에서는 18일에도 휴진율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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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5월 3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사 세대 갈등 지속…전공의 대표 "의협회장 뭐 하는 사람?"


의사들 내부의 "세대 갈등"도 의협의 구심력을 흩뜨리는 요인이다.


이번 의료 공백 사태에서 의협 회장과 전공의 대표는 몇 차례 갈등 양상을 보였는데 전면 휴진을 앞두고 갈등이 다시 점화됐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협 중심의 의료계 단일 창구 구성 소식을 공유하며 "임현택 (의협) 회장은 뭐 하는 사람이죠? 중심? 뭘 자꾸 본인이 중심이라는 것인지"라고 비판하며 "단일 대화 창구? 통일된 요구안? 임현택 회장과 합의한 적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의협이 전공의 문제에 신경 끄고 손 뗄까요? 그거 바란다면 의협도 더 이상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원하지 않으면 의협은 정부와의 대화, 투쟁 전부 대전협에 맡기고 손 떼고 싶습니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앞서 임 회장이 취임과 함께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도 박 비대위원장은 "합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며 "불협화음"을 낸 바 있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2020년 의정(醫政) 합의 이후 기성세대인 의협에 대한 전공의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사들은 2020년에도 대정부 투쟁을 벌였는데 최대집 당시 의협 회장이 전공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같은 해 9월 4일 정부와 합의를 맺음으로써 상황을 종료시킨 바 있다.


당시 의료계 내부에서 의정 합의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고, 대전협 비대위는 젊은 의사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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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연구동 앞 환자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승강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의협 중심으로 뭉친다는데…다양한 목소리 결집 쉽지 않아


의사단체들은 의협을 중심으로 단일 대오를 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해와 견해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은 지난 13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서울대 의대 비대위 대표자 등과 함께 연석회의를 한 후 "교수 등 모든 직역이 의협 중심의 단일창구를 만들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넉 달째 이어지는 의료 공백 상황에서 의사단체의 목소리 결집은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개원의들은 자영업자에 가깝고, 의대 교수들은 후배이자 제자인 전공의들로부터 "중간착취자"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당일 연석회의에도 "선배 의사"들이 앞다퉈 보호하겠다고 외치는 전공의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좀처럼 대화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정부도 의사단체들에 단일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지금 막 대화가 시작됐기 때문에 실무 차원에서 논의되는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어느 정도 진전이 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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