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사직 야구장 직관 후기
지금은 경기도 모 지역에 살고 있지만
저도 남편도 부산 출신이고
특히나 친정아버지 시아버지 모두 경남중 경남고 출신에 야구사랑이 각별하신 분들이라 온 집안이 롯데팬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 1984년은 저랑 남편이 태어난 해 인데도 두분께는 그저 롯데 우승의 해 일뿐이죠...크크)
저도 방탄덕질 허웅덕질을 하는 입장에서
남편이 롯데 좋아하는것에 대해서 당연히 존중합니다.
다만 저는 더이상 롯데팬이 아니므로
(김원중 선수만 좋아합니다... 원중아 이번시즌 끝나면 팀옮기자...)
저는 야구경기직관은 거의 안가요.
그런데 남편이 6월9일 부산경기는 반드시 가야한다고
그날 가면 유니폼도 주고 행사도 하니까 꼭 가자고 하더라고요.
이왕 부산까지 가는데 토,일 경기 다 보고 오자 해서
세식구가 토요일 아침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부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장거리여행을 힘들어하는 아들을 어르고 달래며 휴게소만 대여섯군데 들렀구요.
토요일 경기는 우천취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지만 혹시라도 경기를 할수도 있으니... 하고 꾸역꾸역 부산에 왔어요.
물론 토요일 경기는 우천취소!!
일요일 경기는 더블헤더로 진행 되었는데, 남편이 오랫만에 부산에 온 터라 친구와 점심약속이 잡혀 두번째 경기만 가게 되었어요.
친정부모님은 연간회원권자시고 중앙탁자석을 이용 하시는데요.
(남편 저 아들은 중앙상단석 예매)
어머니께서 가지 못하시게 되었는데 남편이 그 자리에 앉겠다는거에요.
오랫만에 사직구장 와서 야구를 보는거라 그런가? 하고 이건 넘어갔어요.
저도 그동안 방탄덕질 허웅덕질 하면서 저질러온 만행들이 있으니...
나중에 알았죠. 그분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목적이었다는걸...
그래서 아들을 혼자 케어를 하며 야구관람을 하게 되었어요.
솔직히 저보다 체력이 왕성한 아들을 데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케어하는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남편은 친구랑 약속을 마치고 곧장 야구장으로 오기로 했고 저는 친정아버지와 아들을 모시고 사직야구장엘 갔어요.
아들은 세상 호기심이 많을때라 거의 삼보일배 수준으로 주위 모든것에 관심을 보여요. 엄마 저거 뭐에요? 이거 해주세요, 저거 보고싶어요...
으 정말 지긋지긋했지만 저랑 이렇게 바깥나들이를 하는것도 오랫만이라 짜증한번 내지않고 혼자왔으면 10분만에 올 길을 무려 40분을 걸려서 왔죠.
그래서 경기장 입장이 좀 늦어졌고 저는 카리나 시구를 못봤어요!!! 억울하단..
자리에 앉아서 숨좀 돌리고 있으려니 아들이 계속 물어봅니다.
엄마 유강남 어딨어?
오늘 포수 손성빈이라서 유강남 안나와~
왜 안나와? (그걸 엄마가 어떻게 알겠니...) 유강남 볼래!!! 유강남!!!
뒤늦게 알았지만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야구선수가 유강남이더라고요. (왜...?) 나오지도 않는 유강남의 응원가를 혼자 우렁차게 부르다가 갑자기 핫도그를 드시고 있는 분을 발견하고는 이제 유강남에서 핫도그로 소재가 변경되었습니다.
이럴줄 알고 과자 음료수 과일 빵 등등 챙겨왔지만 갓튀겨 꼬순내를 풍기는 핫도그를 이길순 없었죠.
그래... 엄미가 유강남 경기에 뛰게 할순 없지만 핫도그는 사오면 되니까... 엄마랑 핫도그 사러 갈까?
해서 아들손을 잡고 핫도그를 사러 갔어요.
세샹에 핫도그 닭강정 소떡소떡 회오리감자 이런걸 다 한 가게에서 파는데 줄이... 계단을 타고 한층 아래까지 서있다고요. 별수있나요? 줄 서서 기다렸죠.
하필 아들 뒤에 머리카락이 긴 남자분이 계셨어요.
이 호기심많고 목소리까지 큰 아들래미..
‘엄마 저 사람 남자야 여자야?’
‘조용히해, 엄마도 몰라‘
’머리는 여자머리인데 얼굴은 남자얼굴이야~‘
그순간 장발청년과 눈이 마주쳤고 저는 연신 사과의 말을 건넸습니다~아이고 총각 미안해요!!!!
그 장발청년은 아들에게
‘김원중도 머리카락 긴데 남자야 여자야? 형도 머리카락 길어도 남자야~’
‘머리카락은 왜 길어요? 형도 김원중처럼 야구선수에요?‘
아들아 그만....
암튼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며 겨우 주문차례가 되었고, 핫도그와 회오리감자 중에서 고민을 하는 아들을 보며 저녀석은 둘중 하나만 사주면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볼때 틀림없리 나중에 다른걸 먹겠다고 할것이 뻔하므로 핫도그 회오리감자 소떡소떡 닭강정을 모두 구매하였습니다.
아들!! 이제 자리 가면 더이상 매점 못와!! 더 먹고싶은거 없지?
엄마 다 구슬아이스크림..
하 그건 또 언제봤지... 그래도 구슬아이스크림 줄은 짧아서 금방 구매해서 자리에 돌아왔어요.
틀림없이 2회말 끝나고 매점으로 출발했는데
자리에 오니까 5회...
롯데 점수도 나고 한참 재밌게 경기를 보고 있는데 역시나 엄마가 재밌게 야구보는걸 그냥 지켜볼수없는 아들래미
엄마 나 쉬마려워요.
하.... 또 아들래미 손을 부여잡고 화장실로 갑니다.
여자화장실에 줄서서 들어가려고 하니까 자기는 남자라서 여자화장실은 절대 못들어간다는거에요.
엄마랑 같이가면 괜찮다는 말로는 설득도 안되고 결국 남편 소환...
할아버지가 여자화장실 가면 고추떨어진다고 했으니 절대 못간다네요. 아버님 언제 또 그런말씀을 하셨죠...
아들이 화장실 갔다와서 자리에 오니 다행인지 불행린지 아들이 좋아하는 유강남선수가 나와있어서
한참을 유강남 응원가를 들어야 했어요.
어쨌든 경기는 끝났고 경기후에 행사가 있었지만 다음날 출근을 해야해서 황급히 아들을 들쳐매고 나올수밖에 앖어서 너무 아쉬웠네요.
어쨌든 오랫만에 사직 구장에 가서 반가웠고
그동안 손자 데리고 야구장 자주 가주신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존경합니다... 저는 한번 갔다와서 뻗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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