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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털옷 입고도…

400마리 힘겨운 보금자리 파주 보호소…습도 높아 악취까지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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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보호소 내에서 더위에 지친 유기견들
[촬영 정윤주]

(파주=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털옷까지 입고 있으니 얼마나 덥겠어요. 그냥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죠."


지난 14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한 유기견 보호소. 400마리에 달하는 유기견들은 이른 폭염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이날 파주의 낮 기온은 31.2도까지 올라 더위가 그야말로 기승을 부렸다.


비영리 유기견 보호 민간단체 "행동하는 동물사랑"(행동사)이 운영하는 이 보호소에서 일하는 이하나 활동가는 더운 날씨에도 긴팔·긴바지의 활동복을 입고 장갑을 낀 채 장화까지 신고 있었다.


이씨는 "햇볕이 따가워서 긴팔·긴바지를 입어야 하고, 견사의 모래를 솎아주거나 개들의 변을 치워주려면 장갑과 장화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유기견들은 검은색 가림막을 덮은 비닐하우스 9동과 컨테이너 등에 마련된 케이지 내부에서 생활한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입구부터 후끈후끈했다. 모래가 잔뜩 깔린 바닥에서도 열기가 올라왔다.


비닐하우스에는 선풍기 10대가량이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열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씨는 "후원금 부족으로 사료도 넉넉히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쿨매트나 쿨조끼는 꿈도 못 꾸고, 물에 넣어줄 얼음마저 사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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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쳐 축 늘어져 있는 유기견들
[촬영 정윤주]

운동 시간을 즐기는 유기견 몇 마리는 케이지 밖으로 나와 활발하게 뛰어다니기도 했지만, 케이지 내부에서 시간을 보내는 유기견들은 더운 날씨에 지쳐 바닥에 엎드린 채 혀를 잔뜩 내밀고 "헥헥" 소리만 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선 돌보는 사람 역시 지치기 마련이다. 이씨는 소금을 먹거나 포도당을 먹어야만 버틸 수 있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운영되는 비영리 유기견 보호단체 "꽃길걷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평소 유기견 6∼7마리가 머무는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는 지난 13일 낮 12시 기준 37.4도까지 치솟았다.


이곳도 에어컨은 상상할 수 없다. 선풍기로 비닐하우스 안의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는 게 전부였다.


운영진 중 한명인 임예원 씨는 "겨울에는 난로를 틀거나 밥을 더 많이 줘서 컨디션을 유지해줄 수 있는데 여름에는 정말 방법이 없다"며 "폭염이 오면 개들도 상태가 눈에 띄게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여름이 되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악취가 심해지는 것도 문제다.


한 자원봉사자는 "지금도 보호소 내부에 개 냄새며 똥오줌 냄새가 배어있는데, 장마철이 되면 지금보다 10배 안 좋은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유기견들이 이들 보호소에 머물게 된 경로는 다양하다.


개 농장에서 구조한 유기견이나 파주에서 버려진 개는 물론이고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시키는 시설에서 데려온 개들도 있다.


이들 보호소의 자세한 위치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주소가 공개되면 사람들이 일부러 주변에 개를 버릴 수 있어서다.


보호소 유기견은 입양되지 않으면 한여름에는 더위를, 한겨울에는 추위를 견디며 평생 이곳에서 지내게 된다.


평소에도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보호소지만, 여름에는 특히나 자원봉사자들마저 발길을 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앞으로 더 더워진다니 정말 걱정"이라며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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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쳐 혀를 잔뜩 내놓은 유기견
[촬영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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