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연패에 말 잃은 LG…
염경엽 감독 "토요일과 일요일 선발 없어…불펜 데이 고민"
인터뷰하는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경기 전 인터뷰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한다.
달변가답게 어떤 질문이 나와도 끊기지 않고, 구단의 현재 상황을 가감 없이 설명한다.
다른 감독이 사전 브리핑에 10분 안팎의 시간을 할애한다면, 염 감독은 그 두 배인 "20분"이 평균이다.
그런 염 감독이 말을 잃었다.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당한 3연전 싹쓸이 패배가 그만큼 뼈아팠다는 의미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만나는 LG 선수단은 야외 타격 훈련을 생략했다.
실내에서 타격 훈련도 희망 선수만 소화했고, 평소 선수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던 더그아웃은 적막만 남았다.
약속된 브리핑 시각인 오후 4시에 정확하게 더그아웃에 들어온 염 감독은 "위기야 3월 시작부터 쭉 위기였다. 위기가 끝나기를 바랐는데, 계속 위기가 찾아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LG는 대구 3연전 3연패를 포함해 최근 4연패로 1위에서 2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1위 KIA 타이거즈와는 반게임 차, 3위와 4위인 삼성과 두산 베어스에는 반게임 차로 쫓긴다.
대구 3연전 첫날인 11일 경기를 앞두고 선발 최원태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졌고, 그 여파로 홀린 듯 3경기를 모두 내줬다.
우익수 홍창기의 수비 실수도 팀을 더 어렵게 했다.
염 감독은 "144경기를 하다 보면 그런 실수는 한 두 경기에서 나오는 거다. 그게 때마침 (팀이) 안 좋을 때 나온 것이다. 홍창기가 집중력을 잃은 것도 아니고, 야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현재 LG는 선발진에서 최원태와 임찬규가 빠져서 빈자리가 둘이나 된다.
당장 이날 롯데전에 디트릭 엔스가 등판하고 나면 15일과 16일 경기는 나설 선발 투수가 없다.
염 감독은 "2경기 모두 선발이 없다. 2군에서 대체 선발로 괜찮은 추천 선수도 없다. 오늘 경기를 보고 누굴 선발로 낼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땅한 선수가 없어도 2군에서 선발 투수를 한 명 올릴지, 불펜 투수를 쏟아붓는 "불펜 데이"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임찬규가 다음 주 주말쯤 복귀할 수 있다고 말한 염 감독은 "오늘은 할 말도 없고 빨리 (인터뷰를) 끝내겠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녹음기를 끄고 시간을 확인하니 염 감독 브리핑 시간은 평소 3분의 1 수준인 6분대였다.
올 시즌 가장 짧은 사전 인터뷰에서 LG가 마주한 답답한 상황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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