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물과 '숨바꼭질' 청주동물원…"불편함 없으니 관람객 늘어"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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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처럼 모습 숨기는 동물들…"생태특성" 깨달아 더 재미

첫 거점동물원 지정…"추가 거점동물원"은 기약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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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청주동물원 수달사에서 수달이 물밖으로 고개만 내밀고 있다. [환경부 공동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동물원에 양가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최근 "국민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건너간 뒤 한국에서보다 열악해 보이는 시설에 머무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원이 본질적으론 "야생에 있어야 할 동물을 가둬둔 시설"이란 점을 상기됐다.


이런 불편한 감정을 이유로 당장 모든 동물원을 폐쇄하고 동물을 야생으로 돌려보내자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 야생성을 잃은 동물원 동물을 아무 훈련 없이 야생으로 돌려보내면 결과는 죽음뿐이다. 장애가 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은 동물원이 종을 보전하는 마지막 장소가 되기도 한다.


11일 양가감정을 가지고 폭염 속 청주동물원을 찾았다.


청주동물원은 "없는 동물원"으로 이미 유명하다.


우선 원래 살던 곳 기후가 국내와 크게 다르고 좁은 사육장이 특히 불편할 코끼리 같은 대형동물이 없다. 사육사도 없고 사육사 대신 "동물복지사"들이 동물을 돌본다. 동물복지가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동물원에 들어서 처음 마주한 수달사에도 수달이 없었다.


수달은 기자를 포함한 관람객들이 더위에 지쳐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깜짝 등장해 수달사 내 호수로 다이빙하더니 물속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고 열을 식혔다.


올빼미도 관람객과 숨바꼭질 중이었다. 올빼미는 방사장 한 가운데 소나무에 앉아있었는데 보호색 때문에 한참을 봐야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동물원에서 제대로 관리받지 못해 청주동물원으로 구조된 사자 "바람이"도 강한 햇볕을 피해 내실에 머물며 모습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관람"하긴 불편하지만, 동물이 내실과 방사장을 언제든 오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놔 조금이라도 공간을 넓게 쓰도록 하고 있다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다.


동물이 보이지 않는 동물원은 재미가 없었을까.


오히려 다른 동물원보다 재밌었다.


바람이가 내실에서 몸을 일으켜 방사장에 나오려는 움직임만 보여도 관람객들은 기대감에 작은 탄성을 질렀다.


소나무를 보호막 삼아 모습을 감춘 올빼미를 보고는 올빼미 몸 색이 우리나라에 많은 소나무와 비슷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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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올빼미사 안내문. [촬영 이재영]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작년 관람객이 20~30% 늘어났다"라면서 "늘어난 관람객 대부분은 성인으로 (다른) 동물원에서 불편함을 느끼다가 우리 동물원을 찾지 않았나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은 시설면적이 2천735㎡, 동물사는 35동이 있는 그리 크지 않은 공영동물원이다.


이곳도 원래부터 "생태동물원"이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사람이 관리하기 편하지만, 동물에겐 감옥과 같은 회색빛 콘크리트 동물사에 동물을 전시하던 여느 동물원이었다.


그러다가 2018년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구조한 반달가슴곰이 들어오면서 생물자원보전사업 대상이 됐고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났다.


지금은 동물원을 없앨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다른 동물원보다 방사장에 많은 구조물이 설치된 점은 청주동물원이 현실적 대안임을 보여줬다.


사실 청주동물원 동물들에게 주어진 절대적 공간이 에버랜드나 서울대공원 등 대형동물원보다 넓다고 할 순 없는데, 이런 한계를 다양한 구조물을 설치해 동물들이 공간을 입체적으로 쓰도록 해 극복하고 있다.


김정호 팀장은 "동물들은 관람객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낀다"라면서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다가 위협이 되면 언제든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점에서 청주동물원이 산기슭에 자리한 점은 "장점"이 됐다.


청주동물원은 산기슭에 위치해 내부 경사가 상당한데, 관람객에겐 동물원을 돌아보기 불편하게 하는 단점이지만 동물들에겐 관람객보다 높은 곳에 머물 수 있게 해주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청주동물원에 "있는 것"이 있다면 야생동물 보전 프로그램이다.


청주동물원은 영구적인 장애로 야생에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한편 돌아갈 수 있는 동물은 훈련을 거쳐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부경동물원에서 바람이와 함께 구조된 독수리 한 마리도 야생으로 돌아가는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동물원이 또 가진 게 있다면 많은 "타이틀"이다.


2014년 환경부 서식지 외 보전기관, 2020년 교육부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2021년 국가유산청 천연기념물 치료소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5월엔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됐다.


동물원과 수족관 외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고 동물원 허가제를 도입한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지정되는 거점동물원은 다른 동물원들도 생태동물원이 되도록 지원하고 모범이 돼주는 역할을 한다.


환경부는 4개 권역에 1곳씩 거점동물원을 지정한다는 계획인데 중부권 거점동물원으로 청주동물원이 지정된 이후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공영동물원이 거점동물원 지정 기준에 부합하지만, 관심만 보일 뿐 아직 신청은 없었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이에 거점동물원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담보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동물원이 올해 거점동물원으로서 지원받는 국비는 3억2천만원으로, 이는 동물원 내 야생동물보전센터를 짓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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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거점동물원 명패. [촬영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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