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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월급쟁이로 …

대기업 관두고 강사 된 위하준…최저시급 인생 벗어나려 목숨 건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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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졸업'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훤칠한 외모에 둥글둥글한 성격, 명문대 졸업장까지 가진 이준호(위하준 분)는 졸업 후 어렵지 않게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입사한다.


이제 앞길은 탄탄대로일 것만 같은데, 이준호는 3년도 안 돼서 돌연 회사를 관두고 학원 강사로 진로를 바꾼다. 반대하는 아버지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상 바뀐 지 오래예요 아버지. 아버지 때와 다르게 이제는 평범하게 회사 다녀서는 외곽으로 밀려나는 일만 남아요."


12일 방송가에 따르면 사회에 나온 젊은 세대가 경험하는 무력감과 냉소, 인생 역전에 대한 갈망을 다룬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모님 세대처럼 성실한 "월급쟁이"로 사는 것만으로는 계층 사다리를 오르기 힘들다는 것을 깨우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새 직업에 도전하고(tvN "졸업"), 목숨을 걸고 위험한 쇼에 참가하는가 하면(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 인생 역전을 위해 "백마 탄 왕자"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티빙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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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졸업'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졸업"의 남자 주인공 이준호는 고1 첫 모의고사에서 8등급을 받았으나, 과외교사 서혜진(정려원)을 만난 후 성적이 급상승해 고려대학교 상경대에 입학한 "대치동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기적처럼 성공해서 남 부러운 것 없는 일상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언제 외곽으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


강남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이 신혼집을 구하다가 결국 강서구로 떠나고, 언제나 "변함없이 으리으리"한 회사에서 어느새 구석으로 밀려나게 된 선배들을 보며 조바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강남을 떠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부모한테 손 벌리기는 더더욱 싫은 이준호는 학원 강사가 돼 자수성가하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는다. 완강하게 반대하는 부모님에게는 "매달 수천만원 꽂히는 통장과 강남 신축 아파트 계약서"라는, 아버지는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가져다주겠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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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졸업'
[방송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의 화자인 배진수(류준열)는 그다지 잘생기지도, 똑똑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보통의 청년"이다. 지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투자를 잘못했다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열심히 일하면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워보지만, 배진수의 하루 일당은 7만8천원이다. 시급 높은 일을 찾아 헤매다가 고층빌딩 외벽 청소 일을 시작하는데, 하루에 4시간밖에 못 하도록 법으로 막아놓은 탓에 일당이 32만원밖에 안 된다.


서울의 모든 빌딩 외벽을 다 닦아도 빚을 다 갚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절망적인 생각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양화대교서 몸을 던지려는데, 시간이 쌓이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쇼의 초대장을 받게 된다.


의문의 주최 측에서 보낸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장소는 한눈에 봐도 수상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발길을 돌릴 수가 없다. 어차피 돌아가 봐야 또 알바 찾고 평생 빚만 갚는 신세. "그래 장기 빼 가라. 뭐가 돼도 최저 시급 인생으로는 절대 못 돌아가"라며 배진수는 목숨 건 베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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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에이트 쇼'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티빙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속 주인공 신재림(표예진)은 결혼으로 인생 역전을 노린다.


신재림의 아버지는 유언장에 "딸아, 인생 돌아가지 마. 지름길로 가. 여기 들어가서 부자 남편 만나서 팔자 펴라. 이 세상 어차피 네 힘으로 성공 못 해"라며 부자들의 사교 클럽 "청담헤븐"의 매니저 채용 안내문을 남긴다.


재림은 아버지의 유언에 어이없어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을 깨닫고 청담헤븐 면접을 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재벌가 남자 문차민(이준영)을 유혹해 사랑과 부를 쟁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작품의 크리에이터로 나선 백미경 작가는 지난달 29일 제작발표회에서 "(재림이 꿈꾸는) 백마 탄 왕자는 자신의 삶에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여러 기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스물하나, 스물다섯", "그해 우리는" 등 청춘의 사랑과 인생을 낭만적으로 그려낸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요즘 드라마 속 청춘의 모습은 보다 냉소적이다. 이들에게 "열심히 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옛말이고, 인생 역전을 노리는 주인공들은 안정 대신 도전을 선택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겸 드라마 평론가는 "극적 환상으로 그려냈던 과거 청춘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 요즘 드라마들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날 것 그대로 담아내기 시작했다"며 "타고난 것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계급 상승이 불가능하다는 젊은 세대들의 냉철한 자기의식이 드라마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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