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부동산업체 또 위기……
"2천730억원대 대출금 미상환 문제삼아"…中국유은행 조치로는 이례적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스마오그룹[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스마오(世茂)그룹이 중국 국유은행이 제기한 청산 청원에 직면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이 8일 보도했다.
스마오그룹은 이날 공시를 통해 국유은행인 중국 건설은행(아시아)이 자사를 상대로 홍콩 고등법원에 청산 청원을 제출했다며 이는 자사가 15억8천만홍콩달러(약 2천733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갚지 못한 것과 관련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내 20위권 부동산 개발사 스마오는 2022년 7월 10억달러(1조3천370억원) 규모 역외채권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
이후 117억달러(약 15조8천억원) 규모의 전체 역외채권이 채무불이행으로 간주됨에 따라 스마오와 채권단의 역외채무 구조조정 협상이 시작됐다.
스마오는 작년 12월 일부 부채를 최대 9년 만기의 신규 대출로 바꿔 해외 부채를 최대 70억달러(약 9조5천억원)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아직 채권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초 채권자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가 조만간 홍콩 법원에 청산 소송 관련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BBC는 부동산 회사에 대한 유사 소송이 해외 채권자들에 의해 시작된 적은 있지만 "중국 국유은행이 자국 개발업체를 상대로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새해 들어 주식 가치가 3분의 1 이상 하락한 스마오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0% 초반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마오 측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청산 소송에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스마오에 대한 이번 조치가 위기에 처한 중국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현지 채권자에 의해 청산 소송이 제기된 이후 지난 1월 홍콩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다.
한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역외 채무에 대한 디폴트에 빠진 데 이어 오는 5월 홍콩법원에서 청산 심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은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주요 업체들의 경영난과 맞물려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극심한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훨씬 넘고 중국인 재산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요 업체들의 청산 위기는 중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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