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 몰리는 텍사스에 …
월가 블랙록·시타델 지원 받아…뉴욕 규제 맞서 親CEO 내세워
미국 텍사스주 트래비스 카운티에 있는 테슬라 본사
[게티이미지/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주요 기업들의 본사가 몰리고 있는 미국 텍사스에 미국 전국 차원의 새로운 증권거래소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으로 대표되는 뉴욕의 번거로운 규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의 대형 금융업체들인 블랙록과 시타델 시큐리티스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한 단체가 텍사스주 댈러스에 새 증권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위 텍사스증권거래소(TXSE)는 현재 개인과 대형 투자회사들로부터 약 1억2천만 달러(1천650억 원)를 모금했다.
이 거래소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제임스 리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WSJ에 전했다.
내년에 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그 다음 해에 첫 상장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거래소는 나스닥과 NYSE의 규정 준수 비용이 증가하는 것과 함께 나스닥의 이사회 다양성 목표 설정과 같은 새 규정들이 기업의 불만을 사고 있는 점을 감안, CEO 친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새 거래소 추진 배경에는 수십 개의 회사들이 규제 및 세금과 관련해 자신들에 더 유리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 텍사스는 엑손모빌, AT&T, 아메리칸 항공 등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들의 새로운 본거지가 되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높은 주거 비용 등을 이유로 지난 2021년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5천명 이상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댈러스 캠퍼스 기공식을 지난해 가졌다.
텍사스주 출신으로 금융계에서 약 30년 일한 리 CEO는 댈러스는 세계의 주요 금융센터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TXSE는 완전히 전자화되겠지만 댈러스 도심에 시설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의 NYSE와 나스닥이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에도 인베스터스 익스체인지(IEX)와 CBOE 글로벌 마켓츠를 포함한 다른 거래소들이 주식 상장 사업에 뛰어들려 했지만 거의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2019년 SEC의 승인을 받아 2020년 9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롱텀증권거래소(LTSE)에는 오직 2건의 상장 사례만이 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뉴욕 밖에 지역 증권거래소 수십 개가 있었지만, 이들은 폐쇄되거나 대형 업체에 인수됐다. 보스턴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의 경우 지난 20년 새 NYSE와 나스닥의 모회사에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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